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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데뷔 첫 사극 강미나 “부모님이 제일 기뻐해. 매회 연락주셨어요”

KBS2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한애진 역을 연기한 배우 강미나.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배우 강미나가 KBS2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한애진 역을 맡아 ‘조선판 MZ세대’를 잘 소화해냈다. 누구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양반가문에서 무남독녀 귀한 딸로 자랐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이 분명하다. 하기 싫은 것은 ‘생긴 대로 사는 일’이다. 여자니까, 양반댁 규수니까 자유롭지 못한 일은 싫다. 하고 싶은 것은 ‘잘 생긴 낭군 만나기’다. 극 초반 주인공 4인방 중 가장 외곽을 전전하던 그는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극의 중심을 파고들어 결국 왕세자 이표(변우석)과 혼인 세자빈으로 오른다.

하지만 세자는 왕위에 뜻이 없다. 그 역시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살아가는 일을 꿈꾸는 자유 영혼일 뿐이었다. 드라마의 마지막회 한애진은 이표와 함께 금강산 유람을 떠나면서 어릴 때부터 품어왔던 소원을 이룬다. 정치적인 이유로 금주령이 내려졌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한애진은 가장 톡톡 튀는 인물이었다.

“모두 다 ‘조선판 MZ세대’라는 별명을 붙여주시더라고요. 이건 작품을 하면서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중 하나였어요. 연모하는 마음,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을 꿈만 꾸는 게 아니라 실천을 하는 아이였죠. 올바른 부분에서 실천하는 게 멋있고 공감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한 애진도 초반에는 말썽을 부린다. 직설적인 성격에 심지어 도벽까지 있었던 것이다. 강미나는 대본을 받고 이 설정이 제일 궁금해 황인혁PD에게 계속 물었다.

KBS2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한애진 역을 연기한 배우 강미나.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작품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 고민이 있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무언가를 계속 훔치는 설정이었어요. 사실 올바른 행동은 아니잖아요. 그 부분을 어떻게 하면 미워 보이지 않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대본 연습 때부터 감독님께 여쭤봤는데요. 결국 틀에 갇혀 살았던 아이가 틀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일탈행위였다고 이해하게 됐어요.”

가장 큰 고민은 사극을 처음 하는 자신만 현대극처럼 대사를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었다. 그는 “하지만 다행이 잘 어울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강미나가 드라마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강로서 역을 맡은 이혜리라는 존재 였다. 이혜리는 걸스데이 출신으로 걸그룹 선배였을 뿐 아니라 서울공연예술고 5년 선배였다. 이혜리는 10년차에, 강미나는 6년차에 걸그룹 도중 연기를 병행했다.

“언니가 고등학교 선배신 것도 나중에 알았어요. 기술적으로 많은 부분을 알려주셨던 것 같아요. 저는 현장을 대하는 기술이 부족하니까 제가 잘 나오게끔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예를 들자면 ‘너는 카메라를 이쪽 시선으로 보면 더 예쁘게 나올 것 같아’하는 말씀이었죠.”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자 지인들의 반응이 남달랐다. 특히 강미나 부모님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강미나의 부모님은 그의 출연시간을 기다려 ‘본방사수’를 하고 주변에도 많은 자랑을 했다. 직접 느껴지는 피드백도 열기가 달랐다.

KBS2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한애진 역을 연기한 배우 강미나.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부모님이 진짜 진짜 좋아하셨어요. 원래 사극을 좋아하셨거든요. 매회 끝날 때마다 ‘딸, 오늘은 어땠어 저땠어’ 이야기를 해주셨죠. 심지어 ‘그거는 왜 그런 거야’하고 줄거리에 대해 물어보시고, 제가 궁에 가게 되는 설정이 있다고 하니까 ‘궁에는 언제 가니’하고 연락을 해주셨어요. 부모님이 기뻐하시니 저는 기분이 좋았죠.”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것은 배우가 가진 특권이자 모든 배우들의 바람이다. ‘프로듀스 101’ 첫 시즌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를 통해 입지를 다지는 기간, 연기는 조금씩 그가 품어온 소망이었다. 비록 아이오아이도 끝나고 이후 결성해 활동했던 걸그룹 구구단의 활동도 2020년 끝났지만 연기에 몰입할 수 있는 지금, 춤과 노래에 대한 아쉬움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어느 정도 상쇄되고 있다. 당분간 무대를 그리워만하기로 결정한 그는 20대 초반으로서의 열정을 연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박보영 선배님을 정말 좋아해요. 배우로서 멋있으셔서 작품을 많이 찾아봤어요. 특히 ‘오 나의 귀신님’을 열심히 봤는데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을 편집 없이 ‘원 컷’으로 간 장면을 봤어요. 그 감정을 하나로 유지해 연기하는 모습에 반했었죠.”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도 MZ세대답게 그에게는 올가미로 작용하지 않는다. ‘내가 잘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내가 잘 하면 되지 않을까’ ‘그게 상관이 있나?’ 척척 웃어넘긴다. 배역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2022년 스물넷이 된 강미나의 가장 큰 바람이다.

“애진이는 그 추진력에 있어서는 부러운 친구였어요. 그렇게 원하는 금강산을 가게 됐지만 또 뭘 원하게 될지 궁금해요. 그 의지 굳히지 말고 늘 힘내라고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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