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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LG배 사상 최다 본선 진출
기사입력 2017.04.09 07:44

박영훈 9단(왼쪽)이 중국의 구즈하오 5단을 상대로 일전을 치르고 있다.

박영훈 9단(왼쪽)이 중국의 구즈하오 5단을 상대로 일전을 치르고 있다.

‘한국바둑에도 봄은 오는가!’

한국바둑이 모처럼 힘을 냈다. 지난 8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2회 LG배 기왕전 통합예선 최종일 경기에서 한국은 16장의 본선티켓 중 13장을 움켜쥐었다.

이는 2011년 제16회 대회에서 11장의 본선티켓을 획득했던 것을 뛰어넘는 사상 최고의 기록이다. 반면 중국은 본선티켓을 3장 가져가는 데 그쳐 통합예선 출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대회에서 중국이 11장, 한국이 5장의 티켓을 차지했던 것과는 완전히 뒤바뀐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은 통합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직행한 시드자가 6명이나 있어 모두 19명이 본선무대를 밟는다. 32강 중 절반 이상의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세계 정상정복의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국내랭킹 10위 안에서 원성진 9단(10위) 외에 전원이 출격한다.

전날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11승5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모두 21명이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이날 한-중전에서 6승3패을 거둔 데 이어 한-대만전에서도 2승을 챙겼다. 여기에 우리 선수끼리의 대결 5판까지 합해 모두 13승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최정 7단이다. 지난해 여자기사 최초로 LG배 통합예선을 뚫었던 최7단은 이번 대회에서도 최재영 3단을 잠재우며 2년 연속 본선에 진출했다. 당연히 사상 최초다.

최7단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지난해에도 말했지만 내 꿈은 세계대회 4강이다”며 “예전에 여자기사인 루이나이웨이 사범이 응씨배 4강까지 올라갔다. 나도 거기까지 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영훈 9단의 선전도 눈길을 끈다. 최근 열린 몽백합배에서 본선티켓을 땄던 박9단은 이날 중국의 구즈하오 5단을 꺾으며 올해 들어 두번째 세계대회 출전 티켓을 스스로의 힘으로 거머쥐었다. 오는 6월 중국의 탄샤오 7단과 춘란배 결승 3번기를 치르는 박9단으로서는 기분 좋은 봄날이다.

그는 “그동안 한국이 주최하는 세계대회에서 성적이 부진했는데, 올해는 본선에서 잘해보겠다”며 “춘란배 결승도 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날 홍성지 9단은 제17회 대회 우승자인 중국의 강자 스웨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두며 LG배 통산 두번째 본선행을 확정지었고, 전날 중국랭킹 2위 미위팅 9단을 꺾은 윤준상 9단은 허영호 9단까지 무릎 꿇리며 통합예선의 높은 관문을 통과했다. 20기 우승자인 강동윤 9단도 이날 가장 늦게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중국의 판윈뤄 5단에게 불계승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들 외에 이영구 9단을 비롯해 홍기표·이원영·안성준 7단, 김정현 6단, 강승민·변상일·김명훈 5단 등도 본선에 올랐다.

한편 예선을 통과한 16명은 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한 16명과 함께 다음달 28일 열리는 개막 전야제에서 조추첨을 통해 본선 32강 토너먼트의 파트너를 맞는다. 본선시드 16명은 지난해 대회 우승·준우승자(당이페이·저우루이양 9단)와 한국 6명(박정환·이세돌·최철한·김지석 9단, 이동훈 8단, 신진서 7단), 중국 3명(커제·천야오예·탕웨이싱 9단), 일본 3명(이야마 유타 9단, 이다 아쓰시 8단, 이치리키 료 7단), 대만 1명(샤오정하오 9단)과 올해 신설된 주최사 시드 1명이다. 주최사 시드인 와일드카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LG가 후원하는 제22회 LG배 기왕전의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