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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th BIFF] 전여빈의 모든 것

배우 전여빈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6/정지윤 선임기자

“연기하는 순간 제 자신이 자연스러워지고 눈물 나도록 그 시간들이 행복하게 느껴졌어요. 제가 사랑한 연기를 평생토록 붙잡아보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배우 전여빈이 드디어 꽃을 활짝 피웠다. 영화 ‘간신’(2015)으로 데뷔한지 6년 만이다. 2017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서 ‘죄많은 소녀’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던 그는 4년 만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 ‘보고 또 보고 싶은 전여빈’으로 관객들을 찾았다.

배우 전여빈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포토월 행사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21.10.6/정지윤 선임기자

7일 오전 부산광역시 중구 비프광장로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전여빈의 데뷔 후 초창기 작품인 ‘최고의 감독’ ‘망’ ‘예술의 목적’을 관람한 뒤 전여빈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전여빈은 학창시절부터 지금 위치에 오기까지 그를 있게 한 작품과 사람들, 그리고 연기에 대한 애정 등을 표현하며 ‘인간 전여빈’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줬다.

그는 “초등학교 이후 좋은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능력에 비해서 턱없이 높은 꿈이었고 좌절이 컸다”며 “위로를 받은 시간 속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게 영화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럼 한번 내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배우를 하겠단 건 아니고 이런 작품을 만드는 구성원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고 연기를 택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입시 실패로 힘들어하던 시기라 가족들의 반대 없이 응원 속에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당시 연기 입시 강의를 하던 오빠의 지원으로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고.

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이후 전여빈은 크고 작은 영화제들이나 대학로서 진행하는 워크숍을 찾아다니며 연기에 대한 배움을 얻고자 했다. 이날 감상했던 ‘망’ ‘예술의 목적’ 등도 이 시기 찍었던 작품들이었다. 스크린 속 전여빈은 풋풋하면서도 열정 가득한 눈빛과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해치지않아’와 ‘낙원의 밤’ 속 전여빈.

그는 “단편은 학생이라도 시간을 빼서 다들 힘을 모으는 작업이라서 좋은 시나리오로 연기하고 싶었다. 그렇게 고른 게 ‘망’ ‘예술의 목적’이다”며 “지금 보니 참 순수한 열정으로 저 안에서 재롱을 피웠구나 생각이 든다”고 입꼬리를 올렸다.

문소리와 만남은 그의 연기 인생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전여빈은 “잠자는데 갑자기 문소리 전화가 왔다. 신기했다. SNS에 문소리 영화들을 편집한 후 ‘문소리 감독님 저와 함께 작업해주세요’라고 올렸다가 이틀만에 지웠는데, 몇 주뒤에 진짜 전화가 온 거다.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며 “문소리를 만난 날 대본을 읽어보라고 보여줬다. 그 장소에 리딩을 진행했는데, 아직 새파란 패기만 지닌 당시의 나와 잘 어울렸던 캐릭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수많은 트로피를 안긴 ‘죄많은 소녀’는 그의 연기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단숨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전여빈은 “배우가 되고 싶은 갈망이 있던 사람으로서 극 중 캐릭터가 느끼는 고통을 기꺼이 마주하고 싶었다. 내가 찢겨서 폭발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때가 유일무이한 순간일 거라 확신하고 작업했다. 행복한 고통이었다”며 연기했던 때를 떠올렸다.

이후부터는 탄탄대로였다. 영화 ‘해치지 않아’ 종합편성채널 JTBC ‘멜로가 체질’ 케이블채널 tvN ‘빈센조’ 넷플릭스 ‘낙원의 밤’ 등 다양한 작품을 이끄는 주인공으로서 강력한 흡인력을 보여줬다.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갈증, 그리고 좋은 작품이 만나 지금의 ‘전여빈’으로 탄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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