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드라마, 예능 등 전방위적 인기로 지구촌 한류 팬이 10년 새 17배나 늘어나 1억5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1 지구촌 한류 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재단이 재외공관 150여 곳과 협력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한류 팬은 116개국 1억566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12년(926만 명)보다 무려 17배 불어난 수치다. 집계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1억 명을 돌파했던 전년(2020년)보다 29% 급증했다.
각국 한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동호회 회원, 소셜미디어(SNS) 가입 회원, K팝 앨범 판매 사이트 가입자 등을 바탕으로 산출했다. 음악,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관광, 음식, 한국어, 미용, 문학, e스포츠, 전통문화, 웹툰, 태권도 등 주요 한류 키워드를 토대로 활동 회원 수를 집계한 뒤 이를 더한 것이다.
초기 한류 열풍을 이끌었던 아시아 지역의 한류 팬은 1억1575만 명으로 전년(9544만 명)보다 21% 증가해 성장세를 보여줬다.
연구진은 “일본의 혐한류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사태를 비롯해 코로나19 대유행 등 잇단 악재에도 급성장을 이뤄 한류 열풍 위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류 팬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곳은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미주 지역이다. 전년(1459만명)보다 무려 102% 증가해 2888만명으로 집계됐다.
미주 전체 동호인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을 비롯해 남미 한류 열풍의 중심인 아르헨티나, 페루 등에서 K팝 등 인기가 급상승한 덕분이다.
방탄소년단(BTS)은 빌보드 차트 정상권을 휩쓰는 등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8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K-드라마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아프리카·중동 지역은 전년(112만 명)보다 92% 급증한 233만 명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중동 지역은 인터넷 접근성이 낮고 문화·종교적으로 높은 진입 장벽 탓에 한류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가나, 팔레스타인, 카메룬 등 이번 집계에 새로 포함된 국가가 다수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2021년 963만 명에서 2020년 1056만 명으로 8.8%(93만명) 감소해 하락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