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방승호 교장의 마음의 반창고

• 게임의 건강코드를 발견하다 이번에 새로 입학한 e스포츠학과 두민이를 만났습니다. 두민이의 꿈은 ‘프로게이머’입니다.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인정하고 최고라는 소리를 듣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프로게이머가 되는 데 장애물로는 ‘인내심·정신력 부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힘이 들면 쉬어가며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꾸준히 연습하고 자만하지 않고 나태해지지 않고 계속 변화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꼭 성공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자기가 조금은 대단한 것 같다’고 하면서 상담을 마쳤습니다. 두민이의 마지막 말 ‘자기가 조금은 대단한 것 같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e스포츠학과에 지원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자신은 못났다’ 생각하고 죄책감으로 생활하는 것을 많이 봐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갖게 해줄까 많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다양하게 게임과 연결된 교육을 시도하고, 아이들 전원을...

  2019년 03월 31일

• 아이가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는… 하굣길에 학교 담장 밑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걸린 만식이와 다음날 교장실에서 만났습니다. 먼저 만식이 학창 시절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학교 때 같이 다니던 애들이랑 자주 싸우고 다투며 생긴 일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때 좀 더 베풀며 잘 지낼걸’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쉽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도 공부를 열심히 할걸’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만식이에게 ‘나는 ○○○ 좋겠다’는 문장 안에 넣고 싶은 것을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노력했으면 좋겠다’ ‘나는 거짓말을 잘 안하면 좋겠다’ ‘나는 누구보다 잘됐으면 좋겠다’ ‘나는 모든 것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을 얘기했습니다. 만식이 꿈은 ‘부자’라고 했습니다. 부자가 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부자가 되는 데 장애물로는 ‘노는 것’과 ‘담배’를 꼽았습니다. 오늘부터 부자가 되기 위해서 그림을 매일 그려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만식...

  2019년 03월 24일

• 돌아온 탕자 끌어안기 개학 첫 날 담배를 피우다 걸린 현무를 쉬는 시간에 교장실로 불렀습니다. 현무에게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자격증을 따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도전해서 성공했던 경험을 이야기해 보라고 했습니다. 사귀고 싶은 여자와 사귀었다고 했습니다. 이후 자신감이 생겼고 설레었다고 했습니다. 자격증을 따는 데 장애물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친구라고 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었습니다. 어렵다고 했습니다. 느낌을 물었습니다. 계속 이렇게 살면 제대로 된 친구도 없고 결혼하기도 힘들고, 사람들에게 무시를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현무는 담배를 중학교 2학년 때 반항심으로 피우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친구들은 대부분 질이 안 좋았고, 몇 년을 허비했다고 했습니다. 현무의 꿈은 미용사로 성공하고 결혼해 딸을 낳아 잘 사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서 성실히 일하고 이미지 좋은 미용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해야 할 일...

  2019년 03월 17일

• 공부 안 하던 아이가 변화된 이유 단정한 교복에 빨간 넥타이가 잘 어울리는 정훈이를 교장실에서 만났습니다. 밝아 보이는 정훈이와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친구들과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잘 지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도 거뒀다고 했습니다. 자격증 취득 비결을 물었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동기는 ‘커피 바리스타’ 실기를 하면서 무언가에 이렇게 빠져본 적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고 했습니다. 합격을 하고 나서 자격증을 발급받는 순간 뿌듯함과 성취감이 너무 좋았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무언가를 하고자 마음먹으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성실함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정훈이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원없이 놀았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학원을 많이 다녔지만 공부를 해도 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부는 하기도 싫었지만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하다가 안...

  2019년 03월 03일

• 가장 오래된 쇼베동굴 벽화를 바라보며② 그런데 형섭이는 달랐습니다. 피아노를 음대에 진학해도 될 정도로 잘했습니다. 거기에다 학교 내신도 아주 우수했습니다. 그럼에도 형섭이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요리였습니다. 요리를 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요리를 하면서 나오는 다양한 경험이 너무나 즐겁다고 했습니다. 형섭이이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저는 형섭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구석기 시대 쇼베 동굴에 들어간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쇼베 동굴은 1994년 프랑스 남부 아르테슈강 부근에서 발견됐습니다. 약 3만2000년 전 동굴이며 길이는 400m에 이른다고 합니다. 발견된 동굴 벽화에는 네 마리 말을 비롯해 수목화를 연상시키는 그림들이 있고, 이와 함께 동굴 입구에는 사람의 손도장을 찍은 붉은 반점이 있습니다. 당시 인간은 엄청난 위험 속에서 살았을 것입니다.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 무기를 만들고, 또...

  2019년 02월 28일

• 가장 오래된 쇼베동굴 벽화를 바라보며① 지난 4월에 썼던 ‘이루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형섭이를 만났습니다. 짧은 머리에 밤색 코트,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형섭이가 손을 무릎에 가지런히 놓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각각의 목표에 대해서 얼마나 이루었는지 써 보라고 했습니다. 자격증 3개 이상 취득 100%, 피아노 한 곡 마스터 하기는 90%, 이동시간에 요리 영상보기는 80%, 알람 3번 이상 끄지 않기는 100% 이뤘다고 했습니다. 다 쓰고 나서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보니 이루어진 것은 뿌듯했지만 이루지 못한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씁쓸하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두려움에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기본 바탕을 깔아 두어야 다음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요리 창작 동아리에 들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집에서 혼자 만들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2019년 02월 17일

• 따돌림을 이렇게 극복했어요 불안해 보이는 중학교 2학년 세원이와 감정카드놀이로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세원이는 ‘외로운’이라는 카드를 뽑았습니다. 그 사연을 들었습니다. 왕따를 당했다고 했습니다. 누구 때문인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같이 놀던 아이들이 그냥 욕을 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학교에서 줄곧 ‘왕따’였다고 했습니다. 이후 사람을 절대 못 믿게 됐다고 했습니다. 주변 사람이 모두 괴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괴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신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분노의 괴물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합니다. 한참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세원이를 보면서 참 안쓰러웠습니다. 어린 세원이는 ‘따돌림 대처법’이라고 교육받은 대로 조치를 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도움도 요청하고, 선생님에게도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해결된 것이 없었습니다. 어린 세원이가 겪은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고 화가 납니다. 담임선생님이 좀...

  2019년 02월 10일

• 아이를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마라 학기 초면 아이들과 올해 이루고 싶은 꿈을 쓰고, 그 꿈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적는 시간을 갖습니다. 세현이도 그랬습니다. 최근 세현이를 만나 학기 초에 쓴 것을 두고 얘기를 했습니다. 가장 만족스럽게 실천한 내용에 대해 세현이는 ‘딴짓 안 하고 졸지 않고 선생님 수업 열심히 듣기’는 100% 이루었다고 했습니다. 100% 실천한 일에 대해 아이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진심으로 배울 수 있어 기뻤다”고 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초·중학교 생활을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꿈이 없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 와서 처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꿈으로 연결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직업학교를 알게 됐고, ‘여기에서는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한 세현이에게 그동안 장애물은 무엇이었는지 물었습니다. ‘성적’과 ‘친구관계’라고 했습니다. 특히 화학이 너무 약해서 자신감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2019년 02월 01일

• 세상에서 가장 기쁜 소식 대학에 합격했다며 자랑을 하는 원영이에게 대학 진학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원영이는 초등학교 때 왕따를 경험했지만, 중학교 때 이를 극복했다고 합니다. 또 고등학교 1·2학년 때까지는 방황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쳤다’고 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내 제자 중에 고2까지 놀다가 고3 때 미친 듯이 공부해 좋은 대학에 간 애가 있다”며 “포기하지 말라”고 해주신 말이 큰 힘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영이가 들려준 한마디에 저는 ‘빵’ 터졌습니다. “정말이냐”고 몇 번을 물었습니다. 농담처럼 던지는 말 속에 ‘이런 사람이 이렇게 변했어요’라는 자랑이 살짝 가미돼 있었습니다. 원영이가 기특하기도 하면서 원영이가 대단한 아이라는 생각도 갖게 됐습니다. “선생님, 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시험을 보면 답안지에 4번만 썼어요.” “정말이야. 그런데 대학을 간 거야. 너, 대단하다”라는 말이 자동 반사적으로 나...

  2019년 01월 27일

• 가지 않은 길 요리를 전공한 도완이가 취업을 했다며 인사를 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요리를 하려면 처음 몇 년은 고생해야 하는데 힘들 때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에 어떤 때 주로 포기했는지 물었습니다. 계속해서 시도하고 노력했지만 결과가 바뀌지 않을 때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그 예로 중·고교 시절 공부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단순한 암기와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만으로 안 됐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강도 듣고 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 2 후반에 거의 손을 놓았다고 했습니다. 이때 느낌을 수치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0은 최고, 10이 최하라고 가정을 했습니다. 8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8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자고 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시작해도 뒤처지고 실력은 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정형편도 어려워 심리적으로 지쳐서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2019년 01월 13일

• 나눔이 주는 힘 경규가 미용실에 취업을 나간다며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부쩍 철이 든 경규에게 “네가 이렇게 변화하는 데 계기가 된 사람이 누구니”라고 물었습니다. ‘수련관 상담 선생님’과 ‘엄마’를 꼽았습니다. 모든 일들을 지켜봐 주고 챙겨 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경규에게 도움을 준 사람에 대한 느낌을 물었습니다. 정말 고맙고, 나중에 성공해 꼭 선물을 해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는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경규는 1학기 내내 선생님과 다툼을 벌이고, 또 아빠와의 다툼으로 힘들어했는데, 멀쩡해져 있는 모습을 보니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경규 때문에 다섯번을 모여 대책을 강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여러 사람이 고생했는데 천지개벽을 했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아이들을 보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 아이들을 지탱해 주었을까? 마치 절벽에 선 모습으로 행동하던 아이인데 다시 정신을 차리게 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래서 좀 친해졌다...

  2019년 01월 11일

• 아들과 딸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길 엄마와 다툼이 잦은 재범이를 상담선생님의 의뢰로 만났습니다. 재범이는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가 쉬웠는데, 고등학교에 와서 완전히 무너졌고 ‘공부는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어릴 때는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커 가며 형과 비교가 됐고, 그래서 엄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자주 ‘때려 치울까’ 하는 마음이 든다고 했습니다. 재범이게 원을 만들고 그 안에는 지키고 싶은 것을, 원 밖에는 버리고 싶은 것을 써 보라고 했습니다. 지키고 싶은 것은 친구·일·가족·돈이며, 버리고 싶은 것은 욱하는 마음과 술·선입견 등이라고 했습니다. 재범이는 사전에 상담선생님이 말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좀 거친 아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웃을 때마다 너무나 평범해 보였습니다. 또 질문을 할 때마다 조리 있게 대답을 잘했습니다. 이런 반전은 상담하면서 자주 겪는 일입니다. 말도 잘 안 듣고, 학교도 안 가고, 엄마나 선...

  2019년 01월 10일

• 콤플렉스를 사랑하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고등학교 2학년 준표는 어릴 때부터 춤을 춘 친구입니다. 요즘 힘드라는 준표에게 원을 그린 종이를 4조각 내어 각 칸에 가장 많이 생각나는 단어를 쓰게 했습니다. 빈 칸에 ‘사람들의 시선’ ‘카메라’ ‘열등감’을 썼습니다. 그중에 한 가지 더 깊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영어캠프 때 외모가 별로였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처도 받고 외로웠다고 했습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렇게 돼 당시엔 많이 힘들었으며 우울했다고 했습니다. 왕따당했던 상황을 감정조절 문장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나는 비록 친구들이 나를 따돌려서 우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를’까지 쓰고 나머지를 이어서 완성해 보라고 했습니다. 준표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 지나가는 일인 것뿐이고 나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준표에게 어린 아이가 그런 일을 당한 친구가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을 해 보라고 했습니...

  2019년 01월 09일

• 부모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자녀가 안고 간다 학교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 기준이를 상담실에서 만났습니다. 먼저 ‘인생’이 어떤 느낌인지 표현해 보라고 하면서 감정카드를 주었습니다. 그중에 ‘무겁다’를 꺼냈습니다. 그래서 살면서 무거운 느낌이 있다면 무엇이 있었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없다’고 하면서 고개를 숙이며 입을 닫았습니다. 다시 ‘무겁다’의 반대를 물었습니다. ‘가볍다’라고 합니다. 가벼운 느낌이 드는 때는 언제냐고 물으니 ‘항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벼운 느낌을 수치로 표현해 보자고 했습니다. 0과 10 사이에 어느 정도인지 물었습니다. 9라고 했습니다. 9가 어떤 상태인지 표현해 보라고 했습니다. ‘즐겁다’고 했습니다. 항상 그랬다며 웃었습니다. 즐거움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행복한 가정’이라고 합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기준이는 카지노 딜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지금처럼 항상 웃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상담...

  2019년 01월 06일

• 행동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기 14세 때부터 흡연을 했다는 고등학교 2학년생 보미와 흡연 문제로 상담을 하게 됐습니다. 보미는 상담 전에 재미난 이야기를 만든 주인공입니다. 학교 2층 화장실이 1년 내내 담배냄새 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차에 수차례 담배냄새를 신고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보미였습니다. 자신이 피우고 생활지도부에 신고를 한 것입니다. 보미가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되던 날 선생님들은 모두 어이가 없어 그냥 웃었다고 합니다. 그날 보미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하다가 휴지가 없는 것을 알고, 친구에서 휴지를 갖다 달라고 전화하느라 ‘담배 처리’를 늦게 하는 바람에 생활지도부 선생님에게 덜미를 잡혔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보미에게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보미가 진짜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오빠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중학교 들어오면서 집안이 기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지원받을 것을 오빠가 혼자 받았다고 했...

  2018년 12월 23일

• 아이들의 태양빛을 가로막는 단어 ‘안 돼’ 종국이는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종국이에게 ‘게임’ 하면 무슨 생각이 나는지 물었습니다. ‘숙면과 건강’이 생각난다고 했습니다.다시 ‘숙면’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지 물었습니다. ‘피곤하다’고 했습니다. 피곤한 일로는 시험, 학교생활, 학원을 들었습니다. 피곤한 것의 반대를 물었습니다. ‘개운하다’라고 했습니다. ‘개운한 느낌’에 대해서는 ‘게임’을 이야기했습니다. 게임할 때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도 했습니다. 게임 이야기를 할 때 눈이 빛나던 종국이의 ‘게임 역사’를 들어 보았습니다. 게임은 일곱 살 때 누나가 게임하는 것을 따라하면서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하다 보니 재미있어지고, 초등학교 때는 게임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을 따라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잘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이때부...

  2018년 12월 22일

• 그림자로 살 것인가, 진정 삶을 살 것인가② “관심이 덜한 분야에 대해서 계속 몰두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점점 지쳤고 일찍부터 관심 분야를 더 배우기 위해 노력했고, 수능은 포기했다”는 우영이에게 칼럼에 있는 ‘거룩한 임무’가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어려워할 줄 알았는데 우영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을 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습니다. 현재 준비된 정도가 궁금해 물었습니다. 자격증을 1개 취득했으며, 1년 정도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상태를 물었습니다. 한국에서 사진을 어느 정도 배운 뒤 유학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도 들었습니다. 중학교 때 태권도 선수가 꿈이던 시절 운동복만 입고 다니는 것이 지겨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받은 돈을 한푼한푼 모아 카메라를 샀다고 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주변에서 반응이 너무 좋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찍으면 ‘사진을 잘 찍는 아이’라...

  2018년 11월 25일

• 그림자로 살 것인가, 진정 삶을 살 것인가ⓛ 학교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면, 정말 착하고 좋은데 목표가 없는 아이들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우영이가 딱 그렇습니다. 인물도 좋고, 싹싹하고 예의 바른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하얀 티에 검정 운동화를 신고 교장실을 찾은 우영이를 만났습니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큰 우영이와 먼저 팔씨름을 했습니다. 팔을 잡자 “제가 힘이 세요”라고 살짝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손을 잡자 정말 묵직했습니다. 조금 봐주는 느낌이 들어 힘을 주라고 했습니다. 1초도 안 걸려 졌습니다. 우영이는 매일 운동을 한다고 합니다. 우영이에게 “힘이 세다는 얘기를 들을 때 어떤 느낌이 드냐”고 물었습니다. 자신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우영이에게서 자신 있었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힘을 겨뤄 보자고 했을 때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대한 지식도 그렇다고 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만큼 공부를 했기 때...

  2018년 11월 25일

• 지금 이 순간 시작하자! 수능이 다가오면서 진로문제로 상담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보통 진로를 걱정하는 아이와 상담할 때 저는 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3자가 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시간단위는 5년 단위로 합니다 준일이는 5세까지 종로와 서대문으로 이사를 하며 유치원을 다녔고, 10세까지는 방과 후에 공부방을 다녔고, 15세까지는 운동을 주로 했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댄스 오디션을 몇 번 보았으나 떨어져 다른 길을 가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준일이에게 “지금 깊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진로와 취업이라고 했습니다. 대학에서 뭔가 더 배워야 할 것 같기도 하지만 빨리 사회에 진출해 돈을 벌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준일이는 가난하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가난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상실됐다고 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형편이 좋지 않아 말하지 못하고 그냥그냥 살았다고 했습니다. 항상 돈 걱정을...

  2018년 11월 14일

• 절제력이 ‘마술의 지팡이’다 우리 학교 e스포츠 영재교육센터에서 실시한 게임과몰입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준영이를 만나 그동안의 변화에 대해 들었습니다. 준영이는 예전엔 게임을 할 때면 시간을 정해 놓지 않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게임을 끝내라고 하면 ‘5분만’이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시간을 정해 놓고 한다고 합니다. 할 일이 끝나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딱 그만둔다고 했습니다. 또 게임을 하려면 지금 할 일을 끝내면 되니까 더 절제력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게임을 시작하려고 하면 ‘끄라’고 그러는데, 그러면 조금 억울 하다”며 “아이들에게 몇 시까지 할 거냐고 물어보거나 할 일을 끝냈느냐고 물어보면 조금씩 고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준영이는 말했습니다. 준영이는 또 최근 예전보다 성적이 조금 올랐고, 부모님과 관계는 예전에 게임을 많이 해서 자주 싸웠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준영이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아주 의젓해졌습니다. 청바지...

  2018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