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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오빠, 우리 손 잡고 100m라도 같이 뛰어요”…두발로 마라톤 클럽,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대회 참가

부천 두발로 마라톤 클럽회원들이 지난 3일 인천대공원에서 개별 출발로 이봉주 쾌유 기원 전국민 랜선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세훈 기자

“짝사랑한 봉주르 오빠. 우리 손 잡고 100m만이라도 같이 뛰어요.”

지난 3일 인천대공원에서 ‘이봉주 쾌유 기원 전국민 랜선 마라톤대회(bjlee.co.kr)’를 마친 임미순씨(47·부천 두발로 마라톤 클럽)는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임씨 등 두발로 클럽 회원 37명은 이날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쾌유를 기원하며 인천대공원 주위를 달렸다. 10㎞, 하프코스, 풀코스 등 개인 컨디션에 맞춰 거리를 달리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출발은 각자 개별로 했다. 이들은 레이스를 마친 뒤 쾌유 기원 문구를 직접 적은 배번호, 이봉주 페이스메이커 인증 기념 메달 등을 들고 이봉주 쾌유를 함께 기원했다.

임씨는 “봉주르 오빠를 위해 달린다는 생각에 어젯밤 잠도 설쳤다”며 “봉주르 오빠가 나오는 TV 프로그램도 자주 봤고 마라톤대회에서 사인도 많이 받는 등 오랫동안 혼자 좋아했다”며 웃었다. 임씨는 “오빠가 빨리 나아서 100m만이라도 손을 잡고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씨는 마라톤을 5년 전에 시작했다. 풀코스는 4시간 안에 주파할 정도로 기량이 좋다. 임씨는 “마라톤은 내 안에 모든 걸 비우고 수행하는 과정”이라며 “한발 한발 뛰다 보면 복잡한 생각, 욕심을 내려놓고 머리와 마음을 리셋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 입문 10년차 서현근씨(47)도 이봉주 쾌유를 기원했다. 서씨는 “존경하는 마라토너인 이봉주가 원인 모를 병으로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왔다”며 “응원으로 힘을 보태고 싶어 출전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축구, 등산, 수영 등 많은 운동을 해봤는데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 남이 아닌 나와의 싸움, 그래서 뛰고 나면 기록과 무관하게 만족스러운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서씨는 “90대 어르신이 풀코스를 뛰는 걸 보면 대단하는 생각이 든다”며 “나도 꾸준히 오래 달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중학교 시절 육상 투척 종목 선수로 활동한 소리씨(28)는 “육상 대선배가 고생하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다”며 “얼른 쾌차해 다시 뛰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발로 클럽 회원들은 황영하 회장(61)의 참가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황 회장은 “한국 최고 마라토너인데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있다니 너무 걱정스럽다”며 “빨리 나아서 우리 클럽 회원들과 함께 뛰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10년 전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풀코스만 60차례 안팎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3시간22분이다. 황씨는 “편도가 좋지 않고 비염도 앓았는데 마라톤을 한 뒤 병원에는 근처도 안가고 있다”며 “아파도 뛰면 낫는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며 웃었다. 황 회장 아들 황규환씨(31)는 마라톤 선수 출신이다. 과거 삼성전자 육상단에서 이봉주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한 후배다.

두발로 클럽은 매주 세 차례 정기훈련을 실시한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인천대공원에서 달리고 수요일에는 부천종합운동장 주위를 함께 뛴다. 클럽은 2002년 설립됐고 현재 회원 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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