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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주혁을 잊지 못하는 이유” 뭉클한 생전 미담

고 김주혁으로부터 받았던 호의를 적은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배우 고 김주혁이 생전 베푼 미담이 전해졌다.

고 김주혁을 회상하는 글은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고 김주혁을 만났던 일화를 설명하며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이고 옆집 아저씨 같던 사람이라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글쓴이의 기억은 고등학교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방 실업고에 다니던 그는 기능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홀로 서울로 향했다. 첫 서울행은 험난하기 그지없었다. 지하철을 반대로 타고 버스마저 끊겨버린 상황, 택시는 승차거부까지 했다. 교복을 입고 있었던 글쓴이였기에 PC방에서 밤샘을 청할 수도 없었다.

추운 겨울 버스가 끊긴 버스정류장에서 멍하니 서 있던 글쓴이 앞으로 한 차량이 멈췄다. 차량 운전자는 “내가 아까 저기서 30분 동안 보고 있었는데 버스 끊겨서 그런 거 아니냐”고 물었지만 경계심을 가졌던 글쓴이는 “제가 알아서 가겠다”고 답했다.

차량 뒷좌석 문이 열리고 한 남성이 “그러지 말고 타라,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이 남성은 바로 고 김주혁이었다. 글쓴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고 김주혁은 “정말 모르냐. 우리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웃어보였다.

글쓴이는 결국 고 김주혁의 차량에 탑승했다. 고 김주혁은 글쓴이를 국밥집에 데려가 밥까지 사줬고 고인은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포스터 등을 보여주며 “정말로 날 모르냐, 이 작품은 아냐” 등의 질문공세를 이어갔다.

고 김주혁은 글쓴이를 어느 호텔로 데려다줬다. 당시 고 김주혁은 “형이 너 가는 곳까지 데려다 주는 건 힘들 것 같아 미안하다. 대신 여기서 자고 아침에 저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타면 1시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거다”라며 “내일은 길 잃어버리지 말고 잘 도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김주혁은 3만원과 사인을 글쓴이에게 건넸고 “나중에 갚아야 한다. 나중에 (기능대회)메달 따면 또 맛있는 것 사주겠다”라며 피곤한 기색에도 글쓴이가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했다.

글쓴이는 “아직도 그 웃으면서 손 흔들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며 “나중에 검색해보고서야 아 정말 연예인이 맞았네, 고 김주혁이 나온 영화들을 봤다”며 “‘1박2일’에 나오는 것 보니 반갑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자랑도 많이 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연히 겪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사람이 베푼 호의, 따뜻한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고 추운날 새벽에 밖에 돌아다니다 보면 괜히 고 김주혁이 생각난다”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은 고 김주혁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회자되며 관련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다.

고 김주혁은 2017년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했다. 당시 나이 향년 45세였다.

지난달 30일 고인의 4주기를 맞아 팬들은 물론 동료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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