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연말특집 폭발하는 K-콘텐츠 ①]“K-열풍 ‘국뽕’ 아닌 ‘실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전 세계에 폭탄처럼 터진 ‘K-콘텐츠’ 열풍은 ‘국뽕’일까.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글로벌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과거에도 한국 아이돌 그룹과 배우를 중심으로 한 ‘한류’가 존재했으나 최근은 영화, 드라마, 먹거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K-○○’이라는 타이틀로 ‘K’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 미국 등 서양권 국가까지 널리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말하다.

이런 ‘K’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코로나 블루에서 세계인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안긴 그룹 방탄소년단(BTS), 세계적으로 OTT(동영상서비스플랫폼)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의 인기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K-드라마 열풍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한국 작품과 배우가 세계 최고의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되고, 외신은 연일 앞다퉈 K콘텐츠 열풍에 대해 다룬다. 세계인들은 ‘오징어 게임’ 에 등장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와 같은 한국 전통 놀이 문화를 따라하고 즐긴다. 막상 한국에서는 이런 상황이 ‘진짜’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이 현지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곧 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미국 LA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만난 로스앤젤레스 한국교육원(이하 LA한국교육원) 신주식 원장과 임소희 부원장은 “‘K콘텐츠’ 덕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접근도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임 부원장은 “비한국계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BTS”라고 했다. 이어 임 부원장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이용하는 시내 가장 큰 서점 및 음반 체인점에도 BTS의 코너를 따로 만들 정도다. 한인들 사이 인기가 아닌 현지인의 문화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LA 한국교육원 신주식 원장. 사진 김원희 기자

지난 9월 공개돼 세계를 발칵 뒤집었던 ‘오징어 게임’의 인기 또한 마찬가지다. “소위 말하는 ‘국뽕’은 아닐까 궁금하기도 했다”는 기자의 말에 신 원장은 “아니다. K콘텐츠는 10년 사이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로그램 개설 등과 관련해 업무 협의를 하러갈 때도 자연스럽게 BTS나 ‘오징어 게임’ 이야기를 하게 된다. 지난 10월 핼로윈 때 근처 고등학교에서 학생 모두가 ‘오징어 게임’ 코스튬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했다”며 실제 현지에서 ‘K콘텐츠’의 힘을 느끼고 있음을 증명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속 달고나 게임 장면(위)과 외국인이 길바닥에서 달고나 게임을 즐기고 있는 틱톡 영상 모습.

LA한국교육원은 남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등에 거주하는 한인청소년들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민족 자긍심을 고취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 교육부 설립기관이다. 이들은 미국 내 정규 학교에 한국어 과목을 개설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K콘텐츠는 눈에 띄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LA한국교육원이 공개한 LA한국교육원 관할 정규학교 내 한국어 과목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국어 과목을 운영한 학교는 41곳이었으나 2021년에는 74곳으로, 학생수는 4797명에서 8581명으로 늘며 7년 만에 큰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해와 올해는 팬데믹으로 인해 휴강이 많았음에도 2019년과 비교해 1000명 이상 수강생이 증가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임 부원장은 “정규학교 내 한국어반 개설은 중요하다. 교육과정으로 한국어를 배우게 되면 커서도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콘텐츠’ 열풍은 먹거리 등 한국의 다른 문화로도 번져가고 있다. 신 원장은 “학교의 비한국인 선생님들도 BTS나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많이 얘기 한다. 한국 마트에 가보면 장을 보는 현지인도 많다. 지난 22일에는 ‘김치의 날’이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인정한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태권도나 전통 공예 등의 강좌도 인기가 많은데,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워싱턴이나 타주에서 신청을 하는 학생들도 많다. 거리 제약이 줄다 보니 도리어 ‘K’ 열풍이 더 널리 퍼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