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김대길의 리플레이

• 아쉬웠던 벤투 감독의 이강인 외면 파울루 벤투 감독은 끝내 이강인(마요르카)을 기용하지 않았다.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오늘 경기 같은 경우 팬들이 이강인이 뛰는 것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을텐데 많이 아쉬워할 것 같다. 사실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했던 지난 시즌 이강인이었다면 벤투 감독의 입장이 이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이강인은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강인이 하나의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대감이 컸는데 결국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으면서 전력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물론 선발 출전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정우영도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적인 부분에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우영을 썼다면, 이강인은 과연 쓸 수 없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선택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니...

  2022년 09월 27일

• 아쉬웠던 후방 빌드업, 플랜 B에 대한 부족함 경기 결과는 만족스럽지만,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다. 플랜 B에 대한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오늘 칠레의 선발 라인업 자체는 베스트가 아니었다. 세대 교체를 하는 과정에 있는 칠레가 한국전에서 보인 전력은,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팀보다 확실히 떨어졌다. 한국이 칠레를 상대로 얻어야 하는 것은 두 가지였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를 만났을 경우를 예상해 먼저 실점을 했을 경우를 가정하고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에서 공격적으로 나가기 위한 전술을 보이거나, 반드시 이겨야 하는 가나를 상대할 경우 상대를 압도하기 위한 전술이 필요했다. 그런데 한국의 전술은 냉정하게 말해 완성도가 떨어졌다. 다시 말해 브라질전처럼 칠레전 역시 후방 빌드업 자체가 쉽지 않았다. 칠레가 전력이 떨어져 있다고는 하더라도 우리의 전술을 미리 알고 대놓고 전방 압박을 하니 후방 빌드업 자체가 쉽지 않았다. 탈압박을 위해서는 공을 잡은 선수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선수들의 도움도...

  2022년 06월 06일

• 완성도 높은 경기…침묵한 황의조와 황인범 공백 아쉬워 이란이 코로나19와 경고누적 결장으로 전력 누수가 있었다고는 하나, 오늘만큼은 이란은 우리의 상대가 못됐다. 조 1위를 달리고 있던 이란을 상대로, 대표팀의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후반전에 몇 차례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축구에서 그 정도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문제고, 그 위기도 잘 넘겼다. 이란이 아예 무승부를 작정한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손흥민의 골이 이란의 모든 계획을 망가뜨렸다. 전후반 내내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우선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는 황의조다. 우리는 좌우 측면에 손흥민과 황희찬이라는, 좋은 공격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그런데 벤투 감독 체제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황의조가 최종예선 들어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황의조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와야 한국의 공격력도 더욱 막강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황인범의 공백도 생각보다는 컸다. 황인범은 벤투 감독 밑에서 꾸준하게...

  2022년 03월 24일

• 이란전 선방했지만…아쉬웠던 두 가지 선취골을 넣고도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란이 현재 아시아 초강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결과다. 무엇보다 우리 대표팀에 유럽에서 온 선수들이 많은데 한국에서 경기(7일 시리아전)를 치른 뒤 곧바로 이란 원정을 떠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경기력도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다. 다만 교체 타이밍은 조금 아쉽다. 손흥민의 선제골이 나왔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한국 쪽이었는데, 이후 곧바로 흐름이 넘어갔다. 실점 이후 이란의 교체카드와 전술 변화가 적중했다. 고지대 경기장이고 전반부터 많은 활동량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대응은 느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홍철 대신 김진수를 넣어 수비를 강화했지만 이렇다할 터닝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초반 흐름이 좋다고 판단해 조금 더 밀고 가려는 뜻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점을 내준 이후 밀리는 경기가 이어지자 벤투 감독은 후반 35분에서야 이동경과 나상호를 투입했다. 마지막에 나상호의 골이 터졌다면 좋았겠지만...

  2021년 10월 13일

• 유럽파 체력관리가 필요해 내용에는 흠이 없었다. 절묘한 공간 활용과 침투 플레이, 그리고 패스 연결까지 완벽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시리아를 상대로 준비한 공격 전술은 어느 때보다 매끄럽게 작동했다. 그저 시리아를 상대로 만족할 만한 골이 터지지 않았을 따름이다. 최전방 골잡이들의 발 끝에서 나온 슈팅들은 골문 안보다 밖을 향하는 일이 많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날카로운 골 감각을 뽐냈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은 허공으로 날아가는 공이 더 많았고, 황의조(보르도)는 문전에서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평소 보여주던 마무리 능력은 아니었다. 평소 소속팀에서 보여주던 경기력이 아니었다. 손흥민(토트넘)이 초인적인 움직임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게 다행일 따름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유럽파 태극전사들에 우려했던 체력 난조였다. 국내파보다 하루 늦게 합류한 선수들이 완벽한 몸 상태일 수는 없다. 공격수의 슈팅은 세밀하면서도 완벽한 밸런스에서 나오는 법이다. 하나의 균형이라도 흐트러진...

  2021년 10월 07일

• 이겼지만 최종예선 만만찮을 예고편 승점 3점을 챙겼지만, 이어질 최종예선 여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고편같은 경기 내용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이라크전과는 달라진 공격 패턴을 들고 나온 점이 두드러졌다. 5명의 수비를 두면서 내려앉은 레바논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측면을 공략했다. 사이드백 홍철, 이용은 날개 공격수같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측면이 막히면 황희찬, 나상호, 이재성, 조규성 등이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보여줬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도 상대에게 혼선을 주는데 성공한 카드로 평가할 수 있다. 골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흐름도, 비교적 후반 빠른 시간에 권창훈의 득점이 나오면서 어렵게 골 갈증도 풀었다. 그렇지만 골 결정력에서는 여전히 아쉽다. 사실 홈에서 만난 이라크, 레바논 정도의 전력이라면 상대 골문을 확실하게 공략할 수 있는 공격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밀집수비를 극복하면서 골을 만들어낼 약속된 패턴을 지속적으로 연습하지 않았다는게 고스란히 드러났다...

  2021년 09월 07일

• 아드보카트가 전술적으로 이겼다 이라크는 전술적으로 승리를 했고, 우리는 전술적으로 실패했다. 예상했던대로의 경기가 그대로 나왔다. 측면을 중요시하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역시 사이드백을 많이 올려 지속적으로 측면을 두들겼다. 하지만 상대 밀집수비가 예측된 상황에서 측면 빌드업 외 다른 공격 전술은 오늘 역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상대가 분석하기 쉬운 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왔고,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축구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는 분석하기 쉬웠고, 따라서 수비하기도 편했을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측면을 봉쇄해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크로스질을 떨어뜨렸다. 그러면서 스리백 형태로 황의조를 고립시켰다. 측면이 봉쇄당했다면 중앙에서 황인범이나 이재성이 황의조를 이용해 중앙에서 좀 더 섬세한 움직임을 가져갔어야 했다. 실제로 이라크가 측면을 집중 봉쇄하면서 중앙 쪽은 약간의 여유가 생겼음에도 우리 미드필더들이 이 부분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라크는 이렇다 할 공격전술을 보여주지 못했어도 자신들이 준...

  2021년 09월 02일

• 우리가 아는 한일전이 아니었다 우리가 아는 한일전이 아니었다. 이기고 지는 문제를 떠나 라이벌전이라 믿기지 않는 무기력한 경기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졸전 끝에 0-3으로 참패했다. 한국이 한일전에서 3골차로 패배한 것은 조광래 감독 시절의 삿포로 참사(0-3 패)를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체험 2군’이라지만 경기력의 차이는 그 이상었다. 지금껏 후방 빌드업을 주전술로 내세운 팀이 상대의 전방 압박을 넘지 못해 휘청였다. 골 사냥을 노리려면 상대 진영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 전에 상대에 공을 빼앗겨 실점 위기만 반복됐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멕시코를 상대하면서 노출했던 약점이 이번엔 더욱 도드라졌다. 반대로 일본은 자유롭게 우리 진영에서 활보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수문장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0-5 패배도 가능했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2021년 03월 25일

• 백승호의 발견 번쩍, 포백의 진화는 과제 이란전은 호주전의 아쉬웠던 승리보다 내용적으로는 좋았다. 아쉽게 승리를 거두진 못했으나 스리백보다는 역시 포백이 대표팀에 맞는 옷이라는 것을 입증한 경기였다. 벤투 감독은 호주전에 스리백을 활용할 때는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포메이션에 적응하지 못해 경기력이 매끄럽지 못했다. 반면 이란전에 다시 포백으로 돌아오면서 대표팀의 경기력은 안정적이고 공격적으로 돌아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였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에게 은퇴한 기성용의 역할을 맡기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해줬다.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가 맞나는 생각이 들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공수에서 모두 안정적이었다. 향후 백승호가 중앙 미드필더 자원으로 대표팀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좋아졌지만 포백으로 투톱을 가동할 때의 문제점도 나왔다. 전방의 손흥민·황의조가 공격쪽에 올라가면서 수비라인은 후방으로 빨리 내려 앉아 미드필드진영...

  2019년 06월 11일

• 손흥민 살아난 벤투호, 역습 패턴의 완성 한국 축구가 콜롬비아전에서 3월 소집의 난제였던 손흥민(27·토트넘) 살리기에 성공했다. 26일 콜롬비아전의 가장 큰 성과는 누가 뭐래도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달면 잃어버렸던 킬러 본능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축구 종가인 영국에서도 탑 클래스라는 그의 감각적인 돌파와 슈팅, 그리고 골 결정력까지 유감없이 발휘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자신이 부임한 이래 8경기째 침묵하던 그를 살려냈다는 점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순항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지배 축구를 고집하면서도 유연성을 더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강하다고 볼 수 있는 콜롬비아의 전력을 인정하는 대신 날카로운 역습 패턴을 구사했다. 측면 날개로 뛰던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려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투톱을 이룬 전술 변화가 큰 효과를 봤다. 두 선수 모두 수비에서 공격을 전환만 하면 전광석화처럼 골문을 노렸다. 경기 초반인 전반 16분 손흥민이 감각적으로 터뜨린 선...

  2019년 03월 26일

• 한국과 우즈벡 실력차에 놀랐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실력 차에 놀랐을 정도로 완벽한 한 판의 승부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경기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상대를 압도했다. 이번 원정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지만,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실 우즈벡처럼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경우, 공격이 풀리지 않기 십상이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그 수비를 뚫는 정석을 보여줬다. 압박과 탈압박, 패스 전환으로 상대 수비의 혼을 빼놨다. 4-2-3-1 포메이션에서 측면 위주의 볼 배급을 벗어났다. 중앙에서 풀어가는 공격 루트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이 인상적이다. 전반 9분 남태희(알두하일)의 선제골이 그랬다. 황인범(대전)이 측면으로 빼주는 전진 패스로 공간을 만들고, 이용(전북)이 날카로운 크로싱을 올리면서 상대가 반응조차 못했다. 이 과정에서 감각적으로 공간을 파고 들었던 이청용(보훔)과 나상호(광주)의 움직임도 훌륭했다. 중앙을 틀어막으면 측면이 뚫리고, 측면을 막으면 중앙이...

  2018년 11월 20일

• 경기력 안정적, 강팀 상대로 잘 싸웠다 전체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분위기가 팀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의 키워드는 크게 2가지였다. 첫째는 안정적인 수비를 끌고 가면서 얼마나 역습을 가할 수 있느냐, 둘째는 상대가 공을 잡았을 때 얼마나 빨리 압박을 해줄 수 있느냐였다. 이게 잘 되면 우루과이가 당황을 할 것이고, 안되면 우리가 당황할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전체적인 경기력은 안정적이었다. 세계적인 강팀인 우루과이를 상대로 잘 싸웠다. 전반전에는 장현수와 김영권을 보완해주는 기성용과 정우영이 수비쪽에 끼치는 영향이 컸다. 이제 어느 정도 둘의 조합이 맞아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공격에서는 양쪽 풀백인 홍철과 이용이 공격 숫자가 부족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가담해 크로스를 올려주면서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었다. 남태희는 지난번처럼 오늘 경기에서도 상대 위협을 줄 수 있는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고 황희찬과 손흥민도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전반전 양팀의...

  2018년 10월 12일

• 강팀 상대로 역부족…한국축구 현주소 확인한 칠레전 벤투호의 현 주소도, 과제도 확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남미 챔피언’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강팀을 상대로 한계를 확인했다. 벤투 감독은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측면 풀백까지 가담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중남미 강호 코스타리카를 상대로는 이 전술을 완벽하게 구사했지만 칠레를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강팀을 상대로도 같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원했던 벤투 감독으로선 실망스러운 결과겠지만 어쩔 수 없는 한국 축구의 현 주소다. 벤투 감독이 눈앞으로 다가온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만 바라본다면 이 축구도 통할 수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에게 역대 최고의 몸값을 약속하며 데려온 것은 아시아가 아닌 세계 무대에서 더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소집에서 보여준 축구와는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 칠레전에선 두 가지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우리보다 강팀을 만났을 때 상대의...

  2018년 09월 11일

• ‘팀 정신’보여준 한국 축구, 이제 중장기 계획 세우자 1%의 기적이 일어났다. 축구라는 것이 이렇다. 가변성이 이렇게 많고 정신 상태가 어떻게 준비 되어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이렇게 확 달라진다. 오늘 우리 대표팀은 전체적으로 준비를 너무 잘했다. 전술적 승리라고 봐야 한다. 독일보다 전력이 낫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수비를 안정시켰다. 오늘 우리가 포백을 들고 나왔지만 사실 장현수가 포어 리베로 역할을 해 수비에 치중을 하게 하면서 전체적으로 위협에 많이 노출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특히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우리 수비가 무너지지 않고 방어를 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됐다. 공격도 마찬가지였다. 카운터를 때릴 때 손흥민이나 이재성 같은 선수들이 전방에서 독일 수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상태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낸 것이다. 10경기 중 하나 나올 수 있는 경기 내용을 독일전에 만들었다. 이처럼 개인종목이 아니라 단체종목에서 팀이라는 것은 이날 한국처럼 발휘될 수 있고...

  2018년 06월 28일

• 잘 싸운 멕시코전, 그래서 아쉬운 스웨덴전 결과는 패배였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후회없이 잘 뛰었다. 스웨덴전에서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한국은 스웨덴전과는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재성을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로 내세운 것이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어쨌든 손흥민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간다는 선택은 옳았다. 이 경기에서 누구도 경기 결과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선수들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너무 열심히 해줬다. 다만 두 팀의 전력 차이가 컸을 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웨덴전이 이런 경기 내용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술은 멕시코전처럼 안정된 수비로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카운터를 통한 득점이다. 우리에게 1대1에 강한 손흥민이라는 좋은 카드가 있는데, 스웨덴전에서는 김신욱을 선발로 내면서 전술 자체가 손흥민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없었다. 반면 멕시코전에서는 전술적으로 손흥민의 능력을 잘 활용했고, 공격이 잘 이루어졌다. 결과...

  2018년 06월 24일

• 역습 전략 실패, 김신욱 활용도 아쉬워 상대 의표는 찔렀지만, 그 활용을 제대로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숨겼던 특별한 변화는 스리톱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올라 토이보넨과 마르쿠스 베리, 두 스웨덴 공격수에 대비해 수비쪽에 뭔가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방에 있었다. 하지만 그게 성공을 못했다. 흔히 얘기하는 ‘정지된 장면’이 발생할 줄 알고 김신욱을 출전시켰는데 그다지 활용을 못했다. 그러면서 수비 후 역습이라는 전략도 잘 안됐다. 우리가 계속 밀어서 김신욱의 활용도가 높았으면 상관 없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김신욱의 투입은 신 감독의 ‘트릭’으로 보이는데, 때리는 장면이 너무 안나왔다. 결과적으로 김신욱의 투입은 아쉽게 끝났다. 차라리 미드필더 쪽에 한 명을 더 투입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스웨덴도 오늘 경기를 잘하지는 않았다. 경기 내용이 자신들도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만약 우리가 카운터를 좀 더 강력하게 때릴 수 있었다면 스웨덴이 위기에 몰렸을 수 있다. 하지만 스웨덴은 끝내...

  2018년 06월 19일

• 출정식서 확인한 월드컵 전술과 숙제 한국 축구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쓸 전술도 숙제도 확인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8)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출정식을 겸해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3-5-2 포메이션을 실험했다. 지난달 21일 대표팀을 처음 소집한 이래 준비한 전술이라 완성도는 떨어졌지만, 능동적인 수비 대처는 신 감독이 스리백을 16강 진출의 ‘키’로 여긴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했다. 신 감독이 꺼낸 스리백 카드에서 눈길을 끈 것은 미드필더 기성용(29·스완지시티)을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는 파격이었다. 분명히 기성용은 중원을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그러나 예년과 비교해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체력 안배가 유리한 수비수로 공·수 밸런스를 맡겼다. 기성용은 수비 리딩에선 합격점을 줄만 했다. 경기 내내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전방 공격수와 간격을 15m 안팎으로 유지했다. 공격에선 기성용의 발 끝에서 곧바로 공격이 전개됐고, 수비...

  2018년 06월 01일

• ‘손흥민 사용법’ 발견한 한국축구, 희망을 쏘다 11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살아난 한국 축구의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14일 세르비아전에서는 지난 10일 콜롬비아전과 선발 라인업에서 5명이나 바뀌는 변화가 있었지만 전술적으로 큰 무리없이 진행됐다.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과 지난달 유럽 원정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팀 스피드와 패싱 속도 등이 궤도에 올라간 플레이를 보였다. 이번 2연전을 통해 우리 축구팬이 원했던 한국 축구의 모습을 복원시킨 게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수비 안정화 이후 빠른 속도로 올라가 공격하려는 팀 전술대로 잘 진행됐다. 상대 역습에 골을 허용한 아쉬운 부분이 나왔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은 콜롬비아전의 기세를 이어갔다고 본다. 이는 태극전사들이 잃어버렸던 ‘정신적인 체력’을 키운 결과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 현재 대표팀은 유럽파와 국내 K리그, J리그, 중국리그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로 꾸려졌다. 그동안 이들을 하나로 묶어 팀으로 만들...

  2017년 11월 14일

• 매 경기 전술 변화, 과연 옳았을까 우선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다만 전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심리적 압박감 등 여러 변수들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일단 선수들이 출발부터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긴장감이 너무 과도했다는 생각이다. 이 연령대에서는 선제골을 내주게 될 경우, 실점을 한 팀은 엄청난 부담을 느끼게 된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 초반 점수를 내주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황을 극복을 하지 못했다. 전술적인 면을 보면 약간 의문이 든다. 매 경기 때마다 전술적 변화를 준 것이 과연 맞는 옷이었을까. 전반전을 보면 선수들이 4-4-2의 전술 형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포르투갈의 측면이 강하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는데도, 좌우 측면이 무너지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반면 포르투갈은 우리의 카운터를 대비하기 위해 일자로 서면서 능동적으로 대처, 우리가 오프사이드 트랩에 많이 걸리게 했다. 우리가 3-5-...

  2017년 05월 30일

• 아쉽다, 세트피스…다시봤다, 벤치선수들 경기력 세트피스 때는 키 큰 수비수들도 많이 가담하기 때문에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결말을 지어줘야 한다. 중간에 커팅을 당하면 수비 전환 속도가 떨어져 위기를 맡게 된다. 한국이 후반 실점을 한 것도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전반을 안정적으로 가져갔던 선수들이 후반들어 조금 욕심을 낸 것 같다. 세트피스 때 공격에 많이 가담했다가 결국 역습을 얻어맞고 말았다. 우리가 노렸어야 할 역습을 거꾸로 상대에 당한 게 뼈아팠다. 실점도 실점이지만 3차례 경기를 치르면서 세트피스에서 한 번도 결과를 내지 못한 건 아쉽다. 16강전을 대비해 좀 더 세트피스를 가다듬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많이 뛰지 않았던 선수들이 들어가 새로운 조합을 실험한 것치고는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수비를 안정적으로 선 뒤 카운터를 노리는, 우리가 하고자 했던 색깔은 어느 정도 보여줬다. 경고 누적이나 부상으로 주전 선수들이 빠질 수 있는데 벤치 선수들...

  2017년 0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