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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채영 “동성애 연기? 정혜인 잘생겨 몰입됐어요”

사랑스러운 배우 이채영, 사진제공|싸이더스HQ

배우 이채영이 도전의 패를 꺼낸다. 영화 ‘여타짜’(감독 이지승)서 포커판에 뛰어들어 목숨까지 배팅하는 ‘미미’로 열연을 펼친다. 극 중 타짜 오자와(정혜인)와 동성 로맨스까지 펼친다.

“동성애 연기가 새로웠어요. 저도 모르는 내 안의 정체성을 발견한? 하하하. 농담이고요. 워낙 정혜인이 잘생긴 얼굴이잖아요. 감정 몰입이 어렵진 않았어요. 가족을 잃고 벼랑 끝에 있는 ‘미미’가 ‘오자와’와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약간의 동료애랄까, 자신의 모습을 ‘오자와’에게 봐서 그런 감정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그게 사랑이라면 사랑이었겠죠. 에로틱보단 애틋함으로 생각했어요.”

이채영은 2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여타짜’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소감부터 세고 섹시한 이미지에 대한 솔직한 생각, 배우로서 앞으로 욕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화통하게 털어놨다.

■“제 연기력 만족도요? 7.5점 줄래요”

그는 극 중 가족을 잃은 복수에 나서는 ‘미미’를 그만의 해석을 덧대 풀어냈다.

“제 연기와 영화의 완성도 모두 점수로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7.5점을 줄래요. 2.5점 만큼은 더 채울 게 남은 것 같거든요. 시간과 예산에 비해 즐겁고 재밌게 만든 건 뿌듯하지만, 감정선이 아쉬웠어요. ‘미미’가 가족을 잃고 도박장으로 가기까지 감정이 급해보여서요.”

‘여타짜’는 앞서 크게 흥행했던 ‘타짜’와 제목과 소재로 더욱 비교되기도 했다.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죠. ‘타짜’는 워낙 대작이고 모두가 사랑하는, 역사에 남을 만한 작품이니까요. 하지만 ‘여타짜’ 역시 원작 만화가 따로 있고 엄연히 다른 이야기라서 ‘타짜’와 바로 비교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여자가 주인공이고, 또 여러 면에서 다른 영화예요.”

원작 자체가 1990년대 정서라 선정적인 요소도 많았다.

“맞아요. 그래서 최대한 현시대에 맞게 풀어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렇지만 원작의 기본 캐릭터를 깨고 싶진 않아서 원작의 이야기 맛을 살리면서도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죠.”

평소 포커나 카드 놀이에 큰 관심이 없었던 터라 이번 작품을 위해 도박에 관한 공부도 이어갔다고.

“카드 게임을 전혀 몰랐어요. 공부를 해보니 새로운 세계더라고요. 내용을 알아야 영화의 긴장감을 살릴 수 있으니 열심히 공부했죠. ‘도박사’라는 책도 읽었고 실제 프로 포커플레이어들의 게임도 많이 모니터링했어요.”

실제도 카드 실력을 묻자 호탕하게 웃는 그다.

“프로 포커플레이어는 인내심과 두뇌가 엄청 뛰어나야 해요. 근데 전 인내심이 없거든요. 낮은 패를 가지고 있어도 상대에게 굉장히 높은 패인 것처럼 속이는 ‘블러핑’이란 기술이 있는데 담이 커야만 가능하죠. 포커페이스를 잘 해야하는데 전 안 되더라고요. 패에 따라 얼굴에 티가 나던 걸요. 소질은 없는 것 같아요.”

■“로맨스 연기 갈증 커, 저 사랑스럽다고요”

2007년 SBS ‘아들 찾아 삼만리’로 데뷔한 이후 늘 ‘섹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큰 키와 시원한 이목구비, 중저음 목소리가 한몫했다. 데뷔 초 섹시하다는 편견에 힘들었다는 과거 발언을 언급하자 “배가 불렀다”며 웃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제 이미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이제 36살인데 지금도 그렇게 봐준다면 ‘땡큐’죠. 어릴 땐 나름 ‘유교걸’이라서 섹시하다는 말에 막 혼란스러웠거든요. 그런데 지금 나이엔 섹시해도 되는 것 같아요. 원숙하고 깊은 매력을 섹시라고 표현한다면, 너무너무 가지고 싶은 이미지죠.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동안 악역 등을 주로 해오며 센 이미지가 쌓인 것에도 작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연기만 한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더라고요. 관객들이 저의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최선을 다해 만족시키는 것도 배우의 존재 의미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쌓아온 필모그래피 중 센 이미지도 한 부분이라 아쉽긴 해도 후회는 없어요. 앞으로 쌓아갈 제 이미지와 연기가 더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앞으로는 로맨스물에 출연하고 싶다고도 했다.

“정말 갈증나요. 짝사랑 말고 평범하게 상대에게 사랑받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못 해봤거든요. 저 실제론 애교도 많고 여성스러운 타입이라 사랑스러운데, 속상해요. 작은 것에 많이 행복해하고 행복지수도 높은 사람인데요, 그런 점도 엄청 사랑스럽지 않나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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