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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추신수, KBO리그 ‘만 40세 최고타자’ 이승엽을 넘을 수 있을까

SSG 추신수. 정지윤 선임기자

SSG 추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계약이었다. 추신수는 1982년생으로 만 40세가 되는 내년 시즌 KBO리그 최고 수준인 연봉 27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추신수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는 사실 그 이상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아시아 출신 타자라는 후광이 만드는 마케팅 효과와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서 역할도 추신수의 가치에 함께 담겨 있다.

추신수는 SSG 타선에서도 여전히 주동력이다. 이번 시즌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가을야구 문턱에서 제동이 걸린 SSG가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하려면 추신수의 활약이 반드시 따라줘야 한다. 팀의 목표와 연동돼 추신수의 내년 시즌 성적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KBO리그의 ‘장수 타자’ 가운데 만 40세 시즌을 기준으로 최고 성적을 낸 선수는 이승엽(SBS 해설위원)이다. 1976년생인 이승엽은 만 40세가 된 2016년 타율 0.303에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다. OPS도 0.898에 이르렀다.

추신수는 KBO리그 첫해인 올시즌 타율 0.265에 21홈런 69타점, 도루 25개와 더불어 OPS 0.860을 기록했는데 드러난 수치로는 만 40세 시즌의 이승엽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다만 2016년은 리그 OPS가 0.801에 이를 만큼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했던 시즌이다. 올해는 리그 전체 OPS가 0.729에 머무는 투고타저의 시즌으로 두 선수의 성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은퇴 시즌을 보낸 2017년의 삼성 이승엽. 이석우 기자

만 40세는 일종의 기로다. 리그에서 롱런하는 타자들도 만 40세 시즌에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말 LG에서 은퇴한 박용택 또한 만 39세 시즌까지는 10년 연속 타율 3할을 이어갔지만, 만 40세 시즌을 맞은 2019년 타율이 0.282로 떨어지며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OPS 역시 0.828에서 0.684로 추락했다. 올시즌 만 40세가 된 KT 유한준은 올시즌 타율 0.309을 기록했지만, 잔부상 등이 이유가 돼 7시즌 연속 이어오던 세자릿 수 안타와 두자릿 수 홈런을 놓쳤다. 유한준은 올해 87안타와 5홈런을 때렸다.

그럼에도 추신수의 기대가 여전히 높은 것은 자기 관리 능력 때문이다. 추신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돌아와 선수 시절 마지막을 친정 삼성에서 보낸 이승엽과 닮은 점이 참 많다.

이승엽 또한 그 시절 대구 홈경기가 있을 때면 다른 후배선수들보다 1~2시간은 이른 오후 1시께 야구장에 나와 개인훈련으로 경기를 준비하곤 했다. 훈련의 성실함와 준비의 철저함이 만 40세 타자의 불방망이를 만들었다.

추신수는 이번 시즌 내내 훈련 루틴으로 이슈를 만들었다. 원정 경기 때도 조금 더 일찍 나가 준비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각 구장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그만의 훈련법을 만들어 리그에 적응했다.

추신수는 내년 시즌 또 하나의 ‘교본’을 만들 수도 있다. 여러 각도에서 의미 있는 2022시즌이 추신수와 그의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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