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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네모즈랩 전수진 대표 “음반에 테크 더한 네모 앨범, 글로벌 음반 플랫폼 도전”

네모 앨범 제작사 인터뷰

네모즈랩 전수진 대표.

세상 어디라고 ‘오징어게임’이 아닌 곳이 없다. 음반 시장도 마찬가지다. 뾰족하게 날이 선 경쟁 속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둥그런 음악 세상을 꿈꾸는 이가 있다. ‘△’난 세상에 ‘□앨범’이 ‘○’ 글로벌 음악 시장에 도전장을 낸 네모즈랩의 전수진 대표가 그다.

세상음악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초기 디지털 음원은 복사, 전송에 제약이 없어 불법 유통 문제로 큰 논란이 있었지만, 반면에 그런 특징에서 오는 사용의 편리함은 CD. 테이프, LP등 전통적인 음반 매체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 디지털 음원의 비중은 점차 높아갔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를 맞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반면 전통적인 음반 시장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장하는 만큼 시장의 파이를 내줘야 했다. 2010년대 들어 스트리밍 서비스가 큰 폭으로 성장하며 음악 시장의 주류가 되자 전통적인 음반 사업은 사양 산업 취급을 받으며 제조, 유통하는 업체들도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라질 줄 알았던 음반들이 몇 년 전부터 다시 팔리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한국 음악 시장에서만 5700만장의 앨범이 판매됐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다시 성장하는 음반 시장에 전통적인 음반처럼 물리적인 매체에 스마트한 기술을 더한 새로운 형태의 앨범이 출시됐다. 제작자인 네모즈랩의 전수진 대표는 “네모 앨범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음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 네모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 까?

네모앨범 이보람.

- 네모 앨범은 기존 음반에 ICT기술을 접목시켰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떻게 네모 앨범을 만들게 됐나?

“SM엔터테인먼트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면서 아티스트 음악을 마케팅하고, 제휴하고, 직접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 CD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 여러 가지 기술을 검토했는데, 실제로 상용화되기는 어려웠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의 제품은 상용화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도체 가격이 충분히 내려왔고, 기술도 발전했다. 음반 시장이 성장하는 분위기도 그렇고 때와 흐름,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 네모 앨범이 CD와 다른 것은 무엇인가?

“지금 시대의 CD는 불편하다. 바로 들어볼 수 없다. CD 플레이어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니아들, 팬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원한다. 그래서 여전히 CD가 많이 팔린다고 생각한다. 네모 앨범은 기존 CD가 가진 한계들과 팬들의 니즈를 한 번에 해결하고자 했다. 소장이 주는 즐거움과 가치에 ICT 기술로 스마트함을 더했다. 예를 들어 CD는 음원 밖에 담을 수 없지만, 네모 앨범은 영상, 이미지 등을 제약없이 담을 수 있다. 또한 우리는 12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역시 CD에서는 할 수 없는 서비스다.”

네모플레이어 이보람.

- 12개 언어로 서비스를 하는 이유가 있나?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POP을 고려해 수출을 염두에 둔 것인가?

“그렇다. 네모 앨범과 네모즈 앱은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 현재 우리 네모즈 앱 회원도 국내 유저보다 글로벌 유저가 더 많다. 언어의 장벽 없이 글로벌 유저가 이용할 수 있는 앨범,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다. 우리는 한국 회사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된 음반을 만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네모즈 앱을 통해 고정된 지면에서 벗어나 확장된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컨셉이다. 네모 앨범은 15~60g 정도로 CD보다 훨씬 가볍고 부피도 작아 유통, 보관 등 물류에 유리하다. 또한 10~50%까지 관세가 부과되는 CD와 달리 관세율 0%로 수출에 크게 유리하다. 기획사의 선택에 따라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완전히 종이로 된 네모 앨범도 제작할 수 있어, 최근 ESG이슈에도 부응할 수 있다. 때문에 환경을 의식하는 소비 트렌드에도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네모앨범 저스트비.

- 어떤 앨범이 출시될 예정인가?

“우리는 아이돌 앨범 외에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장르의 음악을 네모 앨범으로 발매할 것이다. 네모 앨범은 소량으로 출시하는데 제약이 없다. 조만간 인디 밴드들과 클래식 연주자들의 음악이 네모 앨범으로 출시된다. 우리는 음원으로만 출시하고 앨범으로는 발매하지 않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앨범도 출시할 예정이다. 네모 앨범은 규모가 크든, 작든 아티스트와 그를 응원하는 팬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네모즈랩 홈페이지(nemoz.io)에서 다양한 파트너의 제안을 받고 있다.”

- 네모 앨범은 각 앨범마다 고유의 키 값이 있어 이것으로 정품인증을 받는다. 그래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앨범’ 이라고 소개하는데, 이건 요즘 화두가 되는 NFT와 같은 건가?

“NFT와는 다르다. 앨범마다 고유한 값이 있어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것은 같지만 NFT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 토큰이다. 네모 앨범은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음반에 고유의 값을 넣은 것으로 차이가 있다. 앨범마다 적용된 고유 값은 NFC와 우리가 독자적으로 적용한 네모 코드를 사용해 정품으로 인증받는 키가 된다. 이를 통해 세상에 하나 뿐인 나만의 앨범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앨범, 포토 카드 등 실물을 소장하는 즐거움과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품 인증을 통해 이런 기쁨이 배가될 것이라 확신한다.”

- 네모 플레이어라는 전용 플레이어가 있는데 이건 무엇인가?

“네모 플레이어는 네모 앨범을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쓰기 위해 만들었다. 네모 앨범에 있는 네모 카드를 꽂으면 곧바로 플레이어에서 앨범의 음원이 재생된다. CD플레이어나 턴테이블 같은 전용기를 사용하는 느낌을 낼 수 있다. 네모 카드를 꽂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네모즈 앱에서 네모 플레이어와 연결해 들을 수 있고,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 마지막으로 네모즈랩과 네모 앨범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의 올해 목표는 100만장의 네모 앨범을 출시하는 것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전용 플레이어인 네모 플레이어를 올해 하반기 상용화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음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네모즈 플랫폼 안에서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아티스트 혹은 개인이 직접 앨범 콘텐츠를 구성하고 네모 앨범을 발행할 수 있는 SaaS형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확장해 네모즈 플랫폼에는 네모 앨범 외에 네모 북, 네모 비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가 자리잡게 될 것이다.”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음반사업이 음반을 소유하고 굿즈처럼 소비하는 흐름을 타고 부활했다. 네모즈랩의 전수진 대표는 “점점 성장하는 음반 시장에서 ICT 기술을 입힌 네모 앨범이 새로운 음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 KPOP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음반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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