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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변호사] 모든 걸 속인 아내·형수, 되돌릴 수 있을까

TV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보면 종종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우리 삶과 닮아있는 다양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그만큼 삶이 법과 아주 밀접해 있다는 걸 뜻하죠.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와 함께 생활 법률 상식을 살펴봅니다.<편집자주>

자신도 모자라 친구까지 끌어들여 모든 과거를 숨기고 남편 집안의 재산을 두리는 두 부부의 사연이 시청자의 공분을 샀습니다. 채널A 방송 화면 캡처

화목한 집안을 깨는 충격적인 반전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채널A·SKY채널 예능 프로그램 ‘애로부부’에서는 여성들의 과거로 인해 한 집안의 분위기가 풍비박산난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사업채를 운영하시는 유복한 집안의 시부모, 시부모님까지 살뜰하게 챙기며 효도하는 어여쁜 아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다정다감한 남편까지 화기애애한 가정이 여기 있습니다. 다만 변호사인 남편의 형은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이 있었고 시아버지는 재혼을 독촉했습니다.

아내가 또다시 복을 몰고 왔습니다. 아내가 자신의 지인을 남편의 형에게 소개해줬고 결혼 날짜까지 잡습니다. 집안의 걱정거리도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행복만이 그려질 듯 했죠.

남편 형은 임신 소식까지 알리며 시부모님의 칭찬과 사랑을 받습니다. 시아버지는 새 집과 상가를 형과 형수에게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때부터 점점 아내의 시기와 질투가 시작됐습니다.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는 아내는 남편 몰래 술을 병 채 마시는 모습이 들키기도 했고 형수집에 간다는 핑계로 알지 못하는 곳으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아내의 휴대전화에는 대출 독촉 문자까지 오는 것을 확인한 남편은 아내가 새 상가를 담보로 대출까지 당겨받은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형수와 아내는 현재에도 유흥을 남편과 형 몰래 즐기고 있었고 임신 중에 흡연까지 했습니다. 명문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이들의 과거도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채널A 방송 화면 캡처

충격의 반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내 뒤를 쫓은 남편은 아내가 유흥업소에 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뒤쫓아 방문을 연 그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호스트바’를 끼고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형수를 발견했고, 여기에 있던 아내도 발각됐습니다.

형수와 아내는 단지 “한번 놀았다”고 항변했습니다만, 의심이 사라지진 않겠죠.

남편은 사설업체에 의뢰해 아내와 형수의 과거를 캤습니다. 아내와 형수의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습니다. 미국의 명문대 출신은 커녕, 이들은 고등학교 조차 사고를 쳐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형수가 대기업 비서일을 해왔다는 것도 거짓말. 이들은 정상적인 직업을 가진 적도 없고 매일 밤 클럽을 돌아 다니며 남성들에게 빌 붙어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게다가 아내는 예전의 동거남을 현재에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동거남을 찾아간 남편은 비수가되는 말도 듣습니다. 아내의 과거 동거남은 “3년 동안 동거했고 아이도 가졌었다”며 “그 얘(아내)는 노는 쪽으로 보통 애가 아니다. 우리집 전세금 7000만원도 홀랑 들고 날랐다”고 말하죠.

아내는 시아버지로부터 상가를 받으려 자신의 친구를 남편의 형에게 소개해준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결혼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접근한 것도 남편이 인지하게 됐습니다.

남편은 형을 찾아가 자신이 그간 알았던 아내와 형수의 과거를 고백합니다.

형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이미 모두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 형의 답변이었습니다. 과거를 다 알고 있었고 우리집에만 잘 하면 된다는 것이 형의 입장이었습니다. 게다가 형은 “또 이혼해서 아버지에게 등신 취급당하고 싶지 않으니 비밀로 해달라”고까지 했습니다.

아내와 형수의 비밀을 알고 있는 남편과 형. 상황은 더욱더 가관으로 흘러갔습니다. 아내와 형수는 시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아내는 형수가 꼬마빌딩과 새 차량을 받았다며 자신에게 새로운 집의 명의를 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아내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옵니다. 더 많은 명의의 재산을 요구했고 남편의 이혼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채널A 방송 화면 캡처

점점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아내. 아내의 재산의 요구를 거절하자 다시 유흥업소에 보란 듯이 출입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 아내는 모든 것을 알게될 경우 시부모님의 건강 문제와 형의 두 번째 이혼까지 걸고 넘어지며 오히려 협박성의 이혼 거부를 합니다. 더 많은 명의의 재산을 요구하면서 말이죠.

남편은 여전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충격받을 형과 다시 불행해질 집안을 걱정하며 여전히 선택을 못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면 법적 쟁점은 무엇일까요.

▶전문가 의견-신은숙 변호사(법무법인 백하)

부부사이에 상대방에 대한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을 경우 법률상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민법 제840조 제1호의 이혼사유인 부정한 행위는 간통에 이르지 않더라도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되는 부정행위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부부간의 정조의무는 혼인한 이후부터 해당이 되므로, 방송에서 아내가 고등학교를 퇴학당하고 클럽을 다니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거나, 결혼 전에 다른 사람과 동거를 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그것만으로 이혼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결혼 후에도 남편을 속이고 과거의 연인과 부적절한 만남을 지속하고 있거나, 남편을 속이고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 이는 정조의무 위반으로 법률상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방송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의 학력을 명문대 출신이라고 거짓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직업, 학력, 경제력 등은 결혼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만약, 아내가 명문대 출신이라고 학력을 적극적으로 속여서 남편이 혼인을 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었다면, 혼인취소(민법 제816조 제3호)나 재판상 이혼(민법 제840조 제6호)이 가능합니다.

단, 법원에서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혼인이 성립된 경우 사기를 이유로 혼인을 취소하려면 혼인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기망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통상 재산관계나 경제적 능력, 집안 내력, 직업 등에 대한 기망은 혼인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것은 아니어서 혼인 후 허위가 발견되었더라도 그러한 혼인은 이혼에 의하여 해소됨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입니다.

사기로 인하여 혼인을 취소하려면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기 전에 혼인 취소를 청구해야 합니다. 방송에서 남편이 아내의 거짓을 알고도 3개월이 지났다면 혼인의 취소는 불가능하고, 중대한 이혼사유를 주장하면서 이혼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입니다.

▶신은숙 변호사는?

△법무법인 백하 △이혼·상속 △서울서부지방법원 협의이혼 상담위원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백인변호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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