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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007 노 타임 투 다이’ 싱거운 안녕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포스터,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편파적인 한줄평 : 할리우드에서 K신파의 향기가 나다니!

싱거운 안녕이다. 2006년부터 15년간 ‘007’ 시리즈를 책임졌던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작품이라 하기엔 결과물이 너무 약하다. 게다가 할리우드에서 나는 K신파의 향기라니! 아쉬움 투성인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감독 캐리 후쿠나가)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의 등장으로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수행하게 된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미션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오랫동안 ‘007’ 시리즈를 이끌어온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출연이라 그 기대는 어느 때보다도 컸다.

하지만 실패다. 기대치보다 못한 이야기 구성, 임팩트 없는 빌런과 ‘007’ 시리즈 만의 특색 없는 연출 등 여러 면에서 찝찝한 끝맛을 남긴다.

사실 ‘007’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는 데엔 제약이 있다. 스파이 액션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변별력을 찾기 어렵고, 과거 힘과 매력 모두 지닌 ‘마초’로 그려진 제임스 본드와 여성미만 강조한 본드걸을 답습하기엔 시대상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제작진도 이를 고심한 듯 제임스 본드의 목표 안엔 ‘인류애’와 ‘가족애’를 끼어넣는다. 그러나 이 두 목표가 제임스 본드의 기존 이미지와 충돌하면서 이맛도 저맛도 아닌 애매한 캐릭터로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역대급 빌런을 등장시켜야 할텐데 이 역시도 밍숭맹숭하다. ‘역대급 빌런’의 탄생을 알렸지만 정작 제임스 본드에게 대적하는 ‘사틴’(라미 말렉)은 혓바닥으로만 싸울 뿐 무시무시한 아우라를 뿜어내진 못한다. 단지 대량살상무기에만 기대어 위협할 뿐, ‘가장 강력한 빌런’이란 말이 무색하게 자신만의 힘을 쓰지는 못한다.

두 캐릭터의 싸움이 시들해지니 163분의 러닝타임 중 대여섯번 정도는 휴대전화로 시계를 확인할 수도 있다. 또한 클라이막스에서 터지는 카타르시스도 여타 시리즈에 비해 훨신 약하다.

여기에 슬그머니 스며든 ‘K신파’가 그동안 쌓아온 ‘007’ 시리즈의 ‘엣지’를 흔든다. ‘가족애’를 전형적으로 표현해 기시감을 들게 한다.

이렇다 보니 더더욱 아쉬운 다니엘 크레이그와의 안녕이다. 그럼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스크린을 뛰어다닌 그의 노고엔 박수를 보낸다.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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