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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키시 선배&약속 지킨 안우진···쓰러지던 키움을 일으킨 최강 원투펀치

키움 에릭 요키시(왼쪽)와 안우진. 연합뉴스

에릭 요키시(33)는 지난 14일 시즌 10승째를 거둔 뒤 안우진(23·이상 키움)과 올시즌 개막 전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서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해보자는 약속이었다.

요키시는 “올해 내가 커리어하이를 찍을테니 너도 같이 커리어하이를 기록해보자고 했다. 그러면 골든글러브를 받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안우진이 정말로 많이 성장해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2018년 고졸신인으로 입단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던 안우진은 지난해 완전히 선발로 뛰었고 올해는 본격적인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리그 에이스급 투구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요키시는 2019년 키움에 입단하며 KBO리그에 데뷔했다. 1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황금값의 외국인 선수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한 KBO리그에서 요키시는 4년차인 올해 처음으로 몸값 100만 달러를 넘긴 ‘가성비 갑’의 외국인 투수다. 입단은 안우진이 먼저지만 야구선수 경력은 훨씬 많은 ‘선배’ 요키시는 올시즌 팀의 국내 1선발이 될 안우진과 원투펀치가 될 각오에 격려와 다짐을 나눴고 안우진은 실제 그 약속을 이뤄냈다.

요키시는 지난 2년 동안 키움의 외로운 에이스였다. 입단 첫해였던 2019년에는 당시 ‘에이스’로 불리고 있던 제이크 브리검과 나란히 13승씩을 거뒀고 최원태가 11승을 거둬 ‘10승 트리오’로 출발했으나 이후 지난해까지 2년간은 두자릿승수는커녕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도 요키시밖에 없었다. 올해 안우진이 국내 에이스로 완전히 일어서면서 키움은 위력으로는 구단 사상 최강의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2014년에 28승을 합작한 앤디 밴헤켄(15승)과 라이언 피어밴드(13승)가 있었지만 투구 내용과 팀을 지탱하는 힘은 올해 요키시-안우진 듀오가 더 강력하다.

15일 현재 안우진은 평균자책 2위(2.09), 요키시가 3위(2.23)를 달리고 있다. 투구 이닝에서도 안우진이 2위(172이닝), 요키시가 4위(169.1이닝)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서는 둘이 나란히 21차례씩 기록하며 리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둘은 전반기에 상승세를 탔던 팀이 후반기 들어 불펜 난조와 타격 침체로 급강하하면서 나란히 승수를 쌓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안우진은 8월3일 11승째를 거둔 뒤 4경기 연속 QS 이상의 투구를 했지만 승리하지 못했고 요키시는 7월23일 삼성전에서 8승째를 거둔 뒤 6경기 연속 이기지 못하다 9월 들어 2승을 보태며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키움은 8월말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위에서는 밀렸지만 3위 싸움에서는 조금 앞선 채 마지막 순위싸움을 하고 있다. 불운 속에서도 강하게 버텨준 원투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그 30번째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6번째로 4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은 요키시는 “KBO리그가 나와 잘 맞았던 것 같다. 안우진,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 등 어린 선수들과 함께 나도 성장한 것 같아 자랑스럽다”며 “2019년 아쉽게 우승 기회를 놓쳤다. 다시 향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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