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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백승호 권창훈 등 3명이 2경기 연속골...벤투 감독 애를 먹게 됐다

백승호가 21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몰도바전에서 프리킥을 차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카타르월드컵이 열리는 해. 월드컵 출전권 여부가 결정될 예선 막판. 유럽파에 밀려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한 국내파는 ‘확실한 한방’을 보여야 하는 순간이다. 이 때 귀한 기회를 살린 것은 김진규(부산), 백승호(전북)였다.

한국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33위)은 21일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릴 몰도바(181위)와 평가전을 4-0으로 승리했다. 김진규, 백승호가 전반 잇달아 골을 터뜨렸고 후반에는 권창훈(김천), 조영욱(서울)이 추가골을 보탰다. 아이슬란드전(5-1 승)과 몰도바전에서 잇달아 4골차 대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27일 레바논, 내달 1일 시리아와 맞붙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8전을 앞두고 사전 예열을 뜨겁게 마쳤다.

김진규는 거칠게 나온 몰도바를 상대로 전반 19분 선취골을 터뜨렸다. 김진규는 권창훈이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절묘하게 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에 데뷔한 아이슬란드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뒤 2경기 연속골. 역시 아이슬란드전에서 A매치 첫 골을 넣은 백승호도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백승호는 전반 32분 페널티지역 앞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시원한 골을 터뜨렸다. 몰도바가 벽을 다소 느슨하게 세운 틈을 뚫은 속사포 슈팅. 아이슬란드전에서 보여준 속사포 슈팅 못지않은 엄청난 파워와 스피드를 뿜어낸 대포알이다.

김진규·백승호은 중앙 미드필더로 2경기 연속으로 호흡을 맞췄고 2경기 연속골을 함께 넣었다. 지금까지 벤투호 미드필더 주전은 정우영(알사드), 황인범(루비카잔)이다. 터줏대감이 없는 사이 겁없는 국내파 활약이 대단했다.

권창훈이 21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몰도바전에서 후반 초반 골을 넣은 뒤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후반 2분에는 권창훈이 2경기 연속골 대열에 합류했다. 권창훈이 조규성(김천), 김건희(수원)과 패스를 주고 받으면 몰도바 진영을 깔끔하게 돌파한 게 돋보였다. 권창훈은 대표팀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측면 공격수로 번갈아 뛰고 있다.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번 최종 예선을 앞두고 최근 추가 선발된 이재성(마인츠)이 없는 사이 벤투호 측면 지배자는 권창훈이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최근 유럽파를 추가로 소집했다. 이들이 월드컵 예선에 앞서 대표팀에 합류하면, 지금까지 터키 훈련을 소화한 몇몇 국내파는 바로 귀국해야 한다.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 원톱 공격수 황의조(보르도), ‘중동파’ 정우영와 동명이인인 ‘독일파’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인범, 이재성과 포지션이 겹치는 국내파가 대상이 된다. 국내파들이 투쟁적이면서도 화끈한 경기력을 과시하자 벤투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벤투 감독은 바로 보내기는 아깝지만, 엔트리 문제로 함께 할 수 없는 ‘불운한’ 국내파를 결정하는 데 애를 먹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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