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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초점] “씨X·개저씨” 민희진 기자회견, 뉴진스에 도움 됐을까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4.25 이준헌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를 이끄는 민 대표는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앞서 불거진 하이브와의 갈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민 대표는 이날 등장부터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격앙된 감정을 보였다. 결국 “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사진(셔터) 소리가 들리는 게 힘들다” “저를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대다수의 사진 기자는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2시간20분여 이어진 회견에서도 민 대표는 자신의 ‘경영권찬탈 의혹’을 주장한 하이브를 맹비난하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민 대표는 ’마녀 프레임을 벗는 것‘과 ’진짜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이날의 숙제라고 밝혔으나, 목표를 달성했는지는 미지수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이야기가 되풀이된, 길을 잃은 토크에 시간이 지날수록 쏟아지던 타자 소리도 줄어들었다.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4.25 이준헌 기자

변호사의 만류와 제지에도 폭주는 멈추지 않았고, “씨X새끼들” “개X끼들” “(지분 18%로) 경영권찬탈을 한다는 건 개소리다” “‘개저씨’들이 이렇게 야비하게 카톡을 캡처해서, 수준이 너무 낮아서 대응을 안 했다” “(싸움)들어오려면 ‘맞다이’로 들어와라, 뒤에서 개지X 하지 말고” 등 온갖 욕설이 난무한 뒤 “속이 시원하다”는 말과 함께 마무리됐다.

이날의 기자회견은 다수 언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그리고 민 대표는 “내일(26일) 뉴진스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는데, 제가 오늘 해명을 안 하면 (뉴진스가) 욕 먹을까 봐 얘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격한 감정 표출에 억울함이 일정 부분 이해되기도 했으나, 욕설과 자기 연민이 난무한 기자회견에 뉴진스 멤버들과 멤버의 어머니들을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됐을지는 알 수 없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정황을 파악했다며 감사에 착수했다. 이어 25일에는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4.25 이준헌 기자

이날 갈등의 쟁점에 대해 민대표가 밝힌 입장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 어도어의 배임 혐의

“제가 보는 것과 하이브가 보는 앵글이 다르다.”

“하이브가 ‘경영권찬탈’로 저를 때리는데, 와닿지 않았다.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공격이 뭐에서 시작됐을까 하면 제가 내부 고발을 한 게 있는데 그게 밖으로 나오게 된 것.”

“제가 멍청하지 않다. 머리가 나쁘지 않다. (피프티 피프티)선례가 있다. (하이브에서)왜 그러냐고 한번 말이라도 해줬으면 (이렇게 안 됐을 거다). 근데 그게 안 되니까 내부고발이라는 센 카드를 던지게 된 거다.”

“배임 혐의라고 하면 회사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했을 때 성립된다. 저희가 보기에는 (배임을)실제 기도했거나 실행한 어떠한 행위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배임은 예비죄라는 게 없지만, 예비죄라는 것도 그 범죄를 실현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해당한다. 이 건 같은 경우는 그 정도도 아예 안 된다. 배임으로 고소를 하겠다고 해서 고소장이 기대된다.”(법무법인(유) 세종 이숙미 변호사)

“(하이브)와 전속계약 재협상 이야기가 잘 안 되기도 했고. 입장이 다른 거라고 이해한다. 하도 답답하니까 그런(민 대표의)카톡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경영권찬탈이)가당하기나 한 얘기냐.”(법무법인(유) 세종 이수균 변호사)

▲ 내부고발 주장

민 대표는 이날 하이브의 ‘감사’가 자신이 제기한 내부고발로 인해 시작됐다고 했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의 이유로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내부고발을 얘기하면 하이브가 불리해진다. 그걸 제가 왜 걱정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반성하라고 정신 차리라고 하고 싶다. 차후에 공개하든지, 아니면 하이브와 얘기할지는 모르겠다. 아직은 모르겠다. 상대방이 개같이 싸운다고 나도 그럴 수는 없지 않나. 들어오려면 ‘맞다이’로 들어와라. 뒤에서 XX하지 말고”

▲ 사임요구 입장

민 대표는 이날 하이브의 어도어 대표 사임 요구에 대한 의중을 묻자 “모르겠다. 내가 벌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뉴진스랑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관계 상상 이상이다. 서로 위로를 받는 사이다. (멤버들이)얼마나 착하고 예쁜지 모른다. 하니는 ‘대표님 너무 힘드시죠, 어디 계신지 갈게요’ 하더라. 혜인이는 원래 말이 없는 앤데, 어제 갑자기 영상통화를 걸어서 ‘대표님 문자 보내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온다’고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자식 키우는 게 이런 건가 생각 들었다. 혜인이가 20분 내내 울었다.”

“경영권찬탈? 관심 없다. 뉴진스는 당연히 같이 해야한다. 내가 잘나서, 갖고 싶어서가 아니다. 제일 열 받는 게 (이후) 도쿄돔(일정)이 있는데 PC를 뺏어가고 하는 게 말이 되냐. 연말 플랜까지 세웠는데 하이브는 뉴진스가 없어도 된다는 얘기 아니냐.”

“뉴진스를 생각하면 (방시혁 의장님과) 대화로 풀 의사가 있다. 의장님이 안 하는 것.”

어도어와 하이브의 진흙탕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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