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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영부터 정성룡까지, 아시아 무대에서 적수가 된 한국 선수들

작년 9월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울산 현대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에서 각 팀의 골키퍼인 조현우(왼쪽)와 정성룡이 승부차기 준비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라이언시티에는 김신욱만 있는 게 아니었다. 김도훈 라이언시티 감독은 대구FC에 맞서 또다른 ‘코리안 카드’ 송의영을 꺼내들었다.

대구FC는 18일 태국 부리람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안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차전에서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라이언시티(싱가포르)에 0-3으로 완패했다.

대구의 ‘경계 1호’ 대상은 라이언시티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신욱(34)이었다. 198cm의 장신인 김신욱은 2015년 K리그1 득점왕을 수상했고, 2012년과 2016년 ACL 우승 경험도 있는 베테랑 골잡이다. 가마 대구 감독은 17일 기자회견에서 “김신욱은 좋은 선수다. 나도 대표팀에서 그와 함께한 적이 있다. 김신욱은 키도 크고 강하기 때문에 마킹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상을 깨고 김신욱은 18일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2020년 울산 감독 시절 울산을 ACL 우승으로 이끈 전적이 있는 김도훈 감독은 ‘한국계 싱가포르인’ 송의영(29)을 내세워 대구를 압박했다. 이날 경기에서 송의영은 전반 21분 헤더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라이언시티의 승기를 꽉 쥐었다.

송의영은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라이언시티의 전신인 홈 유나이티드 때부터 10년 넘게 활약중인 싱가포르의 축구 스타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홈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싱가포르 프로생활을 시작한 송의영은 2021년 싱가포르로 귀화했고, 그해 11월에는 키르기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싱가포르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송의영은 ACL 조별리그 1차전인 우라와 레즈와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12분밖에 경기를 뛰지 못했다. 싱가포르 현지 매체인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송의영이 김도훈 감독으로부터 대구FC전 선발 출전 소식을 전해듣고는 “‘빅 게임’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대구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송의영은 스트레이츠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김신욱을 대신하는 건 큰 역할이기에 더 노력하고 있다. 잠들기 직전까지 그 역할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지 그려 봤다. 그게 득점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울산 현대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의 ACL 조별리그 1차전은 ‘전현직 국가대표 수문장’의 맞대결이었다. 전직 국가대표 정성룡(37)은 2016년부터 가와사키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현직 국가대표 조현우(31)는 울산의 골문을 지켰다. 두 수문장은 작년 ACL 16강전에서도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울산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덕에 3-2로 이겨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이날 전반 21분 레오나르도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이어가던 울산은 후반 49분 가와사키의 코너킥 상황에서 조현우가 제대로 잡지 못한 공을 구루마야 신타로가 그대로 차 넣어 1-1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울산과 가와사키는 27일 조별리그 5차전에서 다시 한 번 정면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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