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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 수고하셨습니다”…KT의 안영명 은퇴식, 한화 선수단도 나선다

안영명(38)은 지난 6월 KT에서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2003년 데뷔한 안영명이 20년의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팬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자리, 마지막을 함께 한 KT 후배들은 물론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함께 한 한화 후배들이 함께 한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전에서 안영명의 은퇴식을 연다. 안영명의 친정 팀인 한화와 경기하는 날이 안영명의 공식 은퇴식일로 결정됐다.

은퇴식의 주체인 KT 구단은 안영명의 활약상을 담은 히스토리 영상과 선물을 준비했다. 그런데 이 은퇴식을 위해 한화 선수단도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선수들이 뜻을 모아 ‘이글스 안영명’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을 액자로 제작했다. 신인 시절부터 베테랑이 되어 뛰었던 2020년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은 추억들을 담았다. 절친한 후배 장민재의 제안에 선수들이 모두 흔쾌히 뜻을 같이 모아 액자를 제작했다. 한화 구단도 그간 갖고 있던 안영명의 사진 자료들을 제공했다.

2003년 한화에 1차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안영명은 선수 생활 20년 중 17년을 한화에서 뛰었다. 트레이드 돼 KIA에서 뛰었던 2011년 한 해를 제외하고 선수 생활 대부분을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2020년 시즌을 마치고 방출되면서 한화와 작별했고 KT와 인연을 맺었지만 한화 후배들은 안영명을 남의 선수로 생각하지 않았다.

안영명의 6년 후배인 장민재는 “형이 은퇴한다고 해서 은퇴식을 하게 되면 우리가 뭔가 선물을 해드리고 싶어서 선수들한테 물어봤다. 형과 같이 선수 생활을 해본 투수는 이제 (김)민우, (김)범수 정도까지인데 모두가 흔쾌하게 동의했다”며 “항상 조언도 많이 해주고 운동이면 운동, 생활이면 생활, 흠 잡을 데가 없는 선배다. 그 형이 뭐라고 하면 다 아무 말도 못하는 그런 존재라서 우리 팀 투수들이 영명이 형한테 애정이 강하다. 그래서 팀 떠날 때도 정말 많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늘 성실하게 운동하고 후배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좋은 말도 해주는 안영명은 KT로 이적해서도 후배 투수들의 마음을 얻었다. 은퇴를 결정하고 구단에 전달한 날, 투수들이 한 데 모여 일종의 송별회를 열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에 KT는 시즌 중 은퇴한 안영명을 선수 출신으로는 유례가 없는 선수단 심리 상담 트레이너로 두고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장민재는 5일 만나게 될 안영명을 향해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고. 아픈 팔로 지금까지 이렇게 던지고 은퇴했으니 이제는 아무 근심 없이 즐기면서 제2의 인생을 화려하고 더 멋있게 사시면 좋겠다. 그래도 야구는 잊지 말고. 야구 발전을 위해 더 멋진 선배가 되어달라”고 새로운 출발을 축복했다.

5일 열리는 안영명의 은퇴식은 1년 여를 함께 하고도 그 진가를 알아본 KT 구단과 선수단의 선물이다. 아끼는 선배를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한화 후배들의 마음까지 더해지면서 안영명은 어떤 선수보다도 따뜻한 은퇴식을 선물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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