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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여제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김연경의 흥국생명, 28부터 현대건설과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 김연경 | KOVO 제공

선수생활 황혼기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

지난해 준우승 한풀고
15년 만에 V리그 챔프 도전

토종 득점 톱10 중 유이한
양효진과 베테랑 대결도 눈길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2022~2023시즌 도중 은퇴를 고민한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시즌을 마친 뒤 팀과 1년 재계약을 했지만, 팬과 미디어의 은퇴 시기에 대한 궁금증은 크다. 2023~2024시즌 막판 받은 은퇴 질문에 김연경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준비한다. 정규리그 1위를 놓친 흥국생명이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스코어 3-0(25-18 25-19 25-19)으로 승리했다. PO 전적 2승1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흥국생명은 28일부터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과 5전 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3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21점으로 활약한 김연경은 “어렵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으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겠다”며 “이렇게 또 기회가 왔으니, 이번에는 꼭 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세 번의 V리그 우승 때 모두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던 김연경은 해외 무대 도전을 접고 돌아온 뒤 2020~2021, 2022~2023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섰지만 챔피언 반지를 추가하지 못했다. 김연경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008~2009시즌으로, 15년 만에 다시 V리그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김연경은 배구선수로 황혼기라 할 수 있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큰 키와 유연성, 그리고 노련함으로 팀의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은 그 나이에도 엄청난 경기력을 유지한다. 팀을 끌어가는 리더십도 갖췄다”며 “한 명이 팀을 바꾸는 경우는 전 세계에서도 많지 않은데, 김연경은 바로 그런 선수”라며 챔피언결정전 활약도 기대했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에 4승2패로 앞섰다. 우승 다툼이 치열했던 5·6라운드에서는 연거푸 3-0, 셧아웃 승리를 거둬 자신감이 크다. 김연경은 “5·6라운드 경기를 치르며 우리가 ‘현대건설과 승부하는 법’을 깨달은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체력이 관건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승리했지만, 이후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며 한국도로공사에서 내리 3경기를 내주고 준우승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를 치른 피로감도 극복해야 한다.

현대건설 양효진 | KOVO 제공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김연경과 함께 2012년 런던 올림픽,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의 4강 진출을 함께 일군 미들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과의 베테랑 맞대결이 눈길을 끈다. 김연경의 7번째, 양효진의 5번째 챔피언결정전이지만, 둘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것은 처음이다.

양효진은 2010~2011, 2015~2016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챔피언결정전 MVP(1회)도 수상한 경험이 있다.

김연경과 양효진은 이번 시즌 득점 톱10에 이름을 올린 유이한 국내 선수다. 김연경은 6위(775점), 양효진은 9위(546점)에 랭크돼 있다. 김연경이 때리고, 양효진이 막아야 하는 승부가 시리즈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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