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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토피아] 기온처럼 뚝 떨어진 소변줄기…혹시 급성요폐?

급성요폐_대동병원 비뇨의학과. 사진제공|대동병원

기상청은 성탄절을 하루 앞둔 금요일 오후부터 북극 한기가 밀려와 주말과 휴일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올 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제주 산간과 강원, 영동지역 등은 많은 눈이 예보되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케 하고 있다. 이번 한파는 다음 주까지 이어지고 이후에는 본격적인 삼한사온의 겨울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계절이면 응급실로 몰리는 환자들이 있다. 겨울철 대표적인 비뇨기계 응급질환인 급성 요정체 때문이다. 급성요폐라고도 불리는 급성 요정체는 방광에 소변이 꽉 차서 소변이 마려운데 나오지 않는 증상을 얘기한다.

성인 남성의 방광 용적은 보통 400∼500㏄ 정도이며 대부분 200∼300㏄ 정도 소변이 차면 대체로 소변이 마렵다고 느낀다. 그러나 소변을 볼 수가 없어 점점 방광에 소변이 차서 500㏄ 정도가 되면 방광이 늘어나 하복부 통증, 치골상부 팽만감이 생기며 심한 경우 심혈관계 항진이나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대부분 응급실로 향하게 된다.

급성 요정체는 남성들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이는 남녀 배뇨 기관의 해부학적 차이에 기인한다. 남성의 요도는 일반적으로 25∼30㎝ 정도로 여성의 요도보다 4∼5배 정도 길며 방광에서 나오는 전립선 요도는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대게 좁아져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하여 이 전립선 요도의 괄약근이 수축해 괄약근이 풀리지 않으면 소변이 나오는 길이 막혀 소변을 볼 수가 없다.

이외에도 외상으로 인한 요도손상으로 인해 소변을 못 보기도 하며 요도나 방광에 생긴 결석이 요도를 막아서 급성 요정체가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급성 요정체가 생긴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바로 병원으로 가서 정체되어 있는 소변을 배출시켜 주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밤이나 휴일이라면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방광에 소변이 많이 찰수록, 그로 인해 방광이 늘어난 시간이 길수록 방광 손상이 심해지며 회복도 오래 걸린다.

병원에 가면 가장 먼저 폴리 카테터라고 불리는 소변줄을 삽입하게 된다. 전립선 비대가 심하거나 요도 손상, 요도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소변줄을 삽입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치골상부에 구멍을 뚫어 바로 방광으로 소변줄을 넣는 시술을 해야 한다.

일단 이런 방식으로 소변을 배출시켜 주고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를 시작한다. 급성 요정체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요로감염, 요독증, 방광파열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급성 요정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전립선 비대의 치료는 대개 알파차단제나 5-알파환원효소억제제 같은 약물치료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급성 요정체, 방광결석, 신장기능 장애, 반복적인 요로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긴다면 반드시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방법은 경요도전립선절제술,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적출술(HoLEP)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덜 침습적인 유로리프트 같은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대동병원 비뇨의학센터 이영익 과장(비뇨의학과 전문의)은 “급성 요정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변 줄기가 약하거나 잔뇨감이 있거나 한참 기다려야 소변이 나오는 등의 전립선 비대 증세가 있으면 일찍 비뇨의학과를 방문하여 검사를 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라며 “겨울에 과도한 음주는 자제하고 콧물, 가래약을 복용해야 할 때에는 전립선 비대가 있는 분들은 꼭 고지하여 의사와 상의 후 약을 복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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