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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지 못했지만…전북이 잊지 않는 그 이름 ‘박지성’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가 지난 1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북 현대 제공

지난 5일 전북 현대를 K리그1 우승으로 이끈 김상식 전북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위원)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박 위원, 구단과 힘을 합쳐서 전북을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주어진 숙제”라고 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 위원을 구단 공식 어드바이저로 임명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박 위원이 전북에 합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이후 박 위원은 영국에서 받는 지도자 교육 때문에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전북을 꼼꼼하게 챙겼다. 하필 4일에 출국하는 바람에 우승의 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전북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박 위원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박 위원의 세심함에 놀랐다고 했다. 백 단장은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우리가 호텔을 따로 잡아주겠다고 했는데 거절하고 클럽하우스에서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지낸다”며 “선수들이 어떤 것을 먹는지, 어떻게 훈련하는지, 어떻게 쉬는지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김 감독과 소통을 잘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도 박 위원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어찌보면 김 감독 입장에서는 한국 최고 스타인 후배 박 위원의 존재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오히려 박 위원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으며 잘 공존하고 있다. 김 감독은 6일 통화에서도 “유소년이든 프로든 1~2년 안에 성과가 날 수는 없다. 자주 함께하는 것은 아니지만, 2박3일이든 3박4일이든 오면 파트별로 미팅을 많이 한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전북을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크다. 어떻게든 세계적인 클럽으로 나가게 도와주려는 마음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어제 우승하고 나서 ‘마음 고생이 많았을텐데 푹 쉬시라’고 연락이 왔길래 고맙다고, 같이 좋은 팀을 만들어가자고 답장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박 위원의 업무 초점은 프로보다는 주로 유소년 시스템 개선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물론,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한 전북 관계자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늘 질문하고 개선점을 제시한다. 때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도 전화를 해 리그 차원의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눌 때도 있다”며 “유럽식 스타일을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하려는 노력도 많이 한다. 평소 미팅을 하면 2시간 정도 하는데,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알차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영생고 훈련을 지켜보면서 퀸스파크레인저스(QPR) 유소년팀보다 개인 훈련을 덜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명석한 시어머니’를 둔 기분”이라고 환히 웃었다.

전북은 B팀을 구성해 다음 시즌부터 세미프로인 K4리그(4부리그)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전북 B팀은 23세 이하(U-23) 선수들이 주축이 돼 일종의 육성군 역할을 하게 된다. 주축 선수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은 전북은 세대교체 필요성이 늘 제기되고 있는데, 박 위원도 내년 시즌부터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김 감독에게 적극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과 박 위원의 내는 시너지 효과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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