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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의 ‘빅마우스’ 최정, 타격왕 도전하는 조건은? “양타로 해야”

SSG 최정. 연합뉴스

SSG 최정(34)이 변했다.

최정은 지난 29일 열린 2021시즌 KBO 시상식에서 가장 웃음을 많이 자아낸 선수였다.

타율 0.360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한 키움 이정후의 “홈런왕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발언에 올시즌 35홈런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최정은 “내년에는 타격왕을 하겠다”고 받아쳤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올시즌 개인 통산 400홈런을 넘긴 최정은 “처음에는 의식 안 했는데 기록 달성까지 3~4개 남긴 상황에서 구단이 이벤트 준비하려다가 나에게 걸렸다. 그 때부터 의식됐다”고 말해 다시 한번 좌중을 웃겼다.

최정에게 반드시 따라붙는 꼬리표인 최다 사구(몸에맞는공) 기록에 대해서는 “왜 많이 맞냐고 물어보는데 맞히는 사람에게 물어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꾸준한 OPS(출루율+장타율)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사구가 많아서 그렇지 않을까”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이날 행사의 진행자가 “최정 선수 정말 인터뷰가 많이 늘었다”고 감탄할 정도였다.

프로야구 선수들 중에서는 달변가가 많지만 최정은 이와는 반대의 성향을 가진 선수다. 오히려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 어려운 인터뷰이 중 하나다. 최정의 달라진 모습에 현장에 있던 취재진도 적지 않게 놀랐다. 최정은 시상식이 끝난 후 “이정후가 소스를 줘서 맞받아쳤다. ‘이 때다’ 싶어서 묻어가자는 생각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사구’ 질문에 대해서는 “저는 진심이다. 인터뷰 할 때마다 그 내용이 껴 있다. 그래서 물어보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이 기억하는 자신을 가장 많이 맞힌 투수는 올시즌만 따지면 LG 이민호다. 최정은 “이민호 투수가 몇번 맞혔다. 1회에만 두 번이나 맞았는데 그 때마다 맞아서 경기에 빠진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나보다 나이 많은 투수에게는 다 맞은 것 같다. 뭐만 하면 나한테 다 던지더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다면 최정은 타격왕에는 정말 도전할 의사가 있을까. 그는 “스위치 히터로 해봐야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실제로 최정은 2008년 타율 0.328로 자신의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당시 최정은 정석 스위치히터는 아니지만 언더핸드 투수나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만 좌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최정은 “그 때 좋은 기억만 가지고 접었기 때문에 자신감만 남아있다”며 웃었다.

이날 최정은 MVP 투표에서 104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MVP 수상자가 발표되기 전 시상식 전광판에 4위 오승환(삼성)과 5위 최정만 먼저 공개됐다. 최정은 “내가 후보에 있는지도 몰랐다. 사진이랑 같이 띄워주니까 멋있더라. 나는 내 사진만 보고 있었다”고 말해 다시 한번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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