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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이터널스’가 위태롭다

영화 ‘이터널스’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가 위태롭다.

‘이터널스’는 개봉까지 이틀을 앞두고 홍보와 입소문에 화력을 높여야 하지만, 시사 직후 국내외로 예상보다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작품성 뿐만 아니라 히로시마 원폭 장면 삽입의 의도, 동성애 키스신, 수위 높은 러브신에도 12세 관람 등급을 받는 등 여러 논란에 예매표 취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을 예고한 ‘이터널스’는 마블 스튜디오의 화려한 흥행사를 이어갈 수 있을까.

31일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이터널스’는 신선도 60%를 기록하며 마블 영화상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이는 기존 최저 점수를 받았던 ‘토르: 다크 월드’(2013)의 66%보다도 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 올라온 ‘이터널스’ 신선도 지수. 사진|로튼토마토 홈페이지 캡처

날이 선 비평들도 쏟아졌다. 비평가들은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마블 최악의 영화 중 하나를 제작했다” “‘이터널스’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뽐내기에 급급해 관객에게 진짜로 제공해야할 게 뭔지 간과하고 있다” “독립영화를 특별하게 만들던 클로이 자오 감독의 재능이 블록버스터 영화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정말 졸음이 쏟아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이젠 ‘이터널스’가 사상 최악의 마블 영화다”라고 평가했고, 코스모폴리탄은 ‘왜 팬들이 벌써부터 새로운 마블 영화에 만족하지 못하나’란 제목으로 난해한 줄거리, 불친절한 설명 등을 지적했다.

역사 왜곡과 관련, 또 다른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극 중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폐허에서 울부짖으며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이젠 절대 인간을 도와주지 않을 거야’라고 외치는 장면에 ‘히로시마 1945’라는 문구가 삽입된 게 화근이었다. 이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사건을 연상케 한다며 전범국가인 일본을 감싸고 이들의 행동을 미화한다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왜 이 장면을 넣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펼쳐지고 있다.

국내에선 등급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극 중 ‘이카리스’(리차드 매든)와 ‘세르시(젬마 찬)’의 수위 높은 러브신과 ‘파스토스’의 동성 연인간 키스신이 나오지만 12살 아이들부터 볼 수 있도록 분류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입맞춤 장면과 성행위 간접묘사에서 선정성의 유해성이 경미하고, 괴물이 사람을 해치거나 싸우는 장면 등이 간결하게 표현되어 폭력성과 공포감이 보통 수준”이라며 12세이상관람가를 책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우호적 처사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수많은 논란 속 MCU 새로운 페이지를 열겠다는 ‘이터널스’는 오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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