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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함’→‘유연함’···LG 라인업은 계절의 흐름을 탄다

류지현 LG 감독. 연합뉴스

류지현 LG 감독은 정규시즌 100경기를 넘긴 이후로 점차 선발 라인업 구성에 유연함을 더하고 있다. 류 감독 스스로 선발 라인업 구성 단계에서 여러 데이터와 컨디션 지수 등을 살피며 이호준 타격코치, 노석기 데이터분석팀장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정규시즌이 막바지 승부처에 가까워지자 전보다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LG는 28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에 약세인 홍창기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반대로 강세인 이형종을 앞서 내세웠다.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된 지난 30일 잠실 NC전에서는 홍창기를 다시 리드오프로 복귀시키며 또 한번 변화를 주려고 했다. 최근 LG 라인업은 때때로 ‘생물’처럼 움직이고 있다.

류 감독은 라인업에 대한 소신을 담을 얘기를 몇 가지 전했다. “전체 시즌을 움직여가는 라인업과 승부처에 들어가 변화가 필요할 때 라인업은 다를 수 있다. 타순 짜는 접근법이 어느 정도 다를 수 있다”는 얘기였다.

시즌 초반 그리고 중반까지는 그해 팀의 골격을 만드는 과정일 수 있다. 필요 이상으로 라인업을 흔들지 않으려는 이유다. 올해의 경우, 외국인타자의 초반 부진과 이탈 속에서도 견고한 라인업을 구축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문성주와 문보경 같은 새 얼굴들이 미래가 아닌 현재의 전력이 됐다.

류 감독은 서서히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공감하고 있다. “시즌 종반 경기수가 얼마 남지 않을 때나 단기전에선 그때의 컨디션을 들여다볼 테고, 좋은 페이스에 좋은 기운의 선수를 살피며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이 시즌 종반으로 접어들며 한가지 굳게 믿고 있는 것은 한 시즌을 치르며 자리 잡은 ‘팀내 뎁스’다. 큰 탈 없이 선수층이 차곡차곡 쌓여간 끝에 상황별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류 감독은 이에 “감독 입장에서 고마운 점은 변화를 필요할 때, 또 변화를 줘야 할 때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라인업 접근법도 어쩌면 계절 따라 다르다. 일종의 농사와 같다.

봄에 뿌린 씨앗을 여름에 한껏 키워낸 뒤 가을에는 수확한다. 가을의 수확물을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다. LG 라인업도 말하지면 계절 흐름을 탄다. 최적의 조합,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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