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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돌봄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그저 즐겁게 오래 머물다 가는 곳입니다

어느 날 센터에 온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랑 아빠가 일이 끝날 때까지 갈 곳이 없어서 여기에 와 있어야 한대요.”

아이의 말에서 부모님의 늦은 퇴근에 대한 속상함과 낯선 센터에 대한 불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 1학년이었던 아이는 지금은 3학년이 됐고, 귀가시간이 되면 엄마에게 전화해서 말합니다.

“엄마, 저 여기서 더 놀고 싶어요. 늦게 데리러 오면 안 돼요?”

철원군다함께돌봄센터는 아이들이 오래 머물고 싶은 센터가 될 수 있도록, 아동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돌봄교실 내에 ‘마음의 소리함’을 설치해 의견을 모아 월 1회 아동자치회의를 열어 아이들이 직접 프로그램과 놀이·규칙·간식 등을 결정합니다.

우리 센터에서는 독서와 놀이체육, 종이접기, 공예, 안전교육, 보드게임, 전통놀이 등 자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외부 강사를 활용한 과학·원예·미술·중국어·요리·음악 등을 비롯한 체험활동을 통해 아동들의 전인적인 발달을 돕고, 다양한 문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직영으로 운영되는 저희 센터는 이용료가 전액 무료입니다. 그 덕분에 학부모는 이용료 부담 없이 아이를 맡길 수 있고, 매일이 성장기라 잘 먹어야 하는 아이들에게도 넉넉한 간식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과 타인에게 생각을 바르게 전달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방식을 배워 갑니다. 아동들은 돌봄교실 구성원과 서로 소통하고 아동이 직접 의견을 내서 참여하고 선택하는 운영방식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동과 학부모는 센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족도와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2021년 다함께돌봄사업 우수사례공모전에 도전해 보았고,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이라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렇게 철원군다함께돌봄센터는 아동들이 오래 머물고 싶은 돌봄 공간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센터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요즘 아동들과 가장 많이 대화하는 시간은 간식시간입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간식을 들고,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씹는 아이들 모습에 센터는 늘 웃음이 넘칩니다.

며칠 전 한 아이가 “센터장님이 여기 사장님이에요?”라는 엉뚱한 질문을 했습니다. 아이는 이곳을 만든 사람이 궁금하다고 합니다. 저는 많은 어른들이 힘을 모아 너희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안전한 공간에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만든 곳이라고 답해 줬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그럼 그분들을 만나게 되면 큰절을 해야겠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함에 항상 큰 감동을 받습니다. 그 감동을 통해 오늘도 더 잘해 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저 아이들이 이곳에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머물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웃음처럼 참 예쁜 세상, 그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우리의 하루하루가 더 즐겁고 아름다워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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