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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새로운 변화,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시대가 열린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영화진흥위원회(KOFIC)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로케이션 촬영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인원이 필요한 촬영에 있어서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는 원하는 장소에서 언제나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형 LED 벽에 실시간으로 3D 배경을 투영한 후 배우와 배경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시각특수효과(VFX) 작업물을 반영해 촬영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

국내 제작사들이 앞다퉈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OTT 기업들 국내 진출로 콘텐츠 공급기지로서 한국 역할이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관측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가 2020년 2조 8,000억 원에서 2022년 11조 7,000억원으로 약 5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국내에서 여러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가 설립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시각특수효과(VFX) 및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가 세워졌다.

지난 11월 초, 덱스터스튜디오는 경기도 파주에 제1호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D1을 론칭했다. LED 월에 원하는 배경을 구현한 후 촬영과 동시에 그래픽 작업을 진행하는 새 제작 방식을 통해 약 10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 비용을 20억~30억원 정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론칭한 D1은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전담 부서와 LED 스테이지를 동시에 보유하면서 자체 콘텐츠를 기획, 제작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역량을 갖추고자 2년 전 VP본부를 신설, D1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또 국내 최초로 미국 럭스마키나(Lux Machina)와 협업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럭스마키나는 버추얼 프로덕션 솔루션, 엔지니어링 선두주자로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 시즌1, 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오스카시상식, 2020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등 다양한 버추얼 프로덕션 워크플로와 스테이지를 구축했다.

D1은 성공적인 해외 사례를 통해 검증된 솔루션을 선별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LED 패널 프로세서, 렌더링, 시스템을 갖춰 고성능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및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또한 가능하다. D1 첫 작품은 최근 크랭크업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이다.

CJ ENM은 경기도 파주에 약 1,800억 원을 투자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LED 월을 보유한 VFX 스튜디오를 포함해 총 13개동 약 6만 5,000평 미래 스튜디오를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확보한 에픽게임즈와 업무 협약을 맺고 3D 창작 플랫폼 언리얼 엔진 기술을 접목시켜 완성도 높은 실감형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J ENM은 지난 25년간 쌓아온 콘텐츠 역량을 활용해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티빙은 물론 글로벌 OTT에 공급할 예정이다.

비브스튜디오스는 자체 개발한 통합제어솔루션 VIT를 통해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기존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상 공간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은 현실과 같은 인물과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배우는 초록색 벽에서 상상을 하며 연기를 한 후 이를 공간과 합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VIT는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해 마치 게임하듯 실시간으로 3D를 구현해낸다. 카메라와 가상 공간이 동기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합성되며 카메라 움직임에 따른 실시간 그래픽을 대형 LED 월에 투사해 현장감 있는 장면을 만들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기존 가상 스튜디오에 이어 일반 스튜디오와 아트센터 등을 증설해 총 4,000여 평 규모 멀티 스튜디오를 구축한다.

지난 3월 경기 하남시 소재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에 가상 스튜디오 3개동을 시작으로 착공에 들어갔고, 지난 6월부터는 일반 스튜디오 공사도 시작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단 9개월 만에 아시아 최대 규모 멀티 스튜디오를 구축한 것이라 강조했다. 글로벌 수준의 제작 환경을 갖춰 성장하고 있는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멀티 스튜디오는 XR 스튜디오와 중형 규모 스튜디오 등 가상 제작환경 외에도 모션캡쳐 스튜디오, R&D센터, 120석 규모의 제작회의실, 관람실 등을 갖췄다.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제작, 시각특수효과(VFX)까지 한 곳에서 제작할 수 있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김동언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대표는 “멀티 스튜디오 구축으로 촬영 장소를 이동하지 않고 한 곳에서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는 콘텐츠 양산 기반이 마련됐다.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는 점차 실감형 콘텐츠 제작을 위한 필수적인 환경이 되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성장은 계속될 것이며,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제작 패러다임의 변화로 기대된다. 이는 기술을 바탕으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만족할 만한 환경과 결과를 제공해 콘텐츠 퀄리티를 높이는 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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