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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리뷰] 퍼펙트로 몰리다 잡은 ‘한번의 찬스’, 두산은 놓치지 않았다

12일 고척 키움전에서 6회 결승타를 친 두산 안재석. 두산 베어스 제공

키움 선발 정찬헌의 5회까지 피칭은 완벽했다. 안타와 4사구 1개 없는 퍼펙트 피칭. 정찬헌의 특유의 칼날 제구가 보더라인 좌우 곳곳을 찔렀다. 5회까지 투구수도 고작 40개에 불과했다.

정찬헌의 아트 피칭에 홀린듯 끌려다니던 두산이 12일 고척 경기에서 처음으로 베이스에 주자를 내보낸 것은 6회였다. 두산 선발 박신지의 역투로 그래도 균형을 맞춰가던 가운데 6회 선두타자 신성현이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 나갔다.

도무지 올 것 같지 않았던 한번의 찬스. 두산 벤치는 바로 움직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루주자 신성현을 불러들이면서 1군 야수 가운데 가장 발이 빠른 조수행을 대주자로 내세웠다.

다음 타자로 나온 8번 안재석은 희생번트 자세를 잡았다. 그러나 위장이었다. 조수행은 초구에 바로 2루를 훔쳤다. 1사 2루가 아닌 무사 2루를 만든 가운데 정찬헌이 급작스럽게 흔들리며 볼카운트 3-0가 되자 두산은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이어진 볼카운트 1-3에서 안재석은 정찬헌의 140㎞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쳤고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경기의 선취점은 두산의 차지가 됐다.

1점이 필요한 찬스에서 대주자로 출전이 잦은 두산 조수행.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은 9번 정수빈의 1루 라인 안쪽 번트 안타, 1번 안권수의 중전안타로 다시 무사 만루를 만들며 ‘큰 일’을 낼 것처럼 쾌조의 페이스를 보이던 정찬헌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두산은 키움 마운드에 좌완 이승호가 올라온 가운데 페르난데스의 2루수 앞 땅볼이 병살타로 이어졌지만 그 틈에 1점을 더 내 2-0으로 달아났다.

두산은 올시즌 경기당 야수 기용이 가장 많은 팀이다. 전날까지 매경기 평균 12.91명을 썼다. 양석환과 김인태 등 주력선수들이 빠져 있는 가운데 경기 중후반 1~2점 싸움을 위해 대타와 대주자, 대수비 기용이 잦다.

이날도 두산은 빈약한 공격력을 보였지만, 많지 않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세를 잡았다. 2-1로 앞서던 8회초에는 선두타자 정수빈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든 찬스에서 안타 없이 추가점을 냈다. 두산은 9회말 수비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김휘집에게 우중간 2루타와 실책으로 무사 만루로 몰려 1점을 빼앗겼지만 8회 추가점 덕분에 3-2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볼넷 4개를 얻었지만 3안타만 치면서 3득점을 냈다. 기름 짜내듯 쥐어 짜서 필요한 점수를 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뒤 “야수들이 상황에 맞는 움직임으로 필요한 점수를 뽑아냈다”고 말했다. 또 고척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것을 두고 “이번 시리즈에서는 선수들 모두 집중력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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