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편파적인 콘썰리뷰

• ‘행복한 가수’ 에일리 전국투어, 가수의 기본을 다시 생각하다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듯 도전은 항상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의외로 거창한 계획보다는 하루하루 꼭 해야 할 일들을 실천하는 ‘기본’이 가장 필요하다. 가수가 하는 콘서트도 비슷하다. 콘서트에는 가수 말고도 화려한 무대와 조명 그리고 각종 특수효과, 심지어는 합창단이나 악단, 백댄서 등 대규모 조력자들이 등장하는데 콘서트에서 감동을 받는 일은 그 주인공인 가수의 노래실력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가수 에일리의 콘서트도 그러했다. 그의 말처럼 ‘타인의 눈에 비치는 미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 행복한 노래를 하는 가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을 보였다. 에일리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필동 장충체육관에서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연 전국투어 콘서트 ‘아이 엠:리-본(I AM:RE-BORN)’의 서울공연을 열었다. 이 투어는 에일리가 2012년 데뷔 후 한 여섯 번째 투어 콘서트이며, 데뷔부터 소속됐던...

  2020년 01월 13일

• ‘노을이 내린 밤’ 감성 충전 완료 ‘노을이 내린 밤’에 ‘감성 충전’이 완료됐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9 노을 연말 투어 콘서트 ‘노을이 내린 밤’이 개최됐다. 지난 21일과 22일 열린 서울 공연에는 총 20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하지 못한 말’로 오프닝 무대를 마친 강균성은 “어릴 땐 친구들,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 당연하다 싶었다. 크고 보니 당연한 건 없더라. 경기도 어려운데 티켓을 사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객석을 향해 진심어린 인사를 전했다. 강균성의 말대로 2019년은 노을에게 특별한 한 해다. ‘믿고 듣는’ 노을이지만 치열한 음원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지난달 발표한 싱글 ‘늦은 밤 너으 집 앞 골목길에서’(이하 ‘늦은 밤’)가 발매 직후 주요 음원차트 1위 및 상위권에 랭크되며 올 하반기를 대표하는 발라드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목소리’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후 4년여 만에 등장한 노을의 ‘히트곡’이다. 이에...

  2019년 12월 24일

•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마성의 ‘갓거미’ 콘서트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더라고요.” ‘그대 돌아오면’과 ‘날 그만 잊어요’ 두 곡으로 오프닝 무대를 치른 뒤 이어진 거미의 콘서트 소개 멘트다. “제 공연에 대해 어떤 소문을 듣고 오셨냐”는 그의 질문에 객석 여기저기서 “공연맛집” “갓거미” 등의 답변이 쏟아져 나오니, 거미의 자신감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독보적인 목소리와 가창력은 기본, 반전 매력을 뽐내는 입담에 센스 넘치는 이벤트, 후한 팬서비스까지 모두 갖춘 ‘믿고 보는’ 거미의 콘서트는 겨울에도 뜨거웠다.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는 거미의 연말 투어 콘서트 ‘윈터 발라드(Winter Ballad)’가 열렸다. 이후 거미는 ‘눈꽃’ ‘기억상실’ ‘러브레시피’ ‘어른아이’ 등 히트곡을 이어가며 콘서트 분위기를 달궈갔다. 더불어 이날 특별한 무대가 공개됐다. 쑥스러워하며 “남편인 배우 조정석이 만들었다”고 소개한 곡 ‘나갈까’를 선보였다. 먼저 기타 연...

  2019년 12월 23일

•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너 자신을 사랑하라’, 이제 무대 밖에서 이뤄질 차례 “이 공연이 끝나도 방탄이 방탄일 수 있고, 여러분이 ‘아미’의 이름 아래 여러분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중략) 저희의 단 한 마디, 가사 한 줄이라도 여러분이 여러분을 사랑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공연의 말미, 평소 소신에서 나온 깊이 있는 말들을 자주해 팬들 사이에서도 멘트가 기대되는 멤버 중 하나였던 리더 RM이 결국 눈물을 보였다.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라는 화두를 놓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 여정을 떠났는데 결국 그 해답은 “잘 모르지만 왠지 나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었다. 자신이 자신일 수 있게 지키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역시 스스로 일 수 있게 지켜봐주는 것. RM은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음을 나지막이 속삭인 듯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가 지난 29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의 ‘파이널’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8월 같은 장소에서 막을...

  2019년 10월 30일

• 밴드 바다, 건재한 김바다 “미쳤다! 역시 김바다.” 독보적인 록 보컬 김바다가 돌아왔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그는 별다른 인사 없이 피크를 쥐었고, 쨍하게 울리는 기타 소리와 함께, 마이크 가까이 다가섰다.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특유의 목소리에 팬들은 환호했다. 새롭게 꾸린 밴드 바다(BAADA, 김바다·박영진·배상환·이민근)의 출발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는 밴드 바다의 첫 정규앨범 <스타더스트(Stardust)> 발매 기념 단독콘서트가 열렸다. 김바다가 <문에이지 드림> 이후 5년 만에 세상에 내놓는 새로운 앨범이라, 공연 시작 전부터 이들을 기다려온 팬들이 설렘을 가득 안고 무대 앞을 메웠다. 오프닝 게스트 ‘마이다스 X’의 무대로 분위기를 달군 이날 공연에는 신보에 실린 곡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사랑 받았던 김바다의 히트곡들도 새롭게 해석돼 듣는 이의 귀를 적셨다. ‘깨진 거울’과 신보 타이틀곡 ‘스타더스트’로 포문...

  2019년 06월 17일

• 아이즈원 첫 단독 콘서트, 수줍게 꾹꾹 눌러쓴 첫 번째 손 편지 처음. 듣기만 해도 설레고 떨리기도 하는 단어다. 누군가 무엇을 처음 한다는 건 직접 겪는 사람에게도 이를 지켜보는 사람에게도 큰 의미다. 가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가수가 처음 대중에 선을 보이고, 팬을 만나고, 이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무대를 만드는 일은 굳이 그 지난한 과정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뭉클함이 된다. 지난해 엠넷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된 12인조 걸그룹 아이즈원(IZ*ONE)이 데뷔 첫 콘서트를 열었다. 그들이 항상 하는 인사에서 따온 ‘아이즈 온 미(Eye On Me)’를 제목으로 한 콘서트는 7일부터 9일 동안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들은 이 공연을 시작으로 태국 방콕, 홍콩, 대만, 일본 등을 돌 예정이다. 데뷔 후 두 개의 앨범을 내고 첫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아이즈원은 첫 콘서트에서 수줍지만 열심히 준비한 여러가지 콘텐츠를 그들의 팬덤 ‘위즈원(WIZ*ONE)’에게 내놓았다....

  2019년 06월 10일

• 몬스타엑스 월드투어, 괴물같은 팬들이 만들어낸 ‘관객맛집’ 그룹 몬스타엑스의 세 번째 월드투어 <위 아 히어(WE ARE HERE)> 속 한 장면. 공연 중반부쯤 팀에서 랩을 도맡아하는 두 명의 멤버 주헌과 아이엠(I.M)이 나와 동양적인 느낌의 트랩곡 ‘삼박자’를 선보였다. 동양적인 현악선율과 강렬한 트랩비트 그리고 용포를 둘러쓴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무대 뒤 아이엠은 “몬베베(팬클럽 이름), 주헌, 아이엠이 삼박자를 이룬다는 노래”라고 이를 소개했다. 아이엠의 소개처럼 모든 가수들이 꿈꾸는 콘서트 역시 이 ‘삼박자’가 잘 이뤄져야 완성도를 더할 수 있다. 일단 무대에 오르는 가수 그리고 그 가수가 부를 노래다. 마지막은 관객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무대 위에서 펼치는 공연은 몬스타엑스 멤버들의 표현대로 ‘빈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공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가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관객이 있어야 콘서트는 완성된다. 그런데 심지어 관객이 콘서트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때도 있다. 2015년 데...

  2019년 04월 15일

• 故이영훈 11주기…이문세 노래로, 더운 손으로 관객의 마음을 껴안다 어느 공연에나 다 가면 있는 앵콜 무대. 딱 한 곡의 노래를 남겨 놓고 무대 위에서 180명 객석을 내려다보던 가수 이문세는 “공연이 끝난 후 다른 것은 못 해드리고, 입구에서 손이나 꼭 잡고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작은 공연장 안에서 잔잔한 탄성의 파고가 일어났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가장 큰 음악적 친구이자 일생의 동료가 떠난 날을 기리는 장소였다. 그는 작곡가 이영훈을 기리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그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찾아온 이들을 맞이하는 입장이었다. 그 자리에는 비록 돈으로 표를 사서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각자 가슴 깊은 곳에서 적어낸 사연으로 자리에 모인 관객들이 있었다. 고마움은 마음 깊은 곳부터 올라왔을 것이다. 이문세는 끝까지 이들에게 노래로 그리고 직접 따뜻한 손을 잡아주었다. 이문세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무대에서 작곡가 이영훈의 11주기 추모 공연 <열한 번째 발렌타인데이 친구 이영훈>을 열었다....

  2019년 02월 16일

• 데뷔 첫 단독 콘서트 NCT127, 그들이 알을 깨고 나오려면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 NCT는 지금까지 가요계를 취재해 오면서 가장 고난도의 이해력을 필요로 하는 그룹이었다. 우선 그룹을 소개함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였던 ‘몇인조’라는 수식어의 의미가 없었고 NCT127, NCT U, NCT드림(Dream) 그리고 최근 그 모습을 보인 ‘웨이션V(WayV)’까지 많은 유닛그룹을 산하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NCT는 ‘네오 컬쳐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준말로 그룹의 정체성을 포괄하는 큰 브랜드이고, 127은 경도 ‘동경 127도’에서 착안해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팀이다. Dream은 주로 미성년자가 중심이 된 청소년팀 그리고 U는 이들 중 누구라도 데려와 조합해 만드는 새로운 팀이다. ‘웨이션V’는 주로 중화권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과거 우주의 탄생이 그랬다고 하지 않는가, 실제로 NCT는 바닥도 천장도 벽도 존재하지 않는 무한확장성을 가진 하나의 가수 집단체다. 하지...

  2019년 01월 28일

• 15살 버즈의 은근한 팬사랑, ‘꽃아재’의 매력이 만개 밴드 버즈의 공연에는 록밴드의 공연치고는 많은 여성관객들이 있고, 과거 ‘꽃미남 밴드’로 유명세를 알렸던 것 치고는 많은 남성관객들이 있다. 이 팀이 보컬 민경훈을 앞세워 외적으로는 빼어난 미모로 많은 여성 팬들을 혹했다면, 남자의 감성을 후벼파는 여러가지 히트곡들로는 남성 팬들을 끌어들였다. 2000년대 노래방을 대표하는 노래들을 선정했을 때도 우리나라 양대 노래방 브랜드에서 모두 ‘가시’와 ‘남자를 몰라’가 등극했을 정도로 굉장한 대중성을 자랑한다. 이들이 데뷔 15주년을 맞아 2018년과 2019년을 아우르는 투어를 준비했다. 부산과 대구, 광주 등을 건너온 투어는 12일과 13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마무리됐다. 이들은 앨범이 자주 나오지는 않아도 ‘소풍가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팬미팅을 꾸준히 하면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공연이나 분위기는 15주년이라는 육중한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친구가 친구를 만나러 온 것 같은 정겨움이 있었다. 오히려 너...

  2019년 01월 14일

• 에이핑크 ‘핑크 콜렉션’ 그래, 그들은 9년차였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김남주는 콘서트 말미에 “제가 알기로는 걸그룹으로서 국내에서 단독 콘서트를 다섯 번째로 여는 팀은 저희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이 말은 사실에 부합하는 듯하다. 10년이 넘은 장수 걸그룹 소녀시대나 브라운 아이드 걸스도 아직 국내 콘서트는 네 번 밖에 열지 않았다. 행여나 국내 콘서트를 다섯 번 연 다른 팀이 있다 해도 다섯 번의 콘서트를 치르려면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재계약 기간을 거쳐야 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앞으로도 이 같은 기록을 가질 걸그룹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에이핑크는 2019년 활동 9년차를 맞아 다섯 번째 콘서트 <핑크 콜렉션 레드 앤드 화이트(Pink Collection RED & WHITE)>를 열었다. 이들도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은 데뷔 4년을 채운 2015년부터였다. <핑크 파라다이스(Pink Paradise)> <핑크 아일랜드(Pink Island)> &l...

  2019년 01월 07일

• 보아 더 라이브 ‘튜닝의 끝은 결국 순정이었다’ 자동차 업계의 용어 중에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온갖 화려한 기능들을 넣고 멋있게 보이기 위해 갖은 장식을 해도 결국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처음 나온 그 모습이라는 뜻이다. 이를 가수 또는 공연에 치환하면 화려한 무대장치와 특수효과 아니면 현란한 편곡보다는 원래 가수가 가진 목소리와 악기가 가진 울림의 힘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행위를 이를 것이다. 올해 데뷔 19년차를 맞은 가수 보아가 목소리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콘서트 <보아 더 라이브 2018 인 서울(BoA THE LIVE 2018 IN SEOUL)>에서였다. 지난 21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었던 보아는 그때의 구성에서 한국 팬들을 위해 노래를 약간 수정한 상태로 지난 30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보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아시아의 별’로 일본에서는 각종 돔 규모의 콘서트도 거침이 없었던, K팝이 낳은 최고의 디바 중 하...

  2018년 12월 31일

• 지오디(god) 20주년 콘서트, ‘니가 있어야 할 곳’이 바로 이 무대인 이유 데뷔 곡 ‘어머님께’부터 지극한 효심 어린 가사로 많은 대중들을 눈물짓게 했던, 가요계를 대표하는 ‘건실한 청년들’ 그룹 지오디(god)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지오디는 첫 앨범이 나오던 딱 12월, 그로부터 딱 20년이 지난 시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그레이티스트(GREATEST)>를 열었다. 20년이라는 시간은 말이 20년이지 간단한 몇 가지 말로 정리되지 않는다. 아마 이 사실을 다섯 멤버들도 다 알았던 것 같다. 그저 그들은 그들이 가진 가장 훌륭한 재주인 노래와 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진심어린 무대를 보여주는 것으로 감사를 대신했다. 지오디의 공연은 지난 3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일과 2일까지 서울에서, 오는 22일에는 부산 그리고 25일은 대구로 이어진다. 그들의 공연은 시작 전부터 남달랐다. 뮤지컬 배우로 최근 이름을 높이고 있는 멤버 손호영의 총연출로 진행된 공연은 대...

  2018년 12월 02일

• 세븐틴 콘서트 ‘아이디얼 컷’, 예상치 못한 악재가 만들어낸 ‘이상적인 순간’ 가수는 누군가에게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존재한다. 혼자 즐길 목적이라면 굳이 무대에 설 필요가 없다. 이런 이유로, 콘서트는 가수가 존재하는 모든 이유의 집약체다. 그곳에는 무대가 있고, 가수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으며 가수의 춤과 노래가 있다. 단 한 곡을 3분여 들려주고 끝나는 무대가 아니라 두 시간이든 세 시간이든 흥과 열정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콘서트를 능수능란하게 잘 하는 일은 가수의 능력을 가늠하는 방법 중 하나다. 실력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공연형 가수가 되는 건 아니다. 많은 공연을 해야 한다. 공연을 열기 위해선 팬들의 지지는 필수다. 이렇게 공연으로 스스로를 다진 가수에게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은 결국 나중에 웃으며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그룹 세븐틴이 2018년 콘서트 <아이디얼 컷(IDEAL CUT)>을 마무리했다. 공연은 중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세븐틴이 얼마나 무대에 오르는 일에 요령이 생...

  2018년 11월 05일

• 방탄소년단 ‘러브 유어셀프’ 투어, 규모와 서사가 씨줄과 날줄이 되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지난 26일 월드투어 서울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수의 완결판은 콘서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정확하다. 어떠한 장르든 가수의 기획력과 실력 그리고 팬들과의 교감 등 모든 것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은 바로 콘서트다. 콘서트는 치밀한 콘셉트와 기획력, 자본의 위력이 뒤를 받치는 하나의 산업이며, 가수의 영혼과 관객의 호응 그리고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 가창, 무대장치 등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예술이다. 악스홀(현 예스24라이브홀)에서 2000명의 팬들과 첫 공연을 했던 방탄소년단은 불과 5년 만에 악스홀의 몇 백 배가 되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당시 공연의 22배가 넘는 관객들을 한 번에 앉혀놓고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다. ‘가수의 본질’을 위해 항상 고민해왔다는 그들의 말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섣부른 추측이나 낙관을 경계했다. 취재진에게서는 다음 목표나 다음 시리즈에 대한 질문이 쇄도...

  2018년 08월 27일

• 흑인음악 여제(女帝) 12년 만의 귀환, 다 못 보여주셨죠? 공연 자주 합시다 우리 16년 만의 힙합앨범에 이어 12년 만의 콘서트다. ‘흑인음악’의 여왕이 돌아왔다. 가수 윤미래의 콘서트는 ‘흑인음악’의 자장(磁場) 아래 놓인 힙합, 알앤비(R&B), 소울, 펑크 등의 장르가 한 명의 뮤지션에 의해 체화돼 어떻게 다채롭게 펼쳐놓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였다. 윤미래는 지난 14일과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단독 콘서트 <윤미래(Yoonmirae)>를 열었다. 그의 단독 공연은 그가 한창 무브먼트 크루의 멤버로서 활동할 때인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시기로 따지면 그가 알앤비곡 ‘잊었니’를 낸 시기가 2007년이므로 그의 모습을 오롯이 무대 위에서 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때쯤이었다는 말이다. 그 사이 윤미래는 이전 소속사와의 계약분쟁, 결혼과 육아 등의 과정을 거치며 어느새 단독 공연을 통해서는 관객을 만날 수 없는 가수가 됐다. 그래서 콘서트는 이에 대한 미안함 마음을 전하는 방식으로 시...

  2018년 07월 16일

• 첫 월드투어 돌입 워너원, 진화한 무대장치가 보여준 확실한 시너지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무대의 콘셉트와 운영기술 그리고 특수효과들이 어떻게 하면 공연 자체의 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그룹 워너원이 결성 후 첫 번째 월드투어 콘서트 <워너원 월드투어 - 원: 더 월드(Wanna One World Tour - One: The World·이하 원:더 월드)>를 열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일 동안 매일 2만씩 총 6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인 이번 투어는 워너원이 월드투어의 적합한 뮤지션임을 어느 정도 증명한 자리였다. 하지만 그들의 스펙터클한 무대에는 그들이 지적한 것처럼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고가 있었으며 특히 무대연출과 관련한 스태프들에게는 특별한 감사를 보내야 할 것 같다. 이들의 공연은 총 8개의 문단으로 나뉘었으며 각각의 의미가 존재했다. 그들의 시작을 알린 ‘서막(序幕)’ 느낌의 ‘제로 투 원(ZERO TO ONE)’을 비롯해 상대에 대한 헌신을 보이는 ‘온리 원(ONLY ONE)’...

  2018년 06월 04일

• 트와이스 두 번째 투어 ‘판타지파크’ 서울공연, 좋았던 세 장면과 아쉬웠던 세 장면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금껏 K팝씬이 배출한 여느 팀보다도 극적인 성장사를 써왔다. 물론 유명세를 따지자면 더 극적인 팀도 많지만 트와이스처럼 불과 2년7개월 동안의 시간 동안 국내는 물론 아시아 ‘톱클래스’의 지위를 확보한 사례는 많지 않다. 국내에서는 데뷔곡 ‘우아하게’ 이후 나온 각종 미니와 정규, 리패키지 앨범들의 타이틀곡이 모두 히트곡의 반열에 올라 ‘8연속 히트’라고 표현되고, 일본에서도 이 기세가 ‘4연속 히트’로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가장 조회수가 많은 뮤직 비디오를 연이어 배출하고 있는 사실은 트와이스의 인기가 국내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상황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트와이스의 콘서트를 보는 일은 그들이 짧은 시간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원인을 그들의 실력과 무대 위에서 공감능력 등을 통해서 유추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해 2월 첫 콘서트 <트와이스랜드: 디 오프닝(TWICELANDL THE OPENING)>을 연 이들은 올해는 규모...

  2018년 05월 21일

• 젖은-조련-조용필, 세 가지 키워드로 보는 ‘가왕’ 50주년 투어의 서막(序幕) “항상 공연을 하면 제 노래를 다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지 못했죠. 왜냐하면 다 부르려면 3일은 걸리거든요.” 물론 공연의 여흥을 올리기 위한 ‘아재 개그’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도 그게 농담처럼 들리지 않고 왠지 전율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세상은 그에게 단 하나 뿐인 ‘옥좌’를 선물하고 그를 ‘가왕(歌王)’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가수가 데뷔하고 차트의 순위가 분초를 다투는 시기에도 그는 여전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오히려 대한민국 대중음악사를 돌이켜봤을 때 그처럼 50년을 진중하면서도 꾸준하고 또한 호쾌하게 내달린 사람도 없었다. 그의 데뷔 50주년을 맞아 열린 콘서트 <땡스 투 유(Thanks To You)>가 뜻깊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50주년을 기념하는 게 왠지 부끄러워 “50주년 기념 공연을 열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한사코 거절하기만 했다던...

  2018년 05월 14일

• 마지막 콘서트에서 김춘수의 ‘꽃’ 읊은 JBJ, 청춘이 삭인 눈물은 꽃이 된다 솔직한 말로 아이돌가수의 공연 막바지에서 한 편의 시를 들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 시를 듣자 지금까지 그들의 심정이 오롯이 전해지고, 그들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의 제목이 ‘꽃이야’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됐다. 모든 이별은 굳이 이유를 남기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이별에 서툴렀고,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표정이었지만 가슴 안에서 차오르는 감정을 한껏 누르고 그렇게 담담하게 안녕을 고하고 있었다. 프로젝트 그룹 JBJ가 21일과 22일 콘서트 <정말 바람직한 콘서트-에필로그(Epliogue)>를 열었다. 이들은 데뷔 후 딱 두 번의 콘서트 투어를 했는데 이게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 됐다. JBJ가 콘서트에서 김춘수 시인의 ‘꽃’을 낭송하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간단한 역사를 알아야 한다. JBJ는 ‘정말 바람직한 조합’의 약자로 영어로 표현하는 ‘저스트 비 조이풀(Just Be Joyful)’의 약자다. 노태현, 김상균, 타카다...

  2018년 04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