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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허술한 ‘하이클래스’ 난해한 ‘홈타운’…tvN 10월 장르물의 ‘퇴보’

tvN 드라마 ‘하이클래스’의 한 장면. 사진 tvN

OTT 플랫폼의 가세로 더욱 많아진 대한민국의 드라마.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홍보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는 제작발표회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생중계 형태가 많아졌지만 출연 배우들이 총출동해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부탁하는 제작발표회는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이 행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표현이 이런 표현이다. “명품 드라마” “탄탄한 대본” “뛰어난 연출력” 등의 미사여구인데 이러한 표현으로 시청자들은 출연 배우와 더불어 드라마를 고르는 정보를 얻는다. tvN의 최근 드라마 역시 이러한 표현을 바탕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2개월이 다 돼 종방이 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표현은 사라진다. 게시판에는 드라마에 대한 실망과 비판이 가득하다. tvN의 월화극과 수목극, 일주일을 책임지는 두 작품은 이러한 시청자의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이클래스’는 허술했고, ‘홈타운’은 난해했다.

‘스카이캐슬’ ‘펜트하우스’ 등 상류층의 교육을 소재로 한 히트작들을 이었던 월화극 ‘하이클래스’가 1일 막을 내렸다. 극중 다양한 만행을 저질렀던 송여울(조여정)의 남편 안지용(김남희)는 처단됐고, 결국 그의 본처와 후처인 송여울과 황나윤(박세진)은 잘 지낸다. 실종된 남편의 자취를 찾기 위해 왔던 제주에서 송여울은 결국 주체적으로 사는 게 중요하다는 나름의 안식을 얻는다.

드라마는 초반 제주의 국제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상류층들의 카르텔을 그리는데 애썼다. 주변인일 수밖에 없는 송여울은 이들과 갈등하고 한 편으로는 실종된 남편에 대한 단서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우군인 줄 알았던 황나윤이 알고 보니 남편의 후처였던 사실은 큰 반전이었다.

이렇게 긴장감을 갖고 가던 드라마는 남편 안지용이 등장하면서부터 다른 작품이 됐다. 마치 작가가 바뀐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당황스러운 전개였다. 안지용은 두 여자를 포함해 국제학교 관계자 대부분과 염문설을 뿌릴 정도의 악한이었고, 그 여자들을 사고로 위장해 하나하나 제거하려 들 정도로 비정했다. 드라마는 초반의 스릴러 느낌을 버리고 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황나윤이 부활하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아들을 납치한 아버지가 돈을 차지한 후 춤을 출 정도로 경악할 전개를 선보였다.

tvN 드라마 ‘홈타운’의 한 장면. 사진 tvN 방송화면 캡쳐

수목극 ‘홈타운’은 한 주 먼저인 지난주 종방했다. 가상의 도시 사주시를 배경으로 과거 가스테러를 자행한 범인의 동생이 자신의 조카 즉 범인의 딸이 납치되면서 가스테러로 아내를 잃은 형사와 함께 사건을 추적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였다. 스릴러와 오컬트 막판에는 사이비 종교까지 등장했던 ‘홈타운’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복잡한 구성과 무엇보다 조경호(엄태구)의 선문답 같은 대사가 끝까지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했다. 결국 조경호 역시 처단당하고 그를 수사하고 결국에는 처단한 최형인 형사(유재명)가 스스로를 감옥으로 가두는 전개를 택했다.

드라마는 과거 성추행으로 미투 논란을 일으켰던 조현훈 감독이 주진이라는 필명으로 대본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가중했다. 결국 늘어지는 전개와 결국 주제를 설명하지 못한 어려운 대사는 작품성과 난해함을 동급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것인지의 질문을 남겼다.

가을 들어 장르극을 택한 tvN의 도전은 이도 저도 아닌 결말로 향했다. tvN은 이제 월화 로맨틱 코미디 사극 ‘어사와 조이’, 멜로 ‘멜랑꼴리아’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하지만 명백한 건 tvN의 10월 장르극 도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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