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감독이 “경기 중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는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외야수 황성빈(27·롯데)을 향한 이야기다.
김태형 감독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 앞서 황성빈의 전날 플레이에 대해 “하지 말라고 했다. 타석에서 배트 던지고 그런 건 모르겠지만 주자로 나가서 그러는 건 너무 과하게 해선 안 된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성빈은 전날 KIA전에서 0-0으로 맞선 5회초 1사후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안타를 쳐 출루한 뒤 1루에서 계속 마치 투수를 약올리듯 지속적으로 스킵 동작을 반복했다. 세트포지션 상태에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던 양현종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또 화제가 됐다. 양현종은 이때 제한 시간 23초를 지키지 못해 피치클록 위반으로 기록됐다.
황성빈은 경기 중 이런 비슷한 상황을 자주 만든다. 출루시에는 물론 타석에서도 상대 선수들이 불편해할 수 있는 행동을 자주 하는 편이다. 적극적인 플레일 수도 있지만 다른 팀에 이를 불편해 하는 선수들이 꽤 많다.
이날 경기 뒤 양현종은 “황성빈은 그런 선수라고 생각한다. 롯데 선배들이 황성빈에게 그런 걸 해야 될 임무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야구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황성빈이 그러는 것을 이해는 한다”며 “나도 사람이라 표정에 드러났지만 그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그런 플레이를 하는 것 자체가 트레이드 마크가 된 상태이니 내가 동요하지 않기 위해서 맞춰서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새로 지휘봉을 잡은 소속 팀 사령탑 입장에서도 이는 불필요한 행위라고 진단내렸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자 회의에서는 투수가 와인드업 들어갈 때 3루주자가 계속 뛰는 척 하는, 그것도 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한다. (황성빈의 플레이는) 상대 입장에서도 신경 안 쓰는 게 맞지만 결국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게 되는 건데, 내가 상대 팀 감독이라도 자극이 될 것 같다. 코치들에게 상대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은 신경쓰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우승 경험이 많은 베테랑 감독이자 명장이다. 최소한 황성빈이 출루한 뒤 주자로서 불필요한 페이크 동작을 과하게 반복해 경기 중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행위는 차단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코치들에게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선수에게도 지시가 전달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