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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파묘’는 어떻게 ‘천만’을 찍었나

영화 ‘파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천만 능선을 넘어섰다. K오컬트물을 저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마니아적 장르가 이제 더 이상 따로 없다는 것도 확인시켜줬다. ‘파묘’는 어떻게 험한 천만의 벽을 부술 수 있었을까.

‘파묘’는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이날 오전 8시 1000만1642명을 기록하며 한국영화로는 21번째 ‘천만영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천만 돌파’를 자축하는 ‘파묘’ 팀.

개봉 32일째 기록한 영광이다. 개봉 3일째 100만, 4일째 200만, 7일째 300만, 9일째 400만, 10일째 500만, 11일째 600만, 16일째 700만, 18일째 800만, 24일째 900만 돌파한 ‘파묘’는 기어코 1000만이란 엄청난 벽을 깨고 ‘올해 첫 천만영화’란 월계관을 썼다. 이는 2023년 최고 흥행작 ‘서울의 봄’보다 하루 빠른 속도이자 ‘범죄도시3’와 같은 기록이다.

최민식은 2014년에 개봉한 ‘명량’(1761만 명)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천만 영화를 필모그래피에 올리게 됐고, 유해진은 ‘택시운전사’(1218만 명), ‘베테랑’(1341만 명), ‘왕의 남자’(1051만 명)에 이어 네 번째 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됐다. MZ 무속인으로 큰 사랑을 얻은 김고은과 이도현은 첫 천만영화다. 특히 이도현은 데뷔작으로 ‘천만배우’가 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장재현 감독도 이런 흥행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감격해했다. 장재현 감독은 ‘스포츠경향’에 “영화가 너무 많은 사랑을 받다보니까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부담도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잘 만들 걸’이란 자괴감마저 든다. 하지만 주변에서 ‘살면서 이런 시간이 또 안 올 수도 있지 않느냐. 즐겨라’라고 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같이 영화를 만든 제작사, 투자사, 홍보 마케팅 팀들, 배우들까지 다들 기뻐해 나도 덩달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을 체크하고 있는 장재현 감독.

그는 ‘파묘’가 대중에게 통한 지점을 두고 배우들의 앙상블을 꼽았다. 장 감독은 “배우들의 궁합이 잘 맞으면서 캐릭터들의 페이소스를 잘 살려준 것 같다. 각 배우 연기력과 포텐이 ‘파묘’로 모아졌다가 폭발한 게 아닌가 싶다”며 “또한 배우들의 홍보 활동이 잘 맞았떨어졌고, 투자마케팅 팀이 홍보를 굉장히 잘 해줬다. 여러 외적인 요인들로 인해서 ‘천만영화’가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특히나 중장년층이 극장을 많이 찾으면서 더욱 빨리 카운팅될 수 있었다. 장 감독은 타겟팅은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면서도 “3040세대가 과거 강시 영화에 대한 향수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때 재밌게 봤던 경험이 ‘파묘’를 보면서 다시 떠오르면 재밌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첫번째 관객이라고 생각하면서 재밌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극장에 꼭 가야할 이유부터 찾는데, 나도 극장에 앉아있다고 상상하면서 그 즐거움을 염두에 두고 영화에 집중했다. 체험적인 오락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게 일순위였다”고 비결을 귀띔했다.

영화 촬영 현장 속 최민식.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의 뜬금없는 도발도 마치 노이즈 마케팅처럼 ‘파묘’ 인기에 불을 더욱 당기는 요소였다. 김덕영 감독은 지난달 ‘파묘’에 대해 “반일주의를 부추긴다”면서 ‘좌파 영화’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장재현 감독은 “워낙 ‘파묘’가 사랑을 많이 받다보니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오히려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 하지만 ‘파묘’엔 어떤 이데올로기가 있다기 보다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가치와 감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천만을 넘은 ‘파묘’, 이제는 수치 싸움이다. 누적관객수 1031만4319명을 모은 ‘기생충’을 따라잡고, 다른 ‘천만영화’들 기록까지 ‘도장깨기’처럼 섭렵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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