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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도쿄, 2022년은 항저우…대표팀 젊은피로 판갈이?

이정후. 연합뉴스

2021년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에게 악몽같았던 한 해였다.

8월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은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6개 팀 중 4위에 그치면서 동메달조차 따지 못했다. 야구팬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긴 건 메달 획득 여부가 아니라 경기 중 보인 무기력한 플레이였다. 당시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야구계가 떠들썩할 때라 국가대표팀의 부진은 타격이 더욱 컸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휘청할 뻔한 위기였다.

1년만에 만회할 기회가 생겼다. 올해 9월에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한국 야구가 다시 가능성을 보여줄 때다.

이번 대회에서는 젊은 피에 기대를 건다. KBO는 지난해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각 팀에서 3년차 이하 24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대표팀의 세대 교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최근 염경엽 기술위원장을 선임하면서 대표팀 꾸리기에 속도를 높였다. 3월까지는 대표팀 감독도 결정날 예정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자란 ‘베이징 키즈’들에게 기대를 건다.

가장 선두에 나선 선수가 키움 이정후(24)다. 1998년생 이정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맏형’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로 관심을 모았던 이정후는 2017년 넥센(현 키움)의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를 밟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데뷔 첫 해인 2017시즌부터 3할 타율(0.324)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린 이정후는 해가 갈수록 성장했다. 2021시즌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했고 두자릿수 도루도 꾸준히 유지했다. 2021시즌에는 타율 0.360으로 타격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잘 안다. 그는 “20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선배들이 가셨던 길을 우리가 가야한다. 프로니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과 리그에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함께 쌍벽을 이루는 KT 강백호(23)도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야수다. 데뷔 첫 해인 2018년부터 ‘슈퍼 루키’로 관심을 모은 그는 2021시즌에는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투수 쪽에서는 기대되는 얼굴이 더 많다.

김광현, 양현종 등 좌완의 계보를 이을 선수는 도쿄 올림픽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던 KIA 좌완 이의리(20)다. 이의리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5이닝 3실점, 미국전에서 5이닝 2실점 등을 기록하며 호투를 펼쳤고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규시즌을 마친 후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우완 투수 중에서는 2021시즌 14승(7패)를 올리며 데뷔 3년차에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삼성 원태인(22)이 있다. 원태인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올림픽은 승선하지 못했지만 KT 소형준(21) 역시 유력한 대표팀 후보 중 하나다.

불펜 투수 자원 중에서는 이의리와 동기인 김진욱과 지난해 신인왕 경합을 벌였던 최준용(이상 롯데), 정우영, 이민호(이상 LG), KIA 정해영, 한화 강재민 등이 꼽힌다.

아시안게임은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국제 대회들이 줄지어있다. WBC는 2021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지면서 2023년 이후에 열릴 예정이다. 프리미어12도 뒤이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첫 단추인 아시안게임에서 젊은 선수들이 입지를 다져야 이어지는 국제대회까지 선전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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