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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그건 아마 ‘주원’의 잘못은 아닐거야

넷플릭스 새 영화 ‘카터’ 공식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

■편파적인 한줄평 : 그러니 ‘카터’ 감독이 사과해, 우리가 화내지 않도록.

날아드는 총알과 폭탄 속 우리의 소중한 132분도 날아갔다. 그 끝엔 허탈감과 짜증만 남는다. 그건 아마 주연인 주원의 잘못은 아닐 거다. 주원의 노력을 조악한 방법으로 사용한 정병길 감독의 잘못이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 ‘카터’(감독 정병길)다.

‘카터’는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주원)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과정을 담은 액션물이다. 주원이 7년만에 선택한 영화였지만, 괴작으로 남게 됐다.

이 영화의 장점은 딱 하나다. 주원이 해낸 다양한 액션시퀀스다. 대중목욕탕, 싸구려 모텔에서 비행기, 헬기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공간에서 맨몸, 총기 액션 등을 그 혼자서 너끈히 소화해낸다. 첫 장면에선 눈을 붙잡는 데에 성공하지만, 그 힘이 20분을 채 넘기지 못한다. 헐겁다 못해 너덜너덜한 이야기와 센스없는 연출력 때문이다.

그러니 ‘1.5배속 시청’과 ‘중도하차’를 허하라. 겉만 화려할 뿐, 질 낮은 ‘짜깁기’식 이야기들이 보는 이를 괴롭힌다. 좀비물에 남북공조, 미스테리, 부성애까지 제멋대로 섞는데, 보는 이도 손쓸 새 없이 이야기가 망가진다. ‘B급’이라는 수식어도 아깝다. 주원과 의리로 보거나 개연성 따윈 필요없이 액션신만 화끈하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마저도 안타까울 수 있다.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공개라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도 하게 된다.

시종일관 롱테이크 촬영기법(하나의 쇼트를 길게 촬영하는 것)을 지향했으나, 대체 왜 그랬는지 이유를 확인할 수 없다. 예술적이지도, 대중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지루해질 뿐이다. 목적 없는 연출 방향에 보는 이를 붙잡는 힘이 있을리 없다. 특히 ‘DMZ 바이러스’ 전염자들이 달려들 땐 피식 웃음마저 터진다.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퍼지는 ‘살풀이’ 장단의 BGM은 정말이지 뜬금없다. 이럴 거면 BGM을 삭제하는 게 나을 뻔 했다.

주원의 노력에 보는 이까지 한숨이 난다. 이럴 줄 알았으면 힘을 좀 아껴도 되지 않았나 싶다. 넷플릭스서 스트리밍 중.

■고구마지수 : 4개

■수면제지수 :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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