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번엔 골대 대신 골, 이강인의 화려한 부활

이강인 / 마요르카 홈피 캡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누비는 이강인(21·마요르카)이 화려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그가 성인 무대 도전 5년차인 2022~2023시즌 첫 도움에 이어 첫 골까지 쏘아올리며 또래 선수들과 비교를 거부했던 ‘슛돌이’로 돌아왔다.

이강인은 2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라요 바예카노 원정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소속팀 레알 마요르카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측면 미드필더로 많이 뛰었던 이강인은 이날 투톱으로 출격해 골문에 더 가까워진 효과를 봤다. 그는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골킥이 상대 수비의 머리에 맞고 흐른 것을 과감하게 달려들면서 잡아채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강인은 지난 21일 레알 베티스전에서 단짝인 베다트 무리키의 헤딩골을 도운 데 이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로 상승세를 입증했다. 이강인은 베티스전에서 종료 직전 프리킥 찬스에서 골대를 때리기도 했는데, 그 아쉬움을 풀어내는데 성공한 셈이다. 이강인이 프리메라리가에서 득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레알 마드리드전 이후 처음이자 통산 4번째였다.

이날 이강인은 포지션은 공격수로 바뀌었지만 후반 28분 라브레스와 교체될 때까지 본업인 공격 전개까지 도맡았다. 실제로 그는 이날 키 패스 2회와 패스 성공률 81%(21개 중 17개)를 기록해 자신의 장점을 입증했다. 덕분에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이 선정하는 최우수선수(MOM)에 이름을 올렸다. 축구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이강인에게 무리키(7.35점)에 이어 팀 내 2번째로 높은 평점 7.31점을 매겼다.

이강인의 활약상은 코소보 출신의 장신(194㎝) 공격수 무리키와 절묘한 호흡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가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할 때마다 무리키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고, 반대로 무리키가 만들어낸 공간을 파고드는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강인 스스로도 과거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볼 소유 시간을 줄이고, 수비에선 과도하게 거친 플레이 대신 효율적인 압박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 시즌보다 좋은 활약을 펼칠 준비가 끝났다”는 그의 다짐대로다.

개막 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경기마다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이강인을 향한 현지 평가도 바뀌고 있다. 패배했던 베티스전 직후 스페인 매체 ‘아스’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찬사를 보낸 데 이어 유럽 5대리그 주간 베스트일레븐에 뽑혔을 정도다. 첫 승리를 이끈 이날 경기에선 마요르카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의 움직임이 한결 자유로워졌다. 이강인은 우리 팀에서 가장 재능이 넘치는 선수”라면서 “항상 이강인에게 레알 마요르카에서 중요한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준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달라진 이강인이 9월 A매치(코스타리카·카메룬)에서 태극마크를 되찾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라 이번 축구대표팀 소집 여부가 본선 참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전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과 같은 활약상을 계속 보여준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