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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판다 외교’ 재개한 속내는? (The Roundtable)

아리랑TV

12일 아리랑TV에서 방송이 된 ‘The Roundtable’ 23회는 중국의 판다 외교를 주제로 진행자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과 최현진/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다양한 진단에 나섰다.

2020년 한국에서 자연 번식으로 처음 태어난 푸바오가 지난 3일 마지막으로 관람객을 만났다. 중국과 맺은 협약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에 짝짓기 적령기가 되는 시기에 맞춰 돌려보내는 것이다. 푸바오가 다음 달 중국으로 돌아갈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의 판다 외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최근 판다를 돌려받은 미국과 스페인에 다시 한 쌍을 보내기로 하는 등 ‘판다 외교’를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판다는 중국 중남부 지역에 서식하는 고유종으로서 1975년 발효된 워싱턴 조약에 따라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로 지정돼있다.

전세계 판다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있는 중국은 해외 반출하는 모든 판다에 대해 임대계약을 맺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돌려받고 있다. 이를 외교와 연관지어 활용하면서 붙여진 명칭이 판다외교다. 시간이 흐르면서 판다외교의 이면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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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최근 미국과 갈등이 지속되자 올해까지 미국 내 모든 판다를 회수하겠다고 했고, 스페인의 판다 5마리는 지난 2일 한꺼번에 반환시켰다. 그러다가 돌연 미국과 스페인에 판다를 보내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판다는 상징적인 힘을 갖고 있으며 중국은 판다의 매력을 활용하고 상대국 국민들에게 호감을 얻으려고 한다” 며 “판다 외교로 미·중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다는 세계 동물원에서 명물이자 ‘흥행 보증 수표’로 귀한 대접을 받지만 판다를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중국은 판다를 대여 형식으로 해외에 보내는데 번식 연구 기금 명목으로 한 해 최대 13억원을 받는다. 최현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판다를 사육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생활 환경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 자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또 “판다를 키우기 위한 사육 프로그램은 상당한 전문 지식과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판다를 유치하는 것에 신중해야 하며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푸바오 같은 동물 외교가 중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뉴질랜드의 키위새, 러시아의 시베리아 호랑이 등 주로 멸종위기 희귀 동물을 상대국에 외교 특사로 파견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 놓인 귀한 동물을 다른 나라에 선물로 보내는 건, 그 자체로 양국 우호의 상징인 셈이다. 하지만 말 못 하는 동물의 감정이나 환경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외교 사절 명목으로 주고 받는 것에 논란이 적지 않다.

최현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물 외교는 윤리적인 문제를 동반하고 있으며 원래 서식지와 전혀 다른 환경으로 이동하면 해당 개체에게 좋지 않다” 며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여서 살아있는 동물이 아닌 대체 수단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외교적 수단으로 동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며 “동물외교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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