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조선왕조실록] 125. 부모님의 변비를 치료하라! 下


효자 한명 배출해 근태점수 올리려는 사또의 피눈물 나는 효자 집체교육! 효자 돼서 정문(旌門 : 효자문)도 한번 받아보고, 복호(復戶 : 세금면제)도 받아봐야 겠다는 생각에 예비 효자효녀들 사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데,

“잘 들어. 3대 효행 중에서 그나마 어디 안 자르는 게 하나 있긴 한데, 이건 좀…비위가 강해야 할 수 있는 거거든...뭐 내 성격 상 빙 둘러 말하는 것도 그렇고, 툭 까놓고 말해서 똥을 찍어 먹는 거야. 전문용어로 상분(嘗糞)이라고 하는데, 똥이 달면 죽을병에 걸린 거고, 쓴맛이면 정상이다 뭐 그런 거야. 일종의 건강검진이다 생각하면 되는 거야.”

“사또, 너무 변태스럽지 않남유?”

“야이 자식아! 손가락도 못 자르겠다. 허벅지살도 못 자르겠다 하는 놈들이 이제는 똥도 못 먹겠다는 거야?”

“아니….거시기 한 게, 좀 변태스럽잖아유. 그리고 그건 부모님이 아파야 하는게 아니냐구요.우리 부모님은 아직 멀쩡하게 잘 계시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똥만 찍어먹는다고, 효자문 받는 건 아니야.”

“예?”

“그 뭐시냐….아무리 봐도 손가락이나 허벅지 살 베는 건 효자 가오도 살고 해서 직빵으로 효자문 나오고 그러는데, 똥 찍어 먹는 건 비위만 좀 강하면 할 수 있는 거거든.”

“지는 비위가 약해서 똥 같은 건 못 먹는디유?”

“우리 아부지는 워낙에 몸이 튼튼해서 똥 같은 거 안 먹어도 단박에 건강하다는 거 알아유.”

“이 자식들, 말하는 싸가지 하고는…. 어차피 똥 찍어먹는다고 다 효자 되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마라.”

“그런데 왜 말씀하시는 거예유? 괜히 사람 변태 만들기나 하고 말야.”

“에…상분(嘗糞)이란 게 1년 365일 부모님 똥을 찍어먹고 건강을 체크 한다면 대충 효자문을 줄 명분이 되겠지만서두 1년에 한두번 찍어 먹는다면, 효자 되기는 어렵거덩. 그래서 나온 게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코스야.”

“지금 야쿠르트 선전 하시는 거예유?”

“간접광고 많이 하다간 징계 먹어유. 조심하세유, 사또.”

“지랄을 랜덤으로 떨어라.네들 부모님 중에서 변비있는 사람 있냐?”

“어…우리 아부지가 변비신데유?”

“울 어무이 아침마다 죽을라 해유.”

“호박잎이 다 찢어지도록 피똥을 싸신다니께유.”

“그래그래, 아주 좋아. 끝내주는 시츄에이션이다. 네들 말야. 부모님 변비도 해결해 주고, 네들 효자문도 받고 하면 좋지 않겠냐?”

“그런게 있어유?”

“당근이쥐. 이게 또 저번 달에 조정에서 미담 전파로 내려온 공문인데, 어머니의 곡도(穀道 : 항문)이 막혀서 오늘 내일 하는 상황이었는데, 걔네 엄마가 변비가 좀 심했나봐. 여하튼 이 효자놈이 큰맘 먹고 엄마 똥꼬를 빨았다는 거 아니겠어? 입에다가 기름을 잔뜩 머금고는 빨대를 엄마 똥꼬에 꽂은 다음에 힘차게 기름을 불었다는 거야. 그랬더니 걔네 엄마 똥꼬가 확 열리면서 똥이 비엔나소시지 뽑아내듯이 3박4일간 주리줄창 뽑아져 나왔다는 거 아니겠어? 어때 한번 해볼 생각 있어?”

“…그러면 효자 되는 건가유?”

“당근이쥐. 그놈 자식은 빨대로 엄마 똥꼬 한번 불어주고, 효자문 받았다니까.”

“기름은 뭘루 쓰남요?”

“참기름이든 들기름이든 아무 상관없어. 이게 또 응가가 굳어서 잘 나오지 못하니까 기름 발라 윤활유처럼 부드럽게 하는거라 아무 기름이든 미끄러지는 거면 되는 거거든...어때 해볼 생각 있어?”

“이거 하면 참말로 효자 되는 거예유?”

“내가 확실히 밀어줄께! 잘만 포장하면 효자문에, 세금면제까지 원스톱으로 쑈부 칠 수 있다니까. 엄마가 3주일째 응가를 못해서 다 죽어가는 걸 효자가 입으로 응가를 뽑아냈다. 이거 쑈킹 하거든…. 손가락 안 잘라도 이 정도면 먹히거든. 한번 해볼래?”

“까짓 거 부모님도 좋고, 나도 좋은 거라면 함 해보지요 뭐.”

“잘 생각했다. 역시 효자라니까! 좋아 가는 거야! 빨대랑 기름은 내가 되줄께! 넌 지금부터 3박4일간 숨쉬기 운동만 열심히 하라고!”

이리하여, 사또는 직접 참기름 두 대와 대나무로 깍아 만든 대롱 한 묶음을 예비효자에게 건네게 되는데…지금 기준으론 좀 이해가 안가는 구석이 있지만, 이 당시 변비는 꽤 심각한 병으로 분류되었다. 먹었는데, 나오지를 않는다…이 소리인즉 곧 죽는다는 소리와 일맥상통하였으니, 부모님을 위해서도 항문은 뚫어져야 했던 것이다. 부모님의 변비도 치료하고, 덤으로 효자문도 받는 것…단지(斷指)나 할고(割股)같이 무식한(?) 효도보다 한결 더 ‘상식적’인 효도였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은 단지나 할고와 같은 급으로 받는 덕에 조선시대 내내 효자문을 받은 효자 중 상당수가 이 ‘변비치료’에 의해서 효자가 되게 된다. 요즘 세상이야 야쿠르트만 꼬박꼬박 챙겨먹어도 해결되는 변비가 조선시대엔 효자를 만들었다니…지금이라도 효자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부모님이 변비인지 아닌지 평소에 챙기고, 변비시면 야쿠르트라도 몇 개 사다드리자. 혹시 아는가? 주변에서 효자라고 효자문을 세워줄지….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