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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카퍼레이드까지 부활시킨 KT, 이제는 ‘수원의 자랑’

KT 선수단이 지난 18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KT 선수단이 대대적인 우승 세리머니에 나선다. 한동안 사라진 카퍼레이드가 수원에서 부활한다. 창단 첫 우승의 현장을 함께 하지 못한 수원 팬들이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KT 구단은 “수원시로부터 카퍼레이드 제의를 받았다. 선수들의 일정을 맞춰야 하는 문제가 있어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월드시리즈 우승 팀 선수들이 오픈 카를 타고 손을 흔들며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과 축하를 받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야말로 추억의 한 장면이다.

주로 올림픽 영웅들이 금의환향 하는 장면에서나 볼 수 있었던 카퍼레이드는 프로야구에서는 2000년대 후반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06년 삼성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자축하며 대구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했고, 2008년에는 SK가 역시 2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인천 시내에서 시민들과 함께 축승회를 열며 카퍼레이드를 했다. 삼성과 SK 모두 프로야구 ‘왕조’로 군림하기 시작하던 시절 떠들썩하게 축하 행사를 했다.

2009년에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과 김태균, 이범호 등 당시 한화 소속 선수들이 대전시에서 오픈카를 타고 시민들의 환영을 받은 바 있다.

이 추억의 카퍼레이드가 10여 년 만에 KT를 통해서 부활하게 됐다.

수원시는 KT의 창단 첫 우승을 진심으로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 때와 마찬가지로 수원 시내 곳곳에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붙였다. 18일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직후에는 수원 시내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 ‘속보’를 띄우기도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한국시리즈가 열린 고척 돔을 찾아 우승 현장을 함께 했고 심야에 열린 축승회에도 참석했다. 야구단 유치 당시 약속했던 구장 리모델링과 25년 무상 임대 약속을 지키며 야구단을 적극 지원했고 창단 첫 우승을 내 일처럼 기뻐하고 있다. 구단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카퍼레이드까지 수원시가 먼저 제안하며 축하 행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창단 이후 꼴찌 설움을 겪던 KT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이어 올해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나 정규시즌 우승 확정도 대구구장에서 한 데 이어 수원에서 가을야구를 단 한 경기도 하지 못했다.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수원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함께 축하하는 의미있는 행사다. KT 야구단은 어느덧 수원의 자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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