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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어게인 마이 라이프’ 김재경 “이제부터 제 롤모델은 ‘이준기’입니다”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서 김한미 역을 연기한 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사람은 오랜 시간을 거쳐 서서히 변하기도 하지만 어떠한 일을 계기로 단번에 바뀌기도 한다.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로, 지금은 배우라 불리는 일이 더욱 익숙한 김재경도 이러한 경험을 했다. 그에게는 아무리 생각해도 최근 출연한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이준기의, 이준기에 의한, 이준기를 위한 작품이었다.

김재경은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서 이준기를 만난 후로 자기관리의 방법도, 배우고 싶은 무술도, 촬영현장에서의 바라는 모습도 모두 바뀌었다. 그는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만나고 더욱 식단관리를 열심히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며, 주짓수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촬영장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뿜어내야 한다고 느꼈다. 그는 마음을 먹으면 하고 마는 성격이다. 단지 소속사의 선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준기는 김재경에게 큰 변화의 단초가 됐다.

“촬영 내내 즐거웠어요. 이준기 선배님의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 현장이 끝이 나면서 다시는 갈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을 정도예요”

그가 연기한 김한미 캐릭터는 이준기가 연기한 김희우의 조력자다. 과거 학창시절 ‘일진’이라 불리며 공부보다는 일탈을 꿈꾸던 인물이었지만 열심히 사는 희우에게 감화를 받아 그 역시도 꿈을 꾸기 시작한다. 억압적인 가정환경을 벗어나 기자로서 진실을 파헤치는 일을 하기로 한다. 그는 기자가 된 이후에도 희우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서 김한미 역을 연기한 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원작 소설이나 웹툰이 있어요. 대본연습 2~3일 전에 캐스팅이 돼서 감독님께 ‘원작을 읽어올까요’라고 물었는데 감독님께서 ‘원작의 한미보다 조금 단단해진 사람이 됐으니 대본을 읽고 너만의 한미를 구축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일진 출신이니까 반감이 없이 희우를 도와야 하는 모습이 뜬금없이 보이지 않게끔 차근차근 서사를 쌓아가자고 생각했습니다.”

김재경이 이준기에게 도움을 받은 것은 여러가지다. 우선 김재경은 나무엑터스 소속으로 이준기의 소속사 후배다. 이준기가 워낙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연기를 잘 하고, 특히나 액션연기에 도가 튼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김재경의 롤모델은 메릴 스트립이고 나문희였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기점으로 ‘이준기’로 바뀌었다.

“드라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희우가 굉장히 많은 분량을 차지해요. 당연히 촬영을 해야 하는 양도 많죠. 하지만 뵐 때마다 에너지가 넘치시고, 쾌활하고, 유쾌하셔요. 당연히 연기도 훌륭하셨죠.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선배님과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연기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묻어났어요.”

그러한 사례는 많다. 이준기의 식단 이야기다. 김재경도 몸 관리를 위해 탄수화물을 끊는 식단을 1년 정도 하다가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어 포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준기는 연기를 시작한 이후 줄기차게 이러한 식단을 이어오고 있다. 액션 연기를 위해서 몸이 무거워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김재경이 그 모습이 신기해 비결을 물었더니 “연기를 위해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서 김한미 역을 연기한 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연기적으로도 편하게 모든 걸 표현하세요. 제가 예전에 선배님이 나오셨던 ‘보보경심 려’를 재밌게 봐서 그 안 왕소 역의 날카로운 캐릭터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희우로서 마주친 이후 편한 모습을 뵀어요. 자연스럽게 상대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김재경이 이준기를 유심히 본 것은 액션이었다. 김재경도 몸을 멋지게 쓰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이준기는 자신의 액션 못지않게 카메라의 앵글도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액션을 잘 하고 싶은데 어떤 운동을 해야 할 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물었다. 그랬더니 주짓수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드라마의 촬영에서 드문드문 나오는 휴식일에도 이준기는 주짓수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런 인생을 저도 고민하긴 해봤는데, 저 정도 노력하고 연기를 사랑해야 이준기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김재경이 배우로서의 목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09년 가수로 데뷔한 그는 2012년 JTBC 드라마 ‘몬스터’를 기점으로 배우 겸업을 시작했다. 레인보우의 활동이 뜸해진 이후에는 2016년에는 아예 배우 전문회사인 나무엑터스로 옮겨 배우로 활동 중이다. 한창 연기에 빠져들고 있는 시점이다. 친구들과 좋아하는 ‘마블’의 영화를 봐도 영화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저 배우가 저 장면에서는 어떤 감정을 끌어올렸을까’하며 분석하기에 여념이 없다.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서 김한미 역을 연기한 배우 김재경. 사진 나무엑터스

“처음 연기를 해보고 재미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단 하나만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물을 담아내고 나이도 달라지니 끊임없이 도전하는 입장이 되더라고요. 오늘의 나, 내일의 나가 다르고 새로운 삶을 매번 배역으로 사는 것이 재미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돼 너무 좋았어요. 할머니께서 드라마 애청자신데 유독 이번 작품을 재밌게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보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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