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활약하며 동점골의 발판이 되는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여기에 상대 선수 퇴장까지 이끌었다. 비록 팀은 승리를 놓쳤고 자신은 개인 최고기록이 무산됐어도 손흥민(토트넘)은 여전히 팀의 에이스로 존재감을 뽐냈다.
손흥민은 29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지난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19라운드에서 3-0 승리에 쐐기를 박는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것을 포함해 최근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던 손흥민은 이날 개인 최고기록인 정규리그 5경기 연속골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여전히 존재감을 뽐내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특히 0-1로 끌려가던 전반 39분에는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며 페널티지역까지 침투한 뒤 상대 수비수 모하메드 살리수의 파울을 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해리 케인의 동점골의 발판을 놨다. 이 파울로 경고를 받은 살리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까지 가져왔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브리안 힐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추가 시간에 다시 한 번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너무 높이 뜨고 말았다.
토트넘이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1-1로 비겨 아쉬움을 남겼지만,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킹 오브 더 매치(KOTM)’에 선정됐다. 이번 시즌 8번째 선정으로, 1위인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9회)와 차이를 1회로 좁혔다. KOTM은 팬투표를 통해 선정되는데, 손흥민은 1만7000여명의 팬이 참가한 투표에서 총 46.5%의 지지를 얻어 사우샘프턴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21.5%), 팀 동료 케인(16.1%) 등을 가뿐하게 제쳤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토트넘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득점 1위(8골), 슈팅 2위(40회), 출전시간 4위(1398분)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팀내 5위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케인, 루카스 모라 등 동료 공격수들이 고전하고 있을 때도 홀로 고군분투하며 팀을 이끌어왔다. 영국 축구전문매체 ‘풋볼 런던’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에게 팀내 최저인 평점 5점을 부여했다. 활약상과 비교하면 이해가 안가지만, “평소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보면 납득할만하다. 그만큼 평소 활약이 어마어마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손흥민은 29일 발표된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남자 선수에 선정됐다. 2013, 2014, 2017년에 이어 2019년부터 3년 연속 수상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최다 수상 기록을 6회로 늘렸다. 이날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된 지소연(첼시 위민)도 6회 수상으로 손흥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