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양의지, 헬멧 그라운드에 패대기치려다 말아…왜

지난달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양의지가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프로야구 NC와 한화의 3연전 첫경기가 열렸다. 양팀 투수들의 호투 속 경기는 7회까지 0-0, 팽팽한 접전이었다.

8회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NC 4번타자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섰다. 양의지는 이날 세 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첫번째와 두번째 타석 모두 플라이 아웃됐고, 세번째 타석은 몸에 맞는 볼이었다.

경기 후반 집중하고 있던 양의지는 볼카운트 1-2에서 한화 투수 강재민의 바깥쪽 시속 143㎞ 투심 패스트볼을 좋은 타이밍에 쳐냈다. 타구는 유격수와 2루 사이로 빠져나가는 안타성이었다. 그러나 한화 유격수 하주석이 빠른 발로 타구를 잡아냈고, 한 바퀴 돈 뒤 1루로 깨끗하게 송구했다. 하주석의 호수비에 안타를 빼앗긴 것이다.

1루 베이스를 밟고 아쉬워하던 양의지는 공수 교대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하주석과 눈이 마주치자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던지려는 동작을 취했다. 하주석이 양의지의 동작을 보고 미소 지었고, 양의지 역시 웃음을 보였다. 이어 두 사람은 서로의 어깨를 툭 치고 각자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양의지가 이같은 동작을 한 이유는 이날이 일명 ‘헬맷 패대기 항의’로 징계를 받았던 하주석의 1군 복귀전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하주석은 지난달 16일 롯데전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방망이와 헬멧을 내던지며 거친 항의를 하는 바람에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날 18일 만에 1군 경기에 나섰다.

한화 하주석이 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하주석은 올 시즌 한화의 주장이다. 팀이 어려운 시기에 주장으로 팀에 도움은커녕 자신의 감정적인 행위로 팀을 더 어렵게 만들었던 하주석은 이날 반성하는 듯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6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하주석은 2회 첫타석 직전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홈 관중들을 향해 100도가량 허리를 숙이는 ‘폴더 인사’를 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뒤에는 투수 구창모의 초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5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를 쳐냈다.

타석에서 4타수2안타로 팀내 유일한 멀티히트를 기록한 하주석은 0-0으로 연장에 접어든 10회 수비에서 아쉬운 실책을 범했다.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권희동의 깊은 땅볼 타구를 잘 잡았지만, 송구가 짧았다. 1루수 김인환이 포구하지 못했고, 권희동은 2루까지 진루했다. 하주석의 실책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1루수의 포구가 다소 아쉬웠다.

이 실책이 결국 실점의 빌미가 됐고, 한화는 한 점을 내주고 말았다. 하주석은 10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만회하려 했지만 2루 땅볼에 그쳤고 한화는 0-1로 패하며 5연패를 기록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