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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재 “‘오징어 게임’ 열풍? 전세계 공감을 살 수 있는 적기였죠”

배우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이정재가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서 성기훈 역을 맡아 열풍을 이끌고 있다.

“극 중 독특한 부분들이 많잖아요. 한국 콘텐츠라는 점을 떠나서도 굉장히 독특한 콘셉트와 여러 측면들이 복합적으로 많이 어우러진 시나리오고 영상이었고 미술이었으니까요. 그 조합이 잘 맞아서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또 지금 시대라 더 이런 내용이 공감을 살 수 있는 것 같고요. 황동혁 감독이 13년 전부터 이 작품을 준비했다고 하던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 작품을 만드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이걸 봐주는 사람들의 시기까지도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이정재는 29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해외서 불어오는 ‘오징어 게임’ 광풍에 대한 소감, 촬영 후기부터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물음에 응답했다.

■생활 연기에 대한 갈증…“‘오징어 게임’이 더 반가웠죠”

황동혁 감독은 ‘잘생긴 이정재를 망가뜨리고 싶었다’며 우스개처럼 캐스팅 이유를 밝혔지만, 이정재에겐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나이를 먹다보니 악역과 센 역만 들어오더라고요. 근래엔 극중에서 긴장감을 크게 불러일으켜야만 하는 센 캐릭터들만 했는데, 계속 그런 캐릭터만 들어오니 더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던 찰나에 황 감독이 ‘기훈’이란 역을 제안해줬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제안이 반가웠어요.”

모처럼 도전한 생활 연기였지만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특히 ‘달고나 게임’ 장면에선 고민이 있었다고.

“‘달고나 게임’에서 핥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핥아야하나 싶더라고요. 황 감독은 더 핥아달라고 하는데. 하하. 사실 생활연기가 가장 힘들어요. 강한 캐릭터나 악역은 초반에 방향을 잘 잡으면 자연스럽게 흐르는데, 생활연기는 일상에 있는 사람들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이죠. 처음 시나리오 받고 연습을 하는데, 자연스럽지 않았어요. ‘이상하다. 왜 이 연기가 불편하지’ 싶었는데, 다행히 시간을 갖고 계속 연습하다보니까 그런 지점은 조금 해소가 됐죠. 매 게임, 다양한 캐릭터들과 시간이 지나면서 교감하고 감정을 표현해내야하는데 그 수위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백수 ‘기훈’을 연기하면서 맞지 않는 모자와 초라한 몰골로 ‘잘생김을 내려놨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진짜 오징어가 됐더라고요. 하하. 모자가 정말 안 어울린다고 하던데, 주변에서도 말이 진짜 많았어요. 하지만 전 망가졌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배우니까 여러 역을 연기하는 건데, ‘기훈’을 잘 해내야했기 때문에 망가졌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오히려 전과 달리 밤에 많이 걸으면서 거리의 사람들을 관찰하며 준비했죠.”

이정재와 함께한 박해수(위)와 오영수.

■“뛰어난 오영수·분위기 메이커 박해수”

극 중 ‘오일남’(오영수)와 ‘케미스트리’가 빛났다는 해외 반응들도 많았다.

“예전 공연을 보러 다닐 때부터 너무 잘 아는 선배 배우였어요. 대극장 연기가 아주 뛰어나신 대선배죠. 함께 작품을 한다고 해서 반가웠지만, 워낙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처음엔 어려워 했어요. 다행히 오영수 선배 자체가 생각이 젊고, 작품을 보는 시각이나 사회 전반적 이슈를 보는 시선도 젊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연기적으론 처음부터 잘 맞았고요. 워낙 ‘오일남’ 캐릭터를 깊이 고민하고 준비해와서 그런가, 전 현장서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연기할 수 있었죠.”

박해수는 의외로 귀여운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귀띔했다.

“워낙 연극적 경험이 많은 친구라 ‘상우’란 캐릭터를 깊이 있게 해석해왔더라고요. 조금씩 다른 면을 보려는 노력도 했고요. 실제 박해수는 덩치와 다르게 귀여운 면이 많거든요. 유머러스했고요. 가장 더울 때부터 추울 때까지 연기하느라 어려운 적이 많았지만 이 친구 성격이 워낙 좋아서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잘 이겨낼 수 있었어요.”

넷플릭스 공개된 이후 열풍을 체감하고 있다는 그다.

“동료들과 지인들이 ‘축하한다’고 문자메시지, 전화 연락을 많이 해줬어요. 또 ‘오징어 게임’을 본 시청자가 패더리 영상을 올린 것들을 재밌게 보고 있고요. ‘우리보다 훨씬 아이디어가 좋은데?’라고 느끼면서 쉬는 시간마다 찾아보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실제 456억원 상금을 얻는다면 어떻게 할지 물었다.

“‘기훈’ 아닌 ‘이정재’에게 456억원이 생긴다면 전 다 기부할 거예요. 갑자기 그런 식으로 생긴 돈이라면 기부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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