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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니만 믿는 토트넘 동료들, 기분 좋은 걱정 가득한 손흥민

손흥민이 4일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 행사에서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제가 한국에서 대단한 사람인 줄로 알더라고요. 고민이 크네요.”

방한을 앞두고 있는 토트넘 동료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손흥민(30)의 푸념이다. 물론 진심이 아닌 농담이다.

손흥민은 4일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아디다스가 주최한 ‘손 커밍 데이’ 행사 도중 소속팀 토트넘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미소부터 지었다. 오는 13일 K리그1 올스타와 대결하는 토트넘은 10일 선수단 전체가 입국한다. 손흥민은 “너무 설렌다. 한국 팬들에게 대표팀의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의 손흥민을 보여드릴 기회라 특별하다. 정말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으로는 자신만 믿고 있는 동료들이 살짝 부담도 되는 눈치다. 손흥민은 “동료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대단한 사람인 줄 알고 맛있는 식당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곳에 데려가 달라는데 걱정이 된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래도 손흥민은 이번 시즌 자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등극을 도와준 동료들을 생각하면 뭐든 잘해주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득점왕과 관련해 손흥민이 들려준 ‘미담’만 들어도 그런 마음이 충분히 들만하다.

손흥민은 “시즌 최종전에서 전반에 2-0 리드를 잡은 뒤부터 정신적으로 흔들렸다.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아서 혼자 조급했다”며 “그 때 교체로 들어온 루카스 모라가 ‘득점왕 차지하게 해줄게’라고 했다. 내가 한 골 넣고 나서 들어온 스티븐 베르흐바인도 ‘한 골 더 넣게 해줄게’라고 얘기했다. 사실 나랑 경쟁 관계에 있는 선수들이라 그런 마음을 갖기 쉽지 않을텐데도 나를 도와주겠다고 해서 너무 고맙고 기뻤다”고 회상했다.

또 “감독님도 개인 수상을 챙겨주는 분이 아닌데, 최종전을 앞두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하면서 동시에 쏘니(손흥민의 별명)가 득점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 에릭 다이어는 아예 한 달 전부터 내가 골을 넣을 때마다 멀리서 뛰어와 골든 부츠(득점왕 트로피)가 내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차이가 많이 나서 무슨 소리냐고 했는데 점점 격차가 줄어드니 동료들이 더 설렜다”며 껄껄 웃었다.

남의 일을 자기일처럼 좋아해주는 것을 보며 행복했다는 손흥민은 토트넘 동료들이 빨리 한국에 오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은 “한국에 왔으니 계산은 전부 내가 한다”고 했다. 손흥민이 동료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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