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 뮤지컬 배우 신영숙, “친동생 같았던 김준수, 뒷모습에도 아우라 있어”

신영숙 배우 사진 EMK 제공

“‘모짜르트!’에서 친동생 같았던 김준수, 이제 뒷모습에서도 아우라가 느껴지네요.”

2010년 ‘모차르트!’ 초연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역을 맡았던 신영숙은 남작부인의 아리아 ‘황금별’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거의 무명 배우였던 그는 이 곡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름 석자를 알렸고, 주연 배우로 캐스팅되며 ‘K뮤지컬’을 이끌어가는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신영숙은 최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열리는 뮤지컬 ‘레베카’ 준비와 함께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러브콜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근황을 공개했다.

신영숙은 지난 23일 ‘불후의 명곡’에서 자신의 롤모델인 최정원 배우와 함께 출연해 ‘맘마미아’의 대표 넘버 ‘Dancing Queen’과 윤복희의 ‘여러분’을 불러 우승했다. “가질수만 있다면 순간이동 능력을 가지고 싶다”는 그는 최근 소속사에서도 스케줄 짜기 가장 어려운 배우로 통할 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손탁 부인이 뮤지컬 배우로서 첫 커리어의 시작이었다. 이후 ‘캣츠’의 그리자벨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유모, ‘스팸어랏’의 호수의 여인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이후 ‘모차르트!’에서 모짜르트에게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발터슈테텐 남작부인 역을 맡으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남작부인의 아리아 ‘황금별’은 관객들에게 신영숙을 각인시켰다.

“‘모차르트!’는 뮤지컬 배우로서 진정한 시작이었어요. 그 이전에는 거의 무명배우 수준이었죠. ‘캣츠’에서 그리자벨라로 출연했지만 인지도가 없었어요. ‘모차르트!’에서 JYJ 김준수와 같이 했습니다. 친동생 같았어요. 10여 년이 지난 지금 ‘엑스칼리버’에서 아더 왕 역을 맡고 있는 김준수를 무대 뒤에서 보고 있으면 아우라가 느껴지는 배우로 성장했더라고요. 준수씨는 무대에 올라가면 내일이 없는 것처럼 몰입하는 배우예요. 최근 한 프로그램에서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놓는 장면을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다음 공연에서는 꼭 껴안아 주고 싶어요.”

신영숙은 인간이 낼 수 있는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명성황후’의 명성황후,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가진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유머를 잃지 않는 ‘팬텀’의 마담 카를로타 등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역할을 했다. 가창력보다는 연기력을 요구하는 캐릭터인 ‘맘마미아’ 도나 역으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신영숙 배우 사진 EMK 제공

그에게 ‘레베카’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초연부터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아 신영숙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됐다. ‘모차르트!’에서 발군의 가창력을 선보인 신영숙은 ‘레베카’에서 첫 주인공 역을 맡았다. 댄버스 부인은 가창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실베스터 르베이 작곡가의 극찬을 받으며 6시즌째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았다.

“초연부터 했지만 여전히 긴장되는 작품이에요. 스릴러 작품이라서 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죠. 지금 연습이 한창이에요. 음악이 시작되면 심장이 박자에 맞춰 뜁니다. 예민한 댄버스 부인을 소화하기 위해 온 몸의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죠. 특히 대표 넘버인 ‘레베카’는 솔로로 부르면 어렵지 않지만 합창소리를 뚫고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아요.”

신영숙의 댄버스 부인은 5시즌 동안 무대에서 쌓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연기와 가창력이 관객들에게 울림으로 다가선다. 초연 당시 옥주현 배우와 더블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에서도 옥주현과 더블 캐스팅으로 활약한다.

“초연에서 옥주현 배우와 함께했어요. 당시 옥주현 배우의 댄버스 부인은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것같은 힘이 있었어요. 가창력은 이미 톱이었죠. 발레로 다져진 몸으로 댄버스 부인 역을 너무 멋지게 소화하더라고요. 경쟁보다는 동료처럼 응원해주는 동지입니다.”

‘엑스칼리버’의 모르가나는 이복동생 아더가 후계자 자리와 옛 스승 멀린의 관심까지 빼앗아가자 그를 향한 분노를 숨기지 않는다.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가 죽은 이후에도 그녀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맨덜리 저택 곳곳에 그녀의 흔적을 간직하며 극 중 화자인 나와 대립한다. 모르가나와 댄버스 부인은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이다.

“‘팬텀’의 마담 카를로타도 코믹한 악역이었어요. 악역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죠. 하하. 무대에서 마음껏 신경질을 부리고 원없이 소리지르면 관객들이 좋아해주세요. 관객들이 좋아하면 할수록 에너지를 더 쏟아붓게 되요. 성질부리면 부릴수록 박수받는 악역으로 스트레스 풉니다.(웃음)”

최근 방송 스케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신영숙은 지금 드라마 보다는 뮤지컬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공연을 할 수 없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너무 행복해요. 무대와 연습실, 방송을 오가며 바쁘게 보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합니다. ‘레베카’에서도 좋은 에너지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