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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경찰수업’으로 다시 뛰는 진영 “차기작은 몸 쓰는 역할로…‘오징어 게임’ 오징어로라도 나가고파”

KBS2 드라마 ‘경찰수업’에 출연한 배우 진영. 사진 비비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의 남자 배우들에게는 꼭 한 번 오는 인생의 전환기가 있다. 바로 군 복무다. 유명해지기 전 일찌감치 복무를 마쳤든 아니면 인기 최정상의 위치에서 복무를 마쳤든 완벽하게 홀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그 시기는 배우들이 가치관을 정립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이 시기를 통해 배우생활에 대한 생각을 세워 롱런하는 배우가 있는 반면,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그룹 B1A4 출신으로 연예인의 ‘시즌 1’을 아이돌로 살았던 진영(본명 정진영)에게도 그 시간이 왔다. 지난 2019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시작해 지난 4월 소집해제 됐다. 비록 출퇴근을 전제로 하는 근무였지만 바쁘게 돌아가던 연예활동의 시계가 멈춘 시기였기 때문에 그는 이 시기를 많은 생각들로 채웠다. 그렇게 전역을 하고 처음 도전한 연기, KBS2 드라마 ‘경찰수업’은 그에게 많은 의미를 남겼다.

“복귀작이라 긴장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저를 다시 시작하게 해주는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다시 달려나가라’ 그런 말을 제게 해주는 작품인 것 같았습니다.”

진영의 캐릭터 강선호도 그러했다. 이렇다 할 욕심도 취향도 없었지만 첫 사랑 오강희(정수정)를 만나고 경찰대학에 들어오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또한 멘토와도 같은 유동만(차태현)을 만나면서 한 명의 경찰로 거듭난다. 극중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부분 역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고민하고 번민하지만 결국 아프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청춘, 진영은 강선호 역할에서 청춘의 모습을 봤다.

KBS2 드라마 ‘경찰수업’에 출연한 배우 진영. 사진 비비엔터테인먼트

“많은 선배들과 연기를 했지만 차태현 선배와의 연기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좋은 분이셨던 것 같아요. 연기 조언도 물론 구하지만 인생의 조언도 구하고, 당장 차기작을 정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을 주고 계세요. 제게는 은인같은 분입니다.”

차태현이라는 선배를 처음 알게 됐다는 점에서 ‘경찰수업’은 그에게 큰 의미가 있다. 차태현은 가까스로 다시 시작한 연기를 통해 어떤 길을 가야할지 고민하는 진영에게 ‘느낌이 오면 바로 고(GO)하라. 생각을 많이 하지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도 처음 가졌던 생각이 그렇게 많이 바뀌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저도 그냥 고(GO)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저만의 생각으로 걱정하지 말자고, 음악이든 연기든 제대로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영이 연기하는데 또 다시 큰 자극이 된 사건은 최근에도 있었다. 그가 B1A4로서의 활동을 한창 하던 시기 그래도 틈틈이 조단역으로 연기경력을 이어가던 순간 영화 ‘수상한 그녀’의 밴드 멤버 반지하 역할로 영화의 세계로 끌어준 황동혁 감독의 존재다. 그 황동혁 감독은 지금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연출자가 됐다.

“재미있게 봤어요. 사실 저는 이 ‘오징어 게임’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들었어요. 친하게 지내고 존경하는 감독님이셨거든요. 결국 프로젝트를 성사시키시고 고생도 많이 하셨다는 생각도 했어요. 어떤 느낌으로 그려질까 기대했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작품이 된 것 같아요.”

배우 진영의 KBS2 드라마 ‘경찰수업’ 연기 장면. 사진 로고스필름

‘오징어 게임’은 시즌 2에 대한 여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제작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워낙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인 탓에 캐스팅에 대한 관심도 모인다. 진영도 불러준다면 언제든 달려 갈 각오가 되어있다.

“당연히 불러주시면 나가야죠. 하다못해 ‘오징어’ 역할으로라도 나가고 싶어요.(웃음) 그 작품이 아니더라도 황 감독님 작품이면 또 나가고 싶어요. 감독님 모습에 존경이 많이 생겼거든요.”

연말에는 가수로서의 모습에 집중할 진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절제와 자제의 연기를 선보였기에 몸을 좀 쓰고 싶은 생각도 있다. 전쟁영화 느낌의 작품에서 영웅의 역할, 총도 잘 쏘고 근접전도 잘 하는 캐릭터를 원한다. 배우는 늘 도전과 수용의 연속이다. 배우로는 모든 역할을 다 소화하는, 가수로는 행복을 주는 음악을 하는 게 목표다. 이제 서른 줄, 진영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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