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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주접이 풍년’ 남진, 영원한 오빠와 소녀 팬...이제는 가족

KBS2 방송 캡처

‘주접이 풍년’ 오빠 남진과 주접단을 영원하다.

3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주접이 풍년’에서는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남진과 그의 주접단이 출연했다.

이날 58년째 덕질 중인 주접단과 58년 만에 처음 팬과 방송하는 남진은 녹화 전 미팅에 직접 등판했다. 그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잖아. 팬들이 주인공으로 나오잖아. 50년 이상 된 팬들인데 그냥 노래를 하는 건 의미가 없다”라며 스튜디오를 특별하게 꾸몄다.

이태곤은 주접단 앞에 남진 ‘님과 함께’를 내레이션으로 달콤하게 속삭였다. 이어 장민호가 등장해 남진 ‘파트너’를 커버해 팬들을 흐뭇하게 들었다. 장민호는 노래가 끝난 후 “너무 좋아했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동원이랑 함께 불렀던 ‘파트너’라는 노래다. ‘모르리’ ‘저리 가’ ‘내 영혼의 히로인’ 남진 선생님 노래를 진짜 많이 불렀다”라고 전했다.

팬들의 부름을 받고 한걸음에 등장한 남진은 주변을 둘러보다 “뭐 때문에 이렇게 해놨어? 그냥 오빠 자리만 있으면 되는데. 가수 소개할 때 전설, 가왕. 너무 오버하는 거 같다. 오빠 소리 하나면 모든 것이, 나의 가수 데뷔부터 지금까지 담겨있다. 나는 지금도 가요계 오빠의 원조라는 말이 큰 보람과 자부심이 있다. 영원한 오빠가 나한테 최고다. 친동생 같다. 벌써 50년이 된 팬들인데.. 같이 늙어가네요”라며 미소 지었다.

남진 편에 특별한 주접단 1세대 개그맨 엄영수가 등장했다. 40여 년 지기로 함께한 소감으로 그는 말을 엄청나게 쏟아내 폭소케 했다. 남진 공연이나 팬들만의 특징을 묻자 엄영수는 “남진 슈퍼스타쇼는 중후하다. 그리고 상당히 포근하게 다가간다. 그 함성 밑에 팬들이 열광한다. 관객이 스타고 남진이 관객이다. 관객을 스타로 만든다”라고 극찬했다.

또 다른 주접단 케플러 김채현은 21세다. 천상계 대선배 남진에 김채현은 “실제로 만나 뵌 적은 없다. 할머니가 엄청난 팬이시다.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할머니가 데리고 가라고 했다. 70세가 넘으셨다”라고 전했다.

주접단 남진 스타일리스트는 “1세대로 활동할 때다. 남진 선생님의 최초의 스타일리스트자 가요무대를 오래 했다. 가수 중에는 남진 선생님 외에 김수희 선생님, 김용임, 유지나 언니”라고 설명했다.

이때 문이 열리고 유지나가 깜짝 등장했다. 출연한 이유로 그는 “스타일리스트가 저의 스타일링도 담당한다. 그런데 남진 선배님이 우선이다. 제가 너무 서운 하다. 때로는 저한테도 기회를 줄 수 있는데 안 주셔서 한마디 하려고 나왔다”라며 반대석에 앉았다.

KBS2 방송 캡처

덕질 50년이 넘는 세 자매의 집 안에 남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박물관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희귀 자료가 많다는 세 자매는 LP는 100여 장, 출연 영화 비디오테이프, 직접 제작한 남진 영화 포스터, 현수막을 소개했다.

사진도 약 1,000장이라 밝힌 세 자매는 신문 스크랩 앨범까지 공개해 박미선을 감탄케 했다. ‘가수왕 남진’ 역사책은 지금 구할 수 없는 책이다. 자매는 “박물관 오픈할 때 기증해야죠. 잘 가지고 있다가 기증해서 팬들이 공유할 수 있게. 그때를 위해 소중히 간직했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과거 자료를 보던 중 첫 팬클럽 모집 공고문이 등장했다. 자매는 “팬클럽 가입하면 배지가 있어서 달고 다녔다. 우리가 최초로 팬클럽 창단한 거 맞죠?”라고 말했다.

남진은 “우리나라 팬클럽은 이때가 처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1971년 국내 최초 리사이틀 공연을 한 남진은 “우리나라 리사이틀이 첫 공연이었다. 그걸 만들어준 사람이 황정태 PD다”라고 설명했다.

팬 영상에 선글라스를 낀 유지나는 “불만인 게 뭐냐며 22세기에 LP판을 갖다 놓고 있는 거야?”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그는 “세월이 흐르면 팬이 바뀌지 않냐. 저한테도 올 수 있고 민호 씨한테도 갈 수 있고”라며 질투를 터트렸다.

50년 소녀팬은 ‘주접이 풍년’에 서운한 게 있다며 “제 생각에 첫 주인공은 남진 오빠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찌 다른 분 다 나오고 22회까지 끌고 왔는지 너무 서운했다”라고 팬덤 시초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남진은 최초 팬클럽 창단, 최초 팬미팅, 최초 리사이틀 공연 기록을 남겼다. 당시 덕질 방법으로 50대 소녀팬은 “당시 인터넷도 없지 않았냐. 충무로 스카라 극장 맞은편에 오빠 팬클럽 사무실이 있었다. 거기 출근하다시피 해서 갔다. 방송국이 1번이면 방송국에 간다. 끝나면 택시 불러서 오빠 차 다음 스케줄을 따라갔다”라고 전했다.

50년 소녀팬은 돈 모으기 힘들었던 학생 시절에 “동생이 월급을 타 오면 관리해준다고 가져가서 그걸로 오빠 보러 다녔다. 모자라면 그때 매혈이라는 게 있었다더라. 피를 팔아먹는 거다. 적십자 병원에 전화했는데 안 된다더라. 많이 울었다”라며 엄청난 애정을 보였다.

부천에 살고 있는 팬이 등장하자 남진은 “부천댁이구나. 집에 가서 신랑도 보고 가족도 다 만났다”라며 미소 지었다. 당시 18세였던 사연자는 자신보다 7세 많은 오빠가 남진 콘서트 표를 구했다고 가자고 해 따라갔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을 보고 나왔더니 시간이 통행금지가 됐다. 집에 못 들어가서 그냥 같이 밤을 지내게 됐다”라며 아찔한 사연을 공개했다.

KBS2 방송 캡처

전담 스타일리스트는 남진과 일한 지 17년 됐다. 그 전에는 남진이 스스로 스타일링을 했으나 전담 스타일리스트를 만나면서 앞머리도 생기고 젊음을 유지하게 됐다. 그는 “원래 멋지고 잘생기셔서 저희가 특별히 뭘 해도 변화는 없으실 거 같지만 약간의 스타일링을 해주면 신경을 쓴 느낌이 난다”라고 전했다.

유지나는 전담 스타일리스트에 “워낙 가수들에게 인기가 많다. 공연, 행사는 미리 섭외해야 하는데 로또다. 남진 선배님이 있으면 선배님 먼저 해준다고 하니까 안 된다. 그냥 쟤는.. 제가 디너쇼를 12월 24일에 잡아놨다. 남진 오빠가 스케줄이 있으면 못 한다길래 3월에 미리 예약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11월에 전화 와서 남진 오빠가 12월 24일에 스케줄이 생겨 못 온다더라. 그래서 ‘미친 거 아니니?’라고 물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남진보다 수당을 많이 준다는 유지나에 폭소한 남진은 “순서가 있는 법이지”라고 말했다. 전담 스타일리스트는 “선생님과 저와의 인연은 50년 된 팬분들에게도 사랑을 저도 받고 있다. 남진 선생님 메이크업, 헤어, 의상을 봐드리는 일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으나 유지나가 질색하며 선글라스를 껴 웃음 짓게 했다.

팬들이 남진 영상에 빠져있던 남진은 무대 뒤에서 등장할 준비를 마쳤다. 영상이 끝나고 남진이 등장해 ‘오빠 아직 살아있다’를 불렀고 팬들은 흥을 불태웠다. 팬들에게 전하는 자신의 마음인 ‘오빠 아직 살아있다’에 남진은 마음을 가득 담아 리듬을 타며 춤을 췄다.

팬만 모시고 방송하는 건 처음이라는 남진은 감사함을 전했다. 박미선은 “남진 씨 나오니까 너무 얼굴이 소녀가 됐다. 앞에 계신 어머님도 너무 좋으신 거 같다”라고 말했다.

40년 생이라는 팬은 남진 무대에 “노래도 잘하시고 얼굴도 남자답게 멋지게 생겼다. 웃는 모습이 제일 매력적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한편 검은 기운을 풍기며 앉아있던 반대석 유지나는 남진에게 “선배님 사랑해요. 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죠? 제가 여기 나온 건 순전히 전담 스타일리스트 때문에 나온 거다”라고 해명해 웃음을 안겼다.

익숙한 주접단에 남진은 엄영수를 가리키며 “제가 잘 모시는 분이다. 여기 올지 몰랐다. 다른 프로그램 녹화하러 온 줄 알았다. 콘서트에 항상 함께 한다”라고 말했다.

엄영수는 남진이 행사비를 잘 주냐는 물음에 “남진 선배님은 다른 물건을 줘 본 적은 없고 매니저 님이 출연 전에 과분하게 챙겨주신다. 특히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챙겨주신다”라고 밝혔다.

KBS2 방송 캡처

21세에 데뷔한 김채현에 남진은 “나도 그때 했다. 그런데 어제 같아. 세월이 이렇게 빠를지 몰랐다. 지금도 공연을 하면서 객석을 보면 팬들이 앉아있는데 외모는 세월이 갔지만 저를 바라보는 표정은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가지고 있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그는 “그 사람에 감동이 오고 힘이 나는 거다. 저도 나이가 있어서 힘이 많지 않다. 그러나 팬들 눈빛과 사랑에 힘이 온다”라고 말했다. 11kg을 감량한 남진은 “음식 조절, 운동으로 빼서 훨씬 힘이 난다. 호흡이 편해지니 여유로운 거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해주셔서 여기 있는데 그분들에게 실망을 줄 바에는 무대에 안 나오는 게 낫다. 그런 마음으로 감량했다”라고 밝혔다.

남진은 팬들을 위해 녹화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며 스페셜 무대를 예고해 다음 주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KBS2 예능프로그램 ‘주접이 풍년’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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