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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대세는 복합장르…‘코믹’ 한 방울 필수

tvN 수목극 ‘살인자의 쇼핑목록’ 포스터. 사진 tvN

지난 27일 첫 방송된 tvN 새 수목극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원래 영화로 기획되던 작품이었다. 연출자부터가 영화 ‘탐정:리턴즈’ ‘미씽:사라진 여자’ 등을 연출한 이언희 감독이었다. 수사물의 논리와 스릴러의 흥분이 있었던 이 작품에는 주인공 이광수, 김설현, 진희경 등이 선보이는 코믹 연기 역시 섞여있었다. 과거에는 이 같은 복합장르는 스크린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드라마로도 만들 만 했다. 결국 이 작품은 8회짜리 미니시리즈로 편성됐다.

5월을 맞아 안방에는 다양한 새 드라마들이 선을 보였다. 다채로운 장르와 분위기를 갖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코미디’를 요리 끝 마지막 요리에센스를 넣듯 넣어 감칠맛을 더했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세 작품이나 비슷한 전략을 택해 5월을 맞이하는 방송사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스릴러와 수사물에 코믹을 가미했다. 작품은 평범한 한 동네의 마트를 중심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매번 낙방하는 슈퍼사장의 아들 안대수(이광수)가 특유의 비상한 기억력을 바탕으로 동네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마트 영수증에서 찾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tvN 금토극 ‘별똥별’의 포스터. 사진 tvN

살인사건은 혈흔이 낭자하고, 주요 용의자로 마트의 직원들이 떠오르지만 이광수 특유의 코믹연기가 도처에 가득하다. 여기에 입도 거칠고 행동도 거침없는 여자친구이자 지구대 순경 도아희(김설현)와 아들을 챙기지만 ‘센 언니’의 기질을 가진 마트사장 한명숙(진희경)이 끼어들면서 코믹의 판은 커진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22일 첫 방송된 tvN 금토극 ‘별똥별’은 로맨스의 정서에 오피스물의 골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코미디를 잊지 않았다. 드라마는 대형 연예기획사를 배경으로 스타들의 뒤치다꺼리에 골몰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애환(?)을 담았다. 그중에서 뼈대는 대외적 이미지는 좋지만 대내적으로는 까다로운 성격의 톱스타 공태성(김영대)와 소속사 홍보팀장 오한별(이성경)의 로맨스다.

여기에 드라마는 무엇이든 직업이 되면 고달픈 직장인들의 어려움을 전하는 오피스물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예계의 시스템을 보여주되 유머를 잊지 않는다. 앞서 공개된 1~2회에서 홍보팀의 팀원들이 ‘그랜드캐년’을 ‘그랜드개년’으로, ‘고고학자’를 ‘고자’로 보도자료에 잘못 기재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정민, 윤병희, 서이숙, 김슬기 등이 다채로운 성격을 가진 연예인들로 분해 재미를 준다.

MBC 주말극 ‘지금부터, 쇼타임!’의 포스터. 사진 MBC

박해진 주연의 MBC 주말극 ‘지금부터, 쇼타임!’도 비슷하다. 카리스마를 가진 마술사 차차웅(박해진)과 열혈 순경 고슬해(진기주)의 귀신 공조 수사극을 천명한 드라마는 영적인 현상을 다루는 오컬트물의 분위기에 수사극의 뼈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엔 최검 역 정준호, 남상군 역 정석용, 마동철 역 고규필, 강아름 역 박서연 등 귀신으로 분하는 연기자들의 코믹연기가 재미를 배가한다.

영화의 스케일, OTT의 자본과 장르극 디테일과 상대해야 하는 지상파, 케이블의 드라마로서 코미디는 필수불가결의 무기라는 분석이 일치한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연출한 이언희PD는 “친근한 동네에서 일어나는 스릴러를 구상하다보니 일상적인 사건을 위해서 코미디가 필요했다”면서 “일상 속에서 친근감과 긴장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복합장르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SBS 금토극 ‘어게인 마이 라이프’, MBC 금토극 ‘내일’,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 역시도 기본장르는 다르지만 코미디의 요소를 일정지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복합장르의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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