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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리뷰] 복잡한 코딩을 레고로…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최근 코딩 수업이 그야말로 ‘열풍’이다.

게다가 IT기업마다 ‘억대 연봉’을 건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코딩 조기 교육 열풍은 더욱 거세지는 추세. 이에따라 많은 학부모들이 코딩 교육을 위한 사교육에까지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지만, 문과 출신인 내게 ‘코딩’이라는 분야는 여전히 생소한 단어다.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으니..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이미’ 코딩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이미’ 벽의 색을 구분해 방향을 임의로 바꾸는 로봇을 만들었으며, ‘이미’ 초급반을 넘어 중급반원들이 경쟁하는 경진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소식은,

아들이 갖고 놀던 그 레고가, 내가 갖고 놀던 레고와는 다른 ‘코딩’이 가능한 레고였고, 최근 신제품이 나왔으므로 그 것을 사달라는 ‘조름’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하아…, TV 속에 나오던 그 무심하다 못해 한심한 아빠가 바로 나 였던 것이다.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로 만든 ‘지게차’. 컴퓨터 코딩을 통해 지게차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가운데 부분 불빛의 색 및 밝기, 속도 등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뒤늦게 아들의 코딩학원을 검색해봤다. 이름부터 ‘레고 에듀케이션’. 그렇다. 교육기관이었다.

우선 이 학원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레고 브릭(블록)을 통해 코딩을 배울 수 있는 그런 교육 브랜드다. 유치 과정부터 초등 및 중등 교육의 학생들을 위한 종합적인 학습 시스템은 물론 방과후 프로그램과 대회를 통해 재미있는 체험식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장황한 설명이 나열돼 있었다.

쉽게 말해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코딩은 물론 엔지니어링, 스토리텔링, 문제해결 등을 배울 수 있는 제품. 요즘 흔히 말하는 창의융합 교육에 특화된 제품이라는 것이다.

아들이 집에서 갖고 놀던 그 레고는 ‘레고 마인드스톰 에듀케이션 EV3’이라는, 내가 이제야 다시 보고는 ‘엄청나게’ 신기하다고 생각한 레고로 지금은 이미 구형, 최근 출시된 신제품은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 부랴부랴 인터넷을 통해 주문한 뒤 다음 날 택배로 받고서야 이 레고의 진가를 알게 됐다.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 에센셜을 이용, 코딩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작품’은 수 백가지에 달한다.

박스에는 우선 초등학생(1학년~5학년) 대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돼있다. 449개의 레고 브릭을 색깔별로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2개의 트레이가 들어있고, 트레이 밑에는 레고 브릭을 포함한 지능형 허브, 모터, 라이트 매트릭스, 컬러 센서 등 다양한 하드웨어가 추가로 구성돼있다. 그리고 설명서를 열어 본 뒤 또 한 번의 큰 충격. 이 레고를 제대로 갖고 놀기 위해서는 집에 있는 PC에 전용 어플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코딩을 한다는 것. 블루투스와 USB케이블을 통해 연결할 수 있는데, USB 연결단자가 예전 마이크로 5핀 방식이라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글로벌 기업이니 그럴 수도… ’라는 생각과 함께 연결한 뒤 ‘코딩’에 들어가는 아들. 그리고 깨닳았다. 이 레고는 아들이 짠 그 코딩 프로그램 그대로 움직이는, 말 그대로 로봇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재미과 교육, 아빠에겐 감동까지 주는 레고였던 것이다.

코딩 작업 중인 아들. 내 기억 속 ‘외계어’가 가득한 코딩이 아닌, 아이콘을 이용해 아이들에게도 쉽게 코딩의 세계를 열어주는 직관적인 화면이 돋보인다.

어플을 설치했다. 설치과정부터 이미 아들의 능숙한 손놀림에 조금씩 우위를 뺐겼다. 어플 안에는 직접 학습할 수 있는 학습단원들도 소개되어 있는데, 학습 단원은 각 45분씩 7~8개 수업이 있는 5개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어 최소 한 달은 지루하지 않게 가지고 놀며 학습이 가능해 보였다.

이미 ‘EV3’를 경험해 본 아들은 금새 어플을 보고 따라하더니 ‘번쩍번쩍 풍차’를 뚝딱 만들어냈다. 이제 1학년인 동생도 합세해 코딩을 개시, 이것 저것을 바꿔보며 깔깔대며 웃는다. 둘이 함께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코딩을 하고, 또 그대로 움직이는 레고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는 내 얼굴에도 웃음이 묻어난다.

이 추세라면 밤을 꼬박 셀 듯. 내일 다시 하자며 레고를 치웠다.

거실에 불이 꺼진 이 시간, 내가 조용히 다시 컴퓨터를 켠다. 코딩이란게 이런 거 였구나.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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