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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배드앤크레이지’ 차학연 “피칠갑에도 즐거워. 김대명 선배님 만나고 싶어요”

tvN 드라마 ‘배드앤크레이지’에서 경찰 오경태 역을 연기한 배우 차학연. 사진 51k

그룹 빅스의 ‘엔’으로 더 많이 알려진 배우 차학연은 1990년생이라는 젊은 나이 그리고 연기겸업이 8년에 이르는 비교적 길지 않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고생을 자초했었다. 그가 전역 이후 51k로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출연한 작품만을 고려해 봐도 tvN 단막극 ‘더 페어’에서 살인을 생중계했다 도리어 고통을 당하는 살인범을 연기했고, ‘마인’에서는 재벌 3세지만 어린시절 친 어머니와의 이별을 경험한 후 고독하게 살아온 한수혁을 연기했다.

최근 막을 내린 ‘배드앤크레이지’에서는 그 강도가 더욱 올라갔다. 극중 소향파출소 순경으로 정의를 위해 범인을 잡지만 그 올곧은 성격 때문에 여러가지 일에 휘말리는 오경태를 연기했다. 후반에는 반부패 수사계 형사로 자리를 옮겨 팀원이 됐지만 고생길은 끊이지 않았다. 피칠갑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쉴 새 없이 맞거나 구르는 액션이 동반됐다.

하지만 정의를 부르짖는 인물들이 많았던 드라마에서 그 가치를 온몸으로 증명한다는 건 차학연에게는 큰 보람으로 다가왔다. 강직한 오경태는 차학연에게도 큰 버팀목이 됐다.

“경태는 진실된 올곧음에서 나오는 인간적인 매력이 빛나는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경태가 재선(차시원)에게 샌드위치를 얻어먹는 장면이나 미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재선에게 싸움을 거는 모습 등을 귀엽게 봐주셨는데 ‘그 상황에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경태의 모습을 어떻게 ‘호감이 가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tvN 드라마 ‘배드앤크레이지’에서 경찰 오경태 역을 연기한 배우 차학연. 사진 51k

하지만 그의 팬들이나 가족, 동료들은 계속 액션장면이 나와 몸의 고생을 하는 차학연의 모습을 안쓰러워했다. 그 스스로도 4회에서 도유곤(임기홍)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그를 잡겠다고 소리치는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사실 ‘터널’이나 ‘붉은 달 푸른 해’ 등의 작품을 하면서 구르거나 맞는 연기를 해본 적은 있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체력도 물론이지만 정신적으로도 지치지 않는 마음의 힘을 갖고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보강을 하는데 많이 중점을 뒀어요. 비록 막내형사지만 강단이 있는 인물이거든요. 그래서 강도높은 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저를 다졌죠.”

이 과정에서는 함께 호흡을 맞췄던 류수열 역 이동욱의 도움이 컸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살갑고 말도 많이 건네는 이동욱은 차학연이 감정적으로 힘든 장면을 찍거나 중요한 장면이 있으면 조용히 와서 다독여줬다.

“(이)동욱 형은 늘 현장 분위기메이커셨어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고 촬영에 들어가면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셨죠. 재선 역 시원 형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연기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재선과 경태는 가만히 있어도 웃긴다’는 댓글을 많이 봤는데 정말 환상의 호흡을 나눈 것 같습니다.”

tvN 드라마 ‘배드앤크레이지’에서 경찰 오경태 역을 연기한 배우 차학연. 사진 51k

2012년 빅스로 데뷔한 차학연은 2014년 MBC ‘호텔킹’의 노아 역으로 연기겸업을 시작했다. 그해 KBS2 ‘발칙하게 고고’에서 첫 주연을 연기했으며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부터는 훨씬 폭넓은 작품을 연기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런 그를 이제 가수로서 무대에서 보는 일은 더 이상 쉽지 않게 돼버린 걸까.

“평소 제가 가진 부분을 끄집어 내 극대화해 연기를 하고 칭찬을 들으면 그렇게 힘이 나더라고요. 가수 컴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무대활동보다는 연기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연기를 시작하는 아이돌 출신 후배들에게는 ‘기회가 온다면 그 상황에 일단 부딪쳐보라’는 응원의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가 함께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선배는 의외로 배우 김대명이었다. 그 인연은 차학연이 데뷔를 하기 전까지로 거슬러간다. 그는 데뷔 전 연습생 신분으로 김대명에게 연기를 배운 적이 있었고 둘이 살짝 ‘일탈’도 감행했다.

“김대명 선배님께서 회사 분들 모르게 영화 ‘스파이더맨’을 보여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미래에 대한 불확신과 걱정이 많은 때였는데 어느 때보다 격려와 위로를 받았습니다. 혹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다면 그날의 일을 기억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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