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자가격리→비자→이번에는 여권…코로나와 3년째, 또 구단들은 발 동동

두산이 여권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

2020년, KBO리그는 요동을 쳤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10개 구단 선수단이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덮쳤다.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해외 캠프를 마치고 선수단이 이미 귀국한 상태에서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의 2주 자가격리를 의무화 했다.

시범경기가 최초로 취소됐고 선수들이 국내에서 훈련하며 개막을 기다리는 동안 미국에 남아 훈련하고 추후 입국하려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격리 대상이 됐다. 집에 갇혀 어떤 운동도 할 수 없는 2주 격리는 큰 논란이 됐다. 구단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결국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30명 중 15명이 자가격리를 거쳤다.

2021년, 해외 이동길이 막히자 10개 구단은 전부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외국인 선수들은 자가격리 기간까지 더해 일찍이 입국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그러나 취업 비자가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됐고 각국의 비자 발급 절차가 대단히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기약 없는 비자 발급을 기다리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은 뒤늦게 캠프에 합류해야 했따. 구단들은 같이 마음을 졸였다.

2022년은 코로나19와 함께 개막을 준비하는 세번째 시즌이다. 이제 구단들도 웬만한 문제는 예상하고 캠프 합류에 문제 없도록 외국인선수들의 입국 절차를 서둘러둔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애로사항은 등장했다. 이번에는 여권이 문제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해놓고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여권 기한이 만료됐는데 고국인 쿠바에서 지난해 7월 일어난 반정부시위 여파로 국가 행정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쿠바 영사관에 신청해도 되지만 코로나19로 폐쇄된 상태다.

12월에 이미 재계약 합의를 마치고도 기약 없는 여권 발급을 기다리느라 두산의 외국인 타자 자리는 현재 공식적으로 비어있다. 일단 페르난데스는 2월3일 스프링캠프 시작은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두산은 최소한 울산으로 이동하는 2차 캠프에는 합류해야 시즌을 정상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대한 기다릴 계획이지만 페르난데스가 끝내 입국하지 못할 사태도 준비하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한화는 아예 사령탑이 오지 못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역시 여권이 만료됐다. 지난해 한국에서 신청해 11월30일 재발급 완료 사실도 확인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발급된 여권이 신청지인 한국으로 보내지는데 이 단계에서 막혀있다. 여권은 특수 서류로 분류돼 외교행낭에 담겨 한국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배네수엘라의 정치 상황이 쿠데타로까지 이어져 사실상 무정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미 발급된 여권을 두 달이 지나도록 받지 못하면서 수베로 감독의 스프링캠프 합류는 기약 없는 상태다. 한화는 사령탑 없이 캠프를 시작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